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변호사시험 합격자 감축 주장에 로스쿨 반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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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변호사시험 합격자 감축 주장에 로스쿨 반박 잇따라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8.03.28 11:55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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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협의회 “기성 변호사 밥그릇 지키기 위한 주장”
로스쿨協 “변호사시험 합격자 늘려 제도 정착시켜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현재의 3분의 2 수준인 천명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변협(협회장 김현)은 지난 26일 법조 직역 과다 수급으로 인한 과당경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감축하고 로스쿨 통폐합을 통한 입학정원 감축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이형규, 이하 로스쿨 협의회)는 27일 “로스쿨 도입 당시 입학정원을 2천명으로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법률서비스의 원활한 제공 및 법조인 수급상황을 고려해 정부, 대한변협, 기타 관련단체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배출되면서 새로운 법조시스템이 구축된 현 시점에서 대한변협이 자의적으로 변호사를 감축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로스쿨 제도의 취지 및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변호사단체의 이익만을 중시하는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대한변협이 주장하는 변호사 수 증가에 따른 변호사 내부와 법조 유사 직역간의 과당경쟁 문제는 로스쿨 제도의 도입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현대사회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그 동안 법조유사직역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초래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대한변협이 일본의 인구와 변호사 수를 예시하며 한국의 변호사 수가 많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송건수의 차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인구가 750만인 홍콩에서 매년 650여명의 법조인이 배출되고 있는 것처럼 인구와 변호사 수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 로스쿨의 통폐합에 관해서는 “대한변협은 일본에서 정부의 요구로 전체 로스쿨 정원이 감축됐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로스쿨들이 입학 정원 미달로 스스로 정원을 감축했거나 로스쿨 자체를 폐지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일본의 사정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정부에 의해 감축된 것으로 호도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로스쿨 협의회는 “종래 우리 사회에서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절대 소수만이 법조직역에 안주함으로써 국민들은 쉽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나 로스쿨 도입 후 법조인의 배출이 늘어나면서 신규 법조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유로 로스쿨 협의회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현행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에서 응시자 대비 60% 이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들에게 낮은 법조문턱과 질 높은 법률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부와 대한변협이 적극적으로 협호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 지난 1월 치러진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적정 합격률'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한변협은 점진적 1천명으로의 감축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는 자격시험화를 통한 최소 응시자 대비 60%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로스쿨 재, 졸업생들이 청와대 앞에서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한 집회를 가졌다(사진). 또 1인 시위에 이어 지속적인 집회도 예고하고 있다.

로스쿨 졸업생 및 재학생들도 대한변협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이하 원우협의회)는 28일 “대한변협의 주장은 로스쿨의 도입취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합격자 수 축소 주장의 중단을 촉구했다.

원우협의회는 “대한변협은 특히 청년 변호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변호사 배출 감소를 주장하는데 인권을 이야기하는 대표법조단체가 단지 법조시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충분히 합격할 수준이 되는 수많은 청년들을 변호사낭인을 만들고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의문을 던졌다.

이 외에도 대한변협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축소 주장 근거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조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의 변호사 수가 미국의 6분의 1, 영국, 독일의 7분의 1 수준이라는 자료를 제시했다. 법조유사직역을 고려해야 한다는 대한변협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독일,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므로 대한변협의 법률시장 포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

변호사들의 무한경쟁이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대한변협의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막연한 주장일 뿐이며 오히려 변호사의 다량 배출로 수임료가 떨어지는 혜택을 누리고 변호사의 업무영역이 송무 이외의 분야로 넓어짐으로써 국민들은 더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스쿨 통폐합 주장에 대해서는 “효율성이라는 지극히 20세기적 마인드에 착안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지방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전국에 로스쿨을 설치한 취지와 지방분권의 강화라는 개헌 화두, 지방 로스쿨에서 배출된 변호사들이 각지로 퍼져나가며 국민들의 법조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원우협의회는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에도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를 위해 학생협의회의 협조를 구해왔으나 절차상의 이유, 투쟁방식 등을 이유로 들면서 일관되게 방관자적 입장을 보여 오고 있다”며 “지난해 학생협의회 차원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관련해 외부 대응 필요 여부를 재학생을 상대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됐음에도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문제가 있음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밝혔지만 합격자 발표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에 학생협의회 명의의 공문을 보낸 것이 유일한 행동이었다. 지금까지 공문 발송 등의 소극적 행동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궁금하다. 진정으로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에 뜻이 있다면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원우협의회는 “사법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윙해 로스쿨이 도입됐지만 대한변협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통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시험이 국민을 위한 법조인이 아닌 인생역전을 노리는 암기왕을 선발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며 “로스쿨이 교육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변호사를 대량 배출해 대국민 서비스를 활성화시킨다는 도입취지를 살릴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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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0 2018-04-10 09:29:29
원우협의회는 재학생들 단체가 아니라 이미 졸업한 사람들 특히 시험 재수생들 위주 모임이라고 들었는데 자칫 재학생들 단체로 혼동할 수 있겠네

1546 2018-04-01 23:00:02
법조카르텔 적폐청산

00 2018-04-01 22:59:22
문재인 정부는 로스쿨제도 책임져라.

ㅇㅇ 2018-04-01 22:58:48
720점은 7년차 변호사 889점은 5년차 변시낭인

이중인격이냐? 2018-03-29 14:48:36
합격할 실력이 안되는 놈을 시험에 불합격 시킨다는데 무조건 합격시켜달라니 무슨 제정신인가? 그럴꺼면 그냥 태어날때부터 저는 변호사입니다하지? 그리고 현직 변호사들이 밥그릇챙기는 거라고? 니들 합격하고 나와봐야 기존에 자리잡은 변호사들 입지는 전혀 영향없다. 국민을 위해서 변호사늘려야 한다는 개소리 집어치우고 그럴시간에 법전을 한번이라도 더봐라. 합격자 발표 즈음 매해 이러는거 보면 일반국민으로써 역겨울뿐이다. 그리고 일반서민은 평생 변호사볼일이 손에 꼽으니깐 헛소리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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