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자정능력 상실…청년들에게 절망 심어”
경북대 로스쿨 ‘입학 청탁 의혹’ 철저히 수사해야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학전문재학원(이하 ‘로스쿨’)에서 촉발된 불공정 입학 의혹에 변호사들이 ‘로스쿨 제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나승철 변호사 외 122명의 변호사들은 8일 경북대 로스쿨 불공정 입학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현대판 음서제’로 변질된 로스쿨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경북대 로스쿨 면접장에서 면접관이 학생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물었고 해당 학생은 검찰 출신 변호사인 아버지의 이름을 대답한 사실을 밝힌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이 학생은 최근 경북대 로스쿨의 모 교수가 다른 교수들에게 입학 관련 청탁을 했다는 의혹의 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은 경북대 로스쿨의 불공정 입학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경북대 로스쿨은 교육부의 전수조사에서 가장 지적을 적게 받은 로스쿨 중 하나라는 전하며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명을 발표한 변호사들은 “로스쿨은 도입 초기부터 고액의 등록금과 불투명한 입학과정 등으로 인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며 “지난해에는 자녀를 로스쿨에 보낸 국회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됐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경북대 로스쿨 불공정 입학 사건은 로스쿨이 자정능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태”라며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 것 같은 때는 똘똘 뭉쳐 집단행동을 하던 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사과나 구차한 변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경북대 로스쿨이 입학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교수를 조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교수를 의법조치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던 점이 로스쿨의 자정능력 상실에 대한 근거로 제시됐다.
변호사들은 “대구지방경찰청은 경북대 로스쿨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입학청탁을 하고 다닌 교수가 누구인지 밝혀내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관련자들이 말을 맞추기 전에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번 불공정 입학 의혹에 대해 변호사들은 ‘로스쿨 제도에 대한 사망 선고’라고 봤다. 이들은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이토록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로스쿨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는 소박한 믿음을 근본적으로 훼손시키고 있으며 법조인을 지망하는 청년들에게 ‘못 가진 자는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고 가진 자는 경쟁 없이 편안히 기득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절망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판단 하에 “로스쿨을 맨 처음 도입한 때로 돌아가 로스쿨이 과연 우리의 제도와 문화에 맞는 제도였는지부터 고민해야 하고 자정능력 없는 우리나라의 대학에 법조인 양성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계속 맡길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로스쿨의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다가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