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05)-‘오탈자(五脫者)의 오탈자(誤脫字) 교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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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105)-‘오탈자(五脫者)의 오탈자(誤脫字) 교정을 위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4.09.09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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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 오탈자(五脫者)의 오탈자(誤脫字) 교정을 위해>

교정하는 삶(필명)
 

1. 입학에서부터 변호사시험 끝까지

가난하고 배움이 부족한 집안에 태어나 배움이 부족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현실을 극복하고 싶어 대학에 입학 후 사법시험을 공부하고자 하였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대학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법시험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로스쿨 입학전형에 특별전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로스쿨 입시(인터넷 강의, 대학 취업 지원센터, 면접 스터디 활용)를 준비하였고 두 번의 도전 끝에 특별전형(경제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으로 로스쿨에 입학하였습니다.

특별전형으로 입학하여 등록금은 해결되었으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로스쿨과 같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면 대학원 진학 사유로 수급자 지원금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로스쿨 입학전형에 경제적 취약계층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이 있음에도 막상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면 경제적 취약계층으로서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다소 모순적인 부분에 대해서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으로 다투고 싶었으나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변 분들의 조언으로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였습니다. 결국, 로스쿨에 입학하여서도 대학 시절처럼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를 해왔습니다.

당시 제가 입학했던 기수는 유독 사법시험 2차 유경험자들이 많아 공부하는 데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공부에 전념하였더라면 조금이라도 낫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전술한 것처럼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해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학년에서 유급을 당하였고 부끄러움을 참아가며 아래 기수 학생들과 학교에 다녔습니다.

유급을 당하니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마음만 급해 차근차근 기본을 다져가며 공부를 할 심적인 여유가 부족하였고, 유급으로 인해 교수들은 물론이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낙제생으로 찍혀 스터디에도 참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혼자 공부를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공부 방향성과 방법, 노력의 정도, 수험적인 문제점 등에 대해 조언받을 분들이 없었고 성적은 성적대로 오르지 않아 자퇴까지 생각하였습니다.

로스쿨 졸업 요건 중 하나인 실무수습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방학 때 모 기관으로 실무수습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우수한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고, 이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학교에서는 낙제생으로 찍혀 제대로 된 존중 한 번 못 받아 본 것 같은데, 그 안에서 만난 우수한 학생들과 존경이 저절로 나오는 교수님들께서 부족한 저를 부끄러움 속에서 꺼내주시며 응원해 주셨고 방향성까지 잡아주셨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마음을 다잡아 공부를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 A가 대부분인 성적표 획득이라는 나름의 쾌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많이 뒤처졌지만, 지금부터라도 공부해 보고자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페이스대로 유지하며 3학년을 맞이하였고 6월 모의고사를 대비하고 있었는데,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채권자가 가족이 진 채무를 집행권원으로 삼아 강제경매 신청을 한 것이었는데, 이때부터 정신을 놓았습니다. 항상 뭘 하려고 하면 막히는 제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이 회의감은 힘들게 올려왔던 제 공부 페이스를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정들었던 집은 경매로 넘어가 가족들은 작은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하였고 졸업시험도 떨어졌습니다. 유급에 졸업시험 탈락이라는 로스쿨에서 바보 취급당할 일은 전부 겪었기에 더 열심히 공부해 보려는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각종 지원금, 마이너스 통장으로 간신히 버텨가며 졸업시험은 통과하였지만, 여전했던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기간제 직원으로 일하면서 공부하였고 마지막 시험 때에는 변호사사무실 직원으로도 일하며 공부하였습니다.

많은 분의 응원이 있었지만 결국 저 자신의 부족으로 변호사시험에 더 응시할 수 없게 되었고 현재는 전술한 변호사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오탈자(五脫者)의 오탈자(誤脫字) 교정을 위해

시험 발표 후 그동안 공부한다고 하지 못하였던 일들을 해보았습니다. 야근도 자처하며 사무실 일도 전보다 더 열심히 하였고, 업무에 도움 되는 공부도 열심히 하였으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 지인들도 모두 연락드리거나 만났습니다. 또한, 평소에 하지 않았던 것도 해보았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교양서적도 읽어보고 멍하게 있어 보기도 하였으며 해외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 자신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생각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거의 다 해보고 나니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공부는 하고 싶은데, 또다시 실패할까 봐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실패라는 좌절감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자 마음잡았습니다.

새로운 수험의 길을 나서기에 앞서 그동안 저 자신의 수험적인 문제점을 생각해 보았는데, 모든 문제점은 저 자신의 마음이 다급함에서 발현되었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다급하니 공부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무작정 암기만 하려고 하였으며, 지나치게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 같았습니다.

위의 문제점들을 고치며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현재는 다른 전문직 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업 수험생의 신분이 되지는 못하였지만 제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 오탈자(誤脫字) 교정을 위한 삶을 살아보고자 합니다.

3. 결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이후 마음을 추스르면서 법률저널에 있는 마중물 에세이를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많은 분의 사연을 보며 위안을 받았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었습니다. 더 나아가 부족한 글솜씨지만 제 글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중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오윤덕 변호사님께 항상 감사드리며,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께 좋은 일만 있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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