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72)-이재명식 포퓰리즘의 비극적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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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72)-이재명식 포퓰리즘의 비극적 종말
  • 강신업
  • 승인 2024.08.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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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포퓰리즘은 민주주의 위기에서 생긴다. 민주주의의 균형과 견제가 사라진 곳에 포퓰리즘은 똬리를 튼다. 사회적 불평등이 고조되고 경제위기가 증폭될수록 포퓰리즘은 더욱 득세를 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라틴아메리카를 휩쓴 ‘핑크타이드(pink tide)’는 라틴 아메리카의 정치 타락의 틈새를 파고든 극단적 포퓰리즘이었다. 군사 쿠데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정치가 불안해지면서 포퓰리즘이 온 나라를 휩쓴 것이다.

한국은 남미와는 그 양상이 좀 다르긴 하지만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기는 마찬가지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소득주도성장’과 공기업 주도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세웠지만, 이는 취업률 하락, 실업률 상승, 자영업 몰락, 수출 감소 등 수많은 문제를 낳았다. 특히 수요공급의 논리를 벗어난 어설픈 아마추어 부동산정책은 주택가격 급등과 전세난을 낳았고 사회 양극화와 세대분열을 심화시켰다. 너무도 무모한 ‘태양광 정책’과 ‘탈원전 정책’은 국가 백년대계인 에너지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원전산업을 고사시켰다.

사실 포퓰리즘은 대중주의이다. 포퓰리즘은 대중에 호소해서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려 한다는 점이나 다수의 지배를 강조하고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때문에 포퓰리즘은 초기에는 대중들에게 희망을 주고 대중들의 지지를 얻는다. 특히 포퓰리즘은 ‘대중에 대한 호소’와 ‘엘리트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기 때문에 정치인의 득표 이해타산이라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정치 수단이 된다. 하지만 엘리트와 갈등하는 대중주의는 대중영합주의를 따르면서 결국 정치·경제적 파국을 낳기 쉽다. 포퓰리스트들이 대중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하여 비현실적인 정책을 거침없이 내놓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사회세력 간의 팽팽한 균형 속에 이루어진다. 이 균형이 깨질 때 민주주의는 고장나고 포퓰리즘은 태동한다. 오늘날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적 편의나 기회주의적 생각으로 포퓰리즘을 활용하면서 비민주적 행태와 독재 권력의 공고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경제정책이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 그런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오늘날 한국의 급격한 포퓰리즘은 정치 윤리의 타락에서 비롯되었다.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을 정치전략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은 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소위 ‘25만원 지원법’을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현금 살포 정책 제안을 거부하자 숫제 이를 법으로 만들어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포퓰리즘은 결국 급격한 인플레이션, 실업률 증가, 임금하락과 같은 참혹한 종말을 낳을 것이다. 포퓰리즘의 종말은 비참하다. 베네수엘라는 파국을 맞이했고 브라질, 칠레 등은 실용노선과 경제적 시장주의를 통해 포퓰리즘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그 후유증은 크고 깊다.

포퓰리즘은 사실상 좌파의 경제정책일 뿐 아니라 정치전략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포퓰리즘을 정치전략으로 이용했다. 이는 결국 지속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재정적자와 통화팽창으로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급하게 인상함으로써 소득을 재분배하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좌파 포퓰리즘이다. 카리스마적 포퓰리스트 이재명은 정치 논리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13조 원의 나랏빚을 증가시킬 1인당 25만 원 살포는 사실상 이재명의 대선 전략이다. 그는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여 자신이 표방하는 정책에 대한 지지를 획득한 다음 그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권을 차지하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그러나 포퓰리스트들의 이러한 무차별적 현금 살포는 결국 대의민주제를 파괴하고 금권정치를 초래한다. 마침내 경제는 망가지고 나라도 파산한다. 이것이 포퓰리즘의 비극적 종말이다. 대한민국 좌파 포퓰리즘 이대로는 위험하다. 이재명의 집권전략으로서의 포퓰리즘을 여기서 막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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