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응시 후기(2)
상태바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응시 후기(2)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3.08.11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우‧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공식적인 성적이 발표되기 전에 후기를 쓰자니 조심스럽습니다. 이 글의 예상 독자분들이 대부분 졸업 이전의 학부생일 것으로 생각하면, 졸업 후 과제와 시험을 걱정하지 않고 시험 준비에 전념한 저의 경험이 얼마나 유용할까 싶기도 합니다. 저의 경험이나 공부방법이 절대적으로 따를 만한 것이 아니며, 하나의 참고자료 정도에 불과함을 독자분들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이 글은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제 법학적성시험 준비 과정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입시 과정도 언젠가 공유할 기회가 제게 주어지길 바랍니다.

1. 2023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총평

언어 영역은 최근 시험에 비해 까다로웠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추리 영역은 난도 자체가 이전보다 크게 오른 것은 아니나, 고난도의 언어 영역 이후 추리 영역을 푸는 데 심적인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23년도에 비해 법학적성시험 난도는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생각합니다.

1-1 언어이해

초반 지문이 후반 지문에 비해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지문당 6분 30초 선을 유지하되, 구조가 복잡한 지문이 나온다면 30초∼1분 정도의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고 준비했습니다. 저는 첫 2개 지문에서 15분을 소모하며 집중력이 크게 흔들렸고, 이후 과도한 불안에 휩싸인 채 시험에 임하느라 정신없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각 지문에 대한 개별적인 코멘트를 남기는 것은 어렵고, 첫 두 지문에서 잃은 시간을 중반에서 충분히 벌충하지 못해 마지막 3개 지문은 날리듯이 읽었습니다. 이전까지 기출문제는 지문을 읽고 문제를 보며 지문을 근거로 개별 선지의 사실확인에 주력하면 풀리는 문제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선지의 정오 판단을 위해 계산이나 추리 과정을 많이 거쳐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조절에 실패하며 집중력을 잃었고, 이는 평소보다 낮은 성적으로 이어졌습니다.

 

1-2 추리논증

1교시 언어이해 과목을 망쳤다는 생각에 오히려 추리논증 과목은 반쯤 포기한 채 시작했습니다. 시험 당시에는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가 이전에 비해 줄어든 대신 엄밀한 논리에 근거해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해석에 약점이 있었던 저에게는 문제 유형이 좀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논리퀴즈 영역이 늘 불안했는데, 이번에는 경우의 수를 많이 나누는 문제가 나오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비교적 편하게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2. 공부방법

2-1. 언어이해 공부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발표하는 시행계획을 보면 바람직한 언어이해 공부법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문제나 사설 학원의 문제를 푸는 것으로 공부량을 늘려서는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려우며, 학부 재학 중 다양한 영역의 교양 강의를 들었다면 언어이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학적성시험 준비를 위해 다양한 교양 강의를 듣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일 것이며, 법학적성시험 응시를 앞둔 수험생에게도 유용한 조언은 아닐 것입니다.

시험을 앞두고 압축적으로 다양한 비문학 텍스트를 읽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출문제 분석입니다. 저는 2월에 시험 준비를 시작하며 2013년 이후 기출문제를 1회 풀었고, 5월에 해당 기출문제를 1회 더 풀었습니다.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을 재고 풀되, 헷갈렸던 문제는 꼭 별표를 치고 따로 시간을 들여 지문을 천천히 읽고 꼼꼼하게 답을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공식 해설서를 찾아보며 선지의 의미를 오해한 것은 없는지, 지문만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개념을 억지로 연결했다가 틀린 것은 없는지 따져보기도 했습니다. 1회독에서 틀리고 2회독에서 한 번 더 틀린 문제는 따로 수첩에 메모해뒀는데, 이런 문제들은 어느 정도 통하는 지점이 있어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2. 추리논증 공부법

추리논증 과목은 기초적인 논리 지식을 얻고 다양한 기출문제를 풀면서 반복적으로 훈련한다면 성적 향상을 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실제 시험에 대비해 여러 전략을 실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판단에 있어 간단한 수준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들은 출제기관의 판단을 참고했고, 시간에 여유를 두기 위해 문제를 읽고 바로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은 2분 이내에 풀 수 있게 훈련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벌어 엄밀한 논리적 추론을 요구하는 장문의 언어추론 문제나 계산 문제, 경우의 수를 여럿 따져야 하는 논리퀴즈 문제에 투자했습니다. 긴 지문을 읽고 한 번에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하는 언어이해 과목은 법학적성시험과 유사한 형태와 수준의 문제가 많지 않은 반면, 추리논증은 PSAT이 훈련을 위한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모의고사 및 실전 대비 방법

모의고사의 의의는 개별 문제를 맞히고 높은 점수를 얻는 데 있지 않으며, 사설 모의고사를 통해 출제기관의 논리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모의고사의 의의는 시험장에 문제를 풀려 가는 것 자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험생 본인이 실제 시험에 응시할 고사장을 미리 알아보고, 현장에서 여러 상황을 고려하며 문제 풀이 외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시험장의 책상 크기와 높이, 쉬는 시간의 활용방법, 시험장에 가져가서 시험 전에 마실 커피의 양까지 여러 전략을 세워 시험해봤고, 결과적으로 실제 시험 당일에 비교적 덜 당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 채점 결과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삼고, 사설 출제기관의 해설이나 논리에 너무 매달리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저 역시 사설 모의고사 추리논증 해설의 논리에 너무 매몰돼 한동안 공부에 슬럼프가 크게 오기도 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채점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꾸준한 운동과 각자의 방식에 맞는 스트레스 관리도 좋습니다. 저는 주 6회, 매일 1시간 정도 가까운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했고, 12시에 잠들어서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최대한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하루 할당량을 채우고 남은 시간은 취미생활이나 친구를 만나는 데 쓰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준비 과정이 시험 직전의 긴장을 완벽하게 없애지는 못하지만, 이것마저 하지 않았다면 저는 시험 당일 불안함에 밤을 꼬박 새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남긴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