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중앙변회장 장성근 변호사 “변호사는 섬기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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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중앙변회장 장성근 변호사 “변호사는 섬기는 자리”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09.28 15:1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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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변협회장 출마 예정..“함께하는 변협 만들 것”
“변호사 수 감축, 유사직역 갈등 해결 최대 현안”
“검사직 매력 가진 직업”이라며 진출 장려하기도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변호사업계 산적한 현안들로 동분서주하느라 바쁜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장 장성근 변호사를 어렵사리 만났다.

27일 대한변협 주최로 열린 ‘변론권 보장과 변호사의 비밀유지권 토론회’에 참석해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자들의 발표를 경청하던 장성근 변호사는 토론회가 끝나자 곧바로 본지 인터뷰에 임해 열띤 주장을 펼쳐나갔다.

지난 8년간 지방변호사회의 부회장, 회장으로서 회무를 내리 맡아온 장 변호사는 이번엔 그 여세를 몰아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장성근 변호사로부터 현안들에 대한 의견과 변협 회장으로서의 비전, 그리고 청년층에 대한 격려의 말을 청해 들었다.

▷ SNS상 프로필이 ‘이웃사촌 장변호사’입니다. 일종의 소명의식이 엿보이는데요. 변호사로서 갖고 계신 직업적 신념이 있다면.
 

 

모든 직업에는 하늘이 준 소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의 소명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의뢰인들을 섬기는 일이겠지요. 다만 의뢰인들은 변호사로부터 긍정적인 해결 방안만을 듣기 원하고 변호사를 통해 유리한 결론만 얻어내려 하므로 변호사는 사안 전체를 보고 판단해 의뢰인에게 휘둘리지 않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소명의식과 변호사로서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 사이에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하죠. 사람들을 만나고 자료를 찾아 분석하며 현장이나 법정을 오가는 일들을 즐길 때에 업무 가운데 변호사의 가치를 느끼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예비 법조인들의 진로 선호도 조사에서 검사가 가장 낮았습니다. 장 변호사님도 검사 출신이신데요.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검찰직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검사로는 아주 오래전 짧은 기간 근무했고 그때는 권위주의적인 정부였기 때문에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를 하면서 검사라는 직업과 역할에 대해 느낀 바로는, 법조인 중 가장 힘든 분야이고 그래서 더 만족도가 높은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측 민원인이나 방어본능으로 자신을 꽁꽁 감추는 피의자를 책상 하나 마주한 채 입씨름하는 일, 기획수사를 통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무리들을 구속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면전에서 기싸움을 하며 정제되지 않은 직설적인 말을 주고 받는 일 등은 마치 대본없는 생방송처럼 매우 긴장감 있는 현장이지요.

검사는 이러한 일들을 혼자하는 게 아니라 동료 검사, 수사관들과 함께 풀어가는 검찰 특유의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검사가 수사하고 기소를 해 주어야 판사가 재판을 진행하게 되는데 기소냐 불기소냐 하는 최종 수사단계에서 검사의 당사자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강력합니다. 정의감이 남다르거나 사건 현장에 흥미가 있는 분, 조직생활에 더 적합한 분들에게 검사는 정말 좋은 분야입니다.

▷ 예전과 많이 달라진 변호사의 위상으로 변호사의 대국회 활동이 썩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으로서 수원고등법원설치 법안을 통과시킨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당시 법사위 함락을 이끌어낸 전략 등 성공스토리를 술회해 주신다면.

변호사 단체가 중심이 되었지만 시민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언론계, 경제단체, 여성단체, 시민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니 행정기관에서 전담 조직을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앞장서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죠. 국회의 실무적인 논의 과정에서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주무 부서인 대법원의 반대 입장에 부딪칠 때엔 마치 난공불락의 견고하고 높은 성을 마주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법사위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판단했죠. 당시 19대 법사위 소속 의원님들 전원을 넣은 사진 포스터를 만들고는 전원 공략의 일념으로 한분 한분씩 개별 접촉해 차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갔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에 변호사 단체가 중심에 서긴 했지만 사실은 시민들의 연합된 힘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행정사법 개정안 반대 의미로 직접 성명서를 들고 국회 문을 두드린 일은 저희가 기사화하기도 했는데요, 이 유사직역과의 갈등 문제를 타개해 나갈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초기 협상단계에서부터 고소나 민원제기,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손해배상청구, 판결집행 및 비용회수 등 전 과정을 훈련된 법 전문가인 변호사가 처리할 때 사법 편의는 증진됩니다.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당연하구요.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상대방의 계약위반이나 등기·세금 문제, 경쟁회사의 영업비밀을 빼내고 특허를 모방해 유사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매출 손실을 가져오는 사업상의 제반문제 등 파편화된 법률사무를 이제는 통합해 변호사 손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되게 해야 합니다. 유사직역들이 업역을 확대하려는 것은 변호사 홍수 시대를 맞이한 지금엔 아무런 타당성도, 당위성도 없는 시도들이라고 볼 수 있죠. 법률문제란 변호사가 다뤄야 함이 통념입니다. 사회적 합의 아니겠습니까? 타직역으로부터의 업역 확대 문제로 더 이상은 잡음이 없도록 이번 기회에 명시적으로 기준을 재정립하고 변호사 업역을 명확히 해두는 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변호사단체가 단합해 힘을 모으고 움직이는 것만이 해법이겠죠.
 

 

▷ 변호사 수에 대해서는 감축을 주장하고 계세요. 구체적으로 어느 선을 생각하시는 건가요. 감축의 방안은.

현재 구체적 선을 명확히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고요. 단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가까운 예로는 일본의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 인구가 우리나라의 2.5배인데 변호사 수는 양국이 거의 동일합니다. 이것만 봐도 우리 변호사 숫자는 많은 상태라고 볼 수 있죠. 단기적으로 변호사 배출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기보단 1,2백명 정도라도 꾸준히 감축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통폐합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변시 합격률과 입학 정원을 조정하여야 합니다. 또 가깝게는 범정부기구 출범을 변협 주도로 이루어낼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정부기구에서 로스쿨과 관련한 제반 문제들을 다뤄주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우리가 와있습니다. 첫 삽을 빨리 떼야 하는 시점이구요. 변호사는 부서를 옮길 수 있는 공무원들처럼 몇 년 지나고보면 문제를 피해갈 수 있게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해결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으므로 선배 변호사들이 후배 변호사들을 위해서라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 사시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회의 평등’ 시각에서 보면 장학금은 혜택일 뿐 동등한 선상에서 경쟁하게 해주는 ‘기회’ 자체는 아닌데요. 법조인력 양성에 있어 기회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양보될 수 있는 부분인지.

솔직한 심정으로는 등용문의 상징인 사법시험이 역사의 유물로 사라지는게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젊은 날 고시공부를 통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그 후 2년간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친 것이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으며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다만 변호사업계의 시급한 현안이 눈 앞에 있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사시폐지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고요. 사법시험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헌법소원도 진행중이고 하창우협회장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 주었으니 이제는 국회에서 결정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학력제한 없이 언제나 도전할 수 있는 고시제도가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 변협 회장 출마가 공공연히 알려져 있습니다. 선거를 위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비전을 가지고 회장 출마를 결단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또 회장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장변호사님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방변호사회 회무를 지난 8년간 일선에서 맡아오면서 많은 고민들을 했고, 아쉬움을 가져보기도 했고, 나름의 노하우도 쌓여 있습니다. 저는 이 여세를 몰아 이제는 대한변협의 회무를 맡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방회 살림을 주로 했지만 직간접적으로 변협의 일에도 많이 참여했고, 입법활동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저를 향해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더군요. 그것을 바꾸어 말하면 ‘두루 원만하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저는 수원고등법원 설치나 그간 지방회 활동들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들로 제 자신이 변협 회장으로서의 적합성을 충분히 검증해 보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변협에 새 바람을 불러오려 합니다. 다양한 시도와 기회들을 가져 회원 한명 한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인재들을 그가 꼭 있어야 할 곳에 있게 해 주는 회장이고 싶습니다. 저는 종교가 기독교인데요. 종교활동의 일환으로 훈련되어 왔던 섬기는 일, 어려운 이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일, 빨리 가기보다 함께가는 일 등을 회장의 자리에서 그대로 실현해내려 합니다. 우리 변호사들 중에서도 어려운 이들이 참 많은데, 적절히 심경을 토로할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정말 큰 형님이나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 변협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우러지도록 돕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 예비법조인들과 청년 법조인들을 향해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수축토등’ 삶을 사는데요. 수요일엔 축구, 토요일엔 등산입니다. 여러 청년변호사들, 또 로스쿨 변호사들과 함께 운동할 기회를 갖고 있고 평일에도 식사 후 여러 변호사님들과 만나 차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그런 자리에서 저는 종종 이야기합니다. “당신들은 줄기세포다” 계발하기에 따라, 가꾸기에 따라 얼마든지 놀라운 모습으로 자라갈 수 있는 존재들이죠. 청년 세대란 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창의적으로, 창조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설계할 수 있고, 또 그대로 자기 삶을 그려갈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길을 고민하고 자신을 계발할 때 말이죠. 상황에 크게 좌우되지 말고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변호사와 악수 한 번 못 해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변호사업계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변호사 도움 한 번 받아보기를 절실히 원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에 충분히 집중하면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다보면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를 찾을 때가 올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한 마리 아름다운 백조처럼 기량을 마음껏 펼치기를 응원합니다.

인터뷰 김주미 기자, 사진 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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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10-24 18:31:29
저기.. 당선 반드시 안되길 바래요.

개웃김 2016-09-28 17:54:56
꿈이 너무 크다ㅋㅋㅋㅋ나참

살사추는 장변?? 2016-09-28 17:27:42
ㅋㅋㅋ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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