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모 로스쿨 재학생이 성적 등을 비관해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최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이 자살원인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그는 검사가 되고 싶었고 학부에서는 법학과, 그것도 줄곧 과 수석을 놓치지 않았지만 10여년간 도전한 사법시험에서 불합격해 로스쿨에 입학한 꿈 많은 법학도였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차상위계층 특별전형으로 올해 모 대학 로스쿨에 합격했지만 이번 학기엔 받아오던 장학금을 받지 못해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로스쿨은 전액 대비 장학금 비율은 40%에 해당할 만큼 여느 교육기관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자칫 장학금을 놓칠 경우 학생들의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로스쿨생들의 지적이다. 이를 대비해 모든 로스쿨은 경제적 곤란자 등을 고려해 정원 대비 최소 5%이상의 차상위계층 특별전형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지만 성적이 저조한 자에 대해 마냥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특별전형입학자들의 성적 저하는 또 곧바로 변호사시험에서의 합격률과 맞물리는 경시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교육기관, 특히 로스쿨의 각별한 고민과 대책을 간구해야 한다. 아울러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결과론도 중요하지만 법조인이 되는 올곧은 길과 과정의 중요성, 그리고 ‘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원초적 발상에 대한 심도있는 심성 교육도 함께 펼치길 기대한다.
고시촌에서도 고시생들의 비관자살이 매년 1~2회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년전에도 모 로스쿨 재학생의 원인모를 자살로 추정되는 사건도 있었다. 사회가 복잡다기, 각박해지면서 다양한 문제로 인한 자살사건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다. 사회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위 ‘자살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방관할 수 있을 진 몰라도 법학도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철학, 심성적 교육은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모든 법적 분쟁은 일상의 다반사를 포함하고 있고 때론 삶과 죽음을 법률적 판단력과 법적 양심으로 다가가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친구사이인 의사가 “나는 칼로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고 말하자, 판사(법조인) 왈 “나는 판결봉으로 사람을 죽일(사형) 수도 있다네” 법조인의 중요한 역할을 가늠케 하는 대화다. 타인의 생사판단을 논하기 이전에 생명의 소중함을 스스로 존중할 수 있는 자각이 앞서게 하는 교육도 법학교육을 통해 짙게 묻어나길 갈구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