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서로만 해결하려다 1차 고배…OX문제 풀이로 극복
1차 탈락하고도 2차 공부 꾸준히…2차는 ‘한 번에’ 합격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제 38회 법원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이후현입니다.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를 보면서 시험을 준비하였는데 제가 합격수기를 작성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제 합격수기가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Ⅱ. 수험생활 과정
1. 초시(2017년 12월~ 2018년 10월)
2017년 1월부터 약 10개월간 법검단기에서 법원 9급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처음에 9급 강의를 선택한 이유는 법률 용어부터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9급 강의를 들으면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갔습니다. 그리고 12월에 신림으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림법학원 종합반 강의를 수강하였고 학원 일정에 맞춰 공부하였습니다. 하지만 절대량이 부족한 만큼 1차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1차 불합격 이후에도 10월까지 진행된 2차 강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2. 재시(2018년 10월~ 2019년 8월)
약 10월 간 고시촌생활을 마치고 지방에 내려와 공부를 계속하였습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었기에 학교 수업과 병행하였습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는 2차 시험에 주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부 중간 중간에 객관식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서 객관식 문제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였습니다. 6월부터는 학원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았고 최신판례를 보충하면서 1차를 준비했지만 이번에도 불합격의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3. 삼시(2019년 10월~ 최종합격)
(1) 2019년 10월~ 2020년 6월: 2차 공부(사례-키워드를 중심으로, 단문, OX지문)
재시에서 떨어진 후 한 달 간 앞으로의 공부계획을 세우며 내년에 있을 시험을 준비하였고 10월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1차 시험 이후 2차 시험까지 약 2달의 시간이 있으나 매우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사례와 단문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사례문제와 관련하여 기출문제, 학원 모의고사 등을 반복해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2차를 대비하면서 1차 과목뿐만 아니라 2차 과목 역시 OX 문제집을 풀어보았습니다. 민소법과 형소법의 경우 OX문제를 푸는 것이 시간 낭비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객관식 지문을 보면서 전반적인 틀을 잡음과 동시에 지엽적인 부분까지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민법과 형법 1, 2차 공통과목은 OX를 풀면서 객관식 대비뿐만 아니라 사례에 나올법한 쟁점의 지문들을 정리하면서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민소와 형소도 사례에 나올만한 지문을 정리하면서 암기하였고, 단문 역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중요 주제들을 선별하여 기본서에 있는 내용을 서브노트에 옮겨 적으며 공부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정법은 OX문제집을 풀지는 않았고 기출문제와 사례집을 보면서 답안을 연습하였습니다. 단문도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중요 주제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대비하였습니다.
(2) 2020년 6월~ 8월: 1차 공부(OX문제집, 기출문제, 최신판례)
1차 시험 두 달 전인 6월부터는 1차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OX 문제집 회독수를 늘리고 프린트한 조문을 틈틈이 보면서 암기하였습니다. 시험 한 달 전에는 최신판례강의를 수강하면서 최신판례 지문에 대비하였습니다.
(3) 2020년 9월~ 10월: 2차 마무리(서브노트, 단문, 최신판례)
1차 시험을 마치고 난 후 따로 채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곧바로 2차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1차 시험 발표 이후 2차 시험까지 한 달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1차 시험을 마치고 하루 이틀 정도 휴식을 가지신 후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1차 시험 전까지 정리한 서브노트를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두 달 동안 양을 늘리기보다는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키워드를 암기하면서 정확하게 서술할 수 있도록 계속 답안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 방법
1. 교재 및 자료(2020년 기준)
(1) 헌법: 헌법집중(선동주), W지문연습 OX문제집(이국령),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최신판례강의(선동주), 최신판례 자료 보충(황남기 공무원 카페)
(2) 민법
1) 1차: 민법방편(김동진), W지문연습 OX문제집(김동진), 최신판례강의(김남훈)
2) 2차: 민법방편(김동진), 사례구조특강(김동진), 민법사례의맥(윤동환),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학원 모의고사(김남훈)
(3) 형법
1) 1차: 새로 쓴 로스쿨형법(이재상), W지문연습 OX문제집(문형석), 최신판례강의(이재상)
2) 2차: 학원 모의고사(이재상),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4) 행정법: 행정법강해(정선균), 행정법 사례연습(정선균),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학원 모의고사(임웅찬, 정선균-5급공채)
(5) 민사소송법: 신민사소송법(이시윤), 민사소송법 사례(이창한),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학원 모의고사(김남훈), W지문연습 OX문제집(이덕훈)
(6) 형사소송법: 올인원로스쿨형사소송법(정주형), 형사소송법 사례강의안(정주형), 기출문제(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5급 공채, 변호사시험 등), 학원 모의고사(정주형, 이재철), W지문연습 OX문제집(유안석)
2. 헌법
객관식에서 헌법의 점수가 가장 저조했습니다. 헌법의 경우 부속법령이 많이 출제되고 해당 조문을 아는지 여부에 따라 정답이 갈리기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헌법뿐만 아니라 국회법,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국적법 등 부속법령을 프린트해서 틈틈이 암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신판례의 경우 강의를 들으며 보충하였습니다. OX문제집을 여러 차례 회독하였고 시험에 이르러서는 시간을 맞추고 40문제를 실전처럼 풀어보며 감각을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3. 민법
민법은 1차와 2차 공통과목이기 때문에 1차를 준비함과 동시에 2차 사례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공부하였습니다. 객관식 지문은 매우 정제된 지문이기 때문에 사례로 나올법한 지문들을 정리하여 암기하였습니다. 1차는 OX문제집을 여러 차례 회독하고 기출문제를 프린트하여 매 주말마다 실전처럼 풀어보는 방법으로 대비하였습니다. 민법은 양도 방대하고 판례의 문장이 길기 때문에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용을 압축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여러 개의 논거가 있는 경우 모든 논거를 서술하기보다는 한두 개를 서술하는 것을 목표를 정해 공부하였습니다.
4. 형법
형법도 민법과 마찬가지로 1차 2차 공통과목이기 때문에 1차를 대비하면서 답안을 바로 작성할 수 있게끔 정리하였습니다. 형법의 경우 이재상 강사님 강의 커리큘럼을 따라 갔습니다. 매 강의마다 쟁점이 되는 주요 판례와 객관식 지문에서도 사례 쟁점이 될 수 있는 판례를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해주셨기에 공부량을 줄일 수 있었고 답안 작성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차는 OX문제집 회독, 실전처럼 기출문제 풀어보기로 준비하였고 2차의 경우 학원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여러 번 반복하여 답안을 작성해보면서 준비하였습니다.
5. 행정법
초시 때 종합반 강의를 수강하였고, 재시 때는 강의 없이 행정법 강의(박균성)를 기본서로 하여 정선균의 사례집을 풀어보았습니다. 하지만 행정법의 전반적인 틀이 잡히지 않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삼시 때에 정선균 강사님의 변호사 시험 강의를 듣고 행정법강해를 기본서로 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습니다. 행정법은 양이 방대하고 내용이 생소하기에 큰 틀을 잡기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저는 행정소송의 4유형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사례집과 기출문제를 풀면서 목차를 잡아 판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해 보고 책에 있는 정답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1차 시험을 마친 후 9월과 10월에는 단문과 최신판례에 집중하였는데 6월까지 정리했었던 서브노트를 반복해서 보며 시험 날까지 암기했습니다.
6. 민사소송법
모든 과목 중에서 제일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이 민사소송법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자신 없는 과목입니다. 민사소송법은 OX 객관식 지문을 풀어보았던 경험이 2차 준비를 보다 수월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저는 소의 제기, 소송계속 및 상소, 소송 종료 등 절차 진행의 시간 순서에 따라 민사소송의 큰 틀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소의 정상적인 진행을 원칙으로 삼고 중복소제기 등과 같은 장애사유를 예외로 하여 정리해나갔습니다.
민사소송법도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기본서와 사례집을 수차례 회독하고 답안을 작성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하였습니다. 단문은 이번 년도에 출제되지는 않았지만 약 40~50개의 주제를 선별해서 손으로 정리해가며 서브노트를 제작하였고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7. 형사소송법
형사소송법은 흥미는 있었으나 점수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은 과목입니다. 형사소송법도 OX 객관식 지문을 풀었던 경험이 2차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형사소송은 수사, 재판, 기타(상소, 구제절차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틀을 잡았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해당 쟁점의 판례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조문 적시가 매우 중요한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해당 쟁점의 조문과 판례를 압축해서 서술하는 연습을 하였고 해답과 비교하며 누락된 쟁점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형사소송법은 매년 최신판례가 많이 출제되는 경향이기에 9~10월에 최신판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단문의 경우 언제나 출제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원행시나 사무관승진, 법무사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나올법한 주제들로 서브노트를 만들어 암기하였습니다.
8. 면접
이번 38회는 법원사무의 경우 8명 대비 4명을 등기사무는 2명 대비 1명을 추가로 합격시켰기 때문에 면접 준비과정도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인성고사에서 2차 합격자분들을 만나서 스터디를 구성하였고 신림 고시촌에서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오래 진행하진 못했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면접 예상 질문을 뽑아보고 그에 관해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9. 소소한 TIP
초시와 재시 때 1차에서 떨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공부의 절대량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많이 풀어보기보다는 기본서로만 해결하려했던 것도 불합격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 년도에는 OX문제집을 집중적으로 회독하였고 그 결과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차 시험의 경우 감사하게도 한 번 만에 합격하였습니다. 초시와 재시 때 1차 시험이 끝난 직후 곧바로 2차 시험을 계속해서 준비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법원행시 2차의 경우 무엇보다 결론이 중요하기 때문에 판례의 결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공부한 다음에 그 논거가 무엇인지 정리해 나갔습니다. 특히 2차 문제로 나올 가능성이 떨어지는 쟁점(불의타 문제)들도 1차 객관식 지문을 통해 대비하면서 광범위하게 준비한 것이 합격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민법 제 2문에서 출제된 담보지상권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례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서브노트에 정리해놨었고 무난하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타 과목에 비해 민법에서 고득점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1차에 나올만한 문제, 2차에 나올만한 문제로 구분해서 공부하기보다는 1차에 나오는 지문들이 2차 문제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무한정 양을 늘리기보다는 공부한 범위 내에서 아는 것을 정확하게 서술할 수 있게끔 준비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Ⅳ. 기타 수험생활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공부하였고 일요일은 점심까지 휴식 후 다시 공부하였습니다. 몸이 많이 힘든 날에는 일요일 전부를 쉬기도 하면서 유동적으로 하였습니다. 시험 한 달 전부터는 공부시간을 늘려가며 쉬는 날 없이 매일 공부하였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난 후에도 바로 2차 시험 준비에 매진하였습니다.
초시와 재시 때는 특별히 체력관리를 안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년도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을 하였고, 코로나가 심해진 이후에는 사람이 없는 강변을 뛰면서 체력을 관리하였습니다.
저는 체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아플 때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따라서 체력이 떨어짐을 느낄 때는 일찍 들어가 잠자리에 누웠고 다음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였습니다. 수험생은 합격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까지 매주 교회를 가며 신앙생활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종교 활동을 하는 것도 힘든 수험생활을 이겨내는데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Ⅴ. 나가며
1.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제 짧은 합격수기가 시험을 준비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공부 방법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제 방법을 참고만 해주시고 자기 자신에게 맞게 취사선택하셔서 효율적으로 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2차 답안 구성과 관련하여 문학판검 형식인지, 결론과 논거 형식인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자신이 편한 방식대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저도 문제 형태에 따라 양자의 방식을 섞어서 작성했습니다. 답안의 양과 관련하여 저는 모든 과목을 9~10면정도 작성하였는데 대부분 7~8면정도 쓰신 것 같았고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공부 하시느라 지치고 힘드시고 불안하시겠지만, 항상 합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하신다면 합격하실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도전하셔서 꼭 꿈을 이루시길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2. 감사의 말
합격수기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법원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해였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약 4년의 수험기간동안 공부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지원해주시고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신 아버지, 어머니, 2차 시험과 면접날에 바로 옆에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형, 뒤에서 묵묵히 기도해주신 외할아버지·할머니, 친할머니 모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이외에도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