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산책 195-보상수탁의 현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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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195-보상수탁의 현실(1)
  • 이용훈
  • 승인 2020.12.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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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이용훈 감정평가사

2018년 6월 방영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방송사 드라마 소개 글이다.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 온 비서의 퇴사 밀당 로맨스’

남자의 시각에서 보면, 부회장인 남자 주인공이 자리를 비워도 당분간은 업무 공백 없도록 빈자리를 채워 줄 베테랑 비서가 부회장보다 사실 더 매력적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 ‘위탁’의 정의는 타인이나 타 기관에게 법률행위를 의뢰해 대신하게 하는 것이다. 위임(민법 제680조 이하)·신탁(신탁법)·위탁매매(상법 제101조 이하)·운송(상법 제125조, 780조 이하) 등 다양한 법률관계의 기초가 된다. 드라마 여 주인공이 자신의 20대를 오롯이 바쳐 획득한 ‘숙련도’, 위·수탁이 쌍방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면 둘만의 소통은 이 비서의 업무능력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실제, 여주인공은 응급대처에 능하다. 사무 처리에 있어서는 일체 흐트러짐이 없다. 공익사업에도 이런 위·수탁 관계가 존재한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 43조 2항에는, 공익사업의 절차로서 수행해야 할 대부분의 일을 ‘보상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위탁받는 기관은 1. 보상계획의 수립ㆍ공고 및 열람에 관한 업무 2. 토지대장 및 건축물대장 등 공부의 조사 3. 토지등의 소유권 및 소유권 외의 권리 관련 사항의 조사 4. 분할측량 및 지적등록에 관한 업무 5.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의 기재사항에 관한 조사 6. 잔여지 및 공익사업지구 밖의 토지등의 보상에 관한 조사 7. 영업ㆍ농업ㆍ어업 및 광업 손실에 관한 조사 8. 보상액의 산정(감정평가업무는 제외) 9. 보상협의, 계약체결 및 보상금의 지급 10. 보상 관련 민원처리 및 소송수행 관련 업무 11. 토지등의 등기 관련 업무 12. 이주대책의 수립ㆍ실시 또는 이주정착금의 지급 13. 그 밖에 보상과 관련된 부대업무를 맡는다. 사업시행자는 바지사장에 불과하고 업무를 위탁받은 보상전문기관이 실질적 업무 수행자다.

상기 공익사업의 업무들을 위탁받을 수 있는 기관은 토지보상법 81조에 열거돼 있다.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보상실적이 있거나 보상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있는 기관인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또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 등을 전문성 있는 기관으로 지목했다. 동법 시행령 43조 1항에는 보상실적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부동산원,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라 특별시, 광역시, 도 및 특별자치도가 택지개발 및 주택건설 등의 사업을 하기 위하여 설립한 지방공사를 열거했다.

이렇듯, 공익사업의 실질적인 업무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지방공사 등이 수행하고 있다. 공익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공익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위탁받은 곳도 공익적인 색채를 띤 기관인 게 아귀가 맞아 보인다. 그런데 최근 나라장터에 용역긴급입찰공고가 떴다. 용역명은 ‘토지보상 위탁업무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다.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내겠다는 건, 현 보상수탁 시장에 문제점이 있고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누군가 지적하거나 건의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합리적인 의심은, ‘현 보상수탁기관의 업무처리가 불만이다’ 또는 ‘왜 몇몇 기관만 이 업무를 독점적으로 하고 민간의 참여를 막나’ 정도가 아닐까.(계속)

이용훈 감정평가사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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