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협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채용비리 만연 확인”
“로스쿨의 불공정·불투명성으로 부작용 양산” 비판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에 관계자의 실형 선고가 내려진 가운데 이번 사태가 로스쿨의 제도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금융감독원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 채용 비리와 관련해 전 부원장 김 모씨에게 징역 1년, 부원장보 이 모씨에게 징역 10월을 각 선고했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의 단체인 대한법조인협회(회장 최건, 이하 대법협)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풍문으로만 돌던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채용비리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당시 금감원 원장이 자신과 가까운 임 모 전 국회의원의 아들을 금감원 변호사로 불법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제기된 의혹은 ▲금감원 사무보조원직은 저소득층, 농어촌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해 왔음에도 로스쿨에 재학 중인 임 모 변호사의 스펙쌓기를 위해 사무보조원으로 채용했고 ▲임 모 변호사가 로스쿨을 수료한 후 바로 금감원에 채용하기 위해 수년간의 업무경력을 요하던 종래 변호사 채용 요건을 업무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를 우대하는 내용으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또 ▲서류 심사기준인 항목과 배점을 수차례 변경하고 임 모 변호사의 경력적합성 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했으며 ▲금감원장의 “챙겨주라”는 지시를 받은 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임 모 변호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당시 실무수습 중으로 아무런 경력이 없던 임 모 변호사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대법협은 “이같은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자 올 1월 2일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106명은 불법 취업 의혹 당사자들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고 금일 위 의혹이 법원의 재판을 통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대법협은 로스쿨 출신에 대한 채용비리가 이번 사건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진 문제점이라고 보고 있다. 대법협은 “로스쿨 수료자의 취업청탁 및 불법 취업이 우리나라 최고 금융기관 중 하나인 금융감독원에서 발생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기관에서도 로스쿨생의 불법 취업 문제가 발생했다면 감독의 정도가 그에 미치지 않는 공기업 및 정부기관, 대형 법무법인, 사기업에는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법청탁’, ‘맞춤공고’를 통해 불법으로 취업했는지 예상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불법으로 취업할 것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대법협은 “우리나라는 그 동안 사법시험이라는 공정한 제도를 통해 법조인을 선발해 왔고 수십 년 동안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부정합격, 부정취업 등의 의혹도 발생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약 십년 전 공정성과 투명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는 로스쿨 제도를 무리하게 도입한 결과 지금까지 여러 부작용이 계속 양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은 로스쿨 제도 자체에서 채용비리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법협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제 중 하나는 로스쿨 제도의 개혁”이라며 “불공정하고 반칙이 만연한 로스쿨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적폐청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