2012 PSAT 언어논리시험 총평
2012 PSAT 언어논리는 수년전부터 나타났던 경향이 그대로 나타난 시험이다. 초창기 언어논리 시험은 언어와 논리가 반반 출제되었었다. 20문제 언어, 20문제 논리 하던 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험 같은 경우는 정확하게 논리라고 분류할 수 있는 문제가 겨우 6개다. 논증을 논리 카테고리 안에 집어넣어도 10여 문제 남짓하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언어논리 시험의 핵심은 논리가 아니라, 독해에 있다는 말이다.
논리적인 부분이 언어의 기본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논리를 어렵게 공부하지 않아도 풀 수 있는 수능의 비문학 유형의 문제들도 많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렵게 논리학의 어려운 용어를 외워가며 공부할 필요가 없다.
언어논리 시험의 대부분은 긴 제시문을 짧은 시간 안에 읽고 그 제시문을 이해했나를 시험하는 문제들이다. 게다가 제시문에 딸린 문제들이 거시적 차원의 주제 문제보다는 주로 일치나 추론문제라는 얘기는,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빠른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제시문을 본 수험생들이 확실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공부 역시 논리학을 외우는 암기 공부가 아니라, 제시문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내는 훈련이 되어야 한다.
과학 제시문 같은 이과 소재의 제시문이 많이 나온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기술고시 외에는 문과 성향이 많은 수험생들의 특징상 배경지식으로 풀 수 없는 낯선 소재라는 의미다. 칸트 같은 소재가 나오면 어렵긴 한데 또 의외로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정보를 파악하는 정보 독해력을 보려고 낸 시험에 알고 있는 배경지식으로 문제를 풀어버리게 되면,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 자체의 측정치가 불확실하게 되어 버리기 때문에, 낯선 소재를 찾다가 자꾸 이과적인 소재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문과 응시생이 많은 LEET 시험에도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에 대해 수험생들은 이과 소재의 배경지식을 키울 수도 없고, 키울 필요도 없다. 어떤 소재가 되었든 글을 읽는 요령 자체를 확실하게 파악해서, 자꾸 글읽기 방법을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딱히 이과 소재라고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언어논리 시험의 수준은 평이한 편이었고, 글읽기 훈련이 된 수험생이라면 무리 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논리 문제도 그다지 어렵다고 볼 수 없어서, 언어논리가 굉장히 변별력이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문제의 수준이 평이한 수준이고, 출제성향이 독해 위주의 언어적 성향이라면 <언어논리>에 대한 공부는 단기간의 암기가 아니라, 꾸준한 읽기 훈련이 되어야 한다. 한정된 시간에 주어진 제시문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부분은 단기간의 암기로 되는 부분은 아니어서, <언어논리>야 말로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과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훈련이 된 사람이라면 이번 시험이 수월했을 것이고, 시험 보기 직전에 논리적인 지식만 죽어라 공부하며 암기로 접근했던 사람은 낭패를 좀 봤을 것이다.
이시한 전주대 객원교수 / 베리타스 법학원 PSAT전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