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먹거리 무엇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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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먹거리 무엇을 먹을까
  • 법률저널
  • 승인 2013.02.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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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먹거리 무엇을 먹을까

값따라 맛따라…돌고 도는 수험생

노량진학원가를 중심으로 한 음식점들은 개업 시 그 수요 타겟을 수험생으로 뒀을 것이 틀림없다. 수험생은 신분상 경제적 여유가 풍족치 않고, 그러나 맛집을 찾아다니며 대세를 형성 할 수 있는 진보적인 성향을 가졌다. 맛있는 집과 없는 집을 구별하여 2~3일 간 몇 명만 공유하면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나간다. 노량진일대는 이처럼 소문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좋을 때는 아주 좋고, 나쁠 때는 아주 나쁠 수 있다는 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다. 노량진에서 수험생이 즐겨 찾는 음식점은 단연 고시식당이었다. 싸고 맛있고 다양한 메뉴개발로 수험생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예년에 비하면 반 이상 수요가 줄었다고 한다. 음식점이 많아져 그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집에서 생활하거나 홀로 독립적인 생활을 하거나 수험생에 먹는 것이란 곧 국력을 의미한다. 컵밥 강제 철거 등 좋지 않은 소식에 현재 노량진일대 음식점들 분위기가 애매해진 가운데 합격으로 가는 노량진 먹거리 이용 추이를 살펴봤다.


북적북적 노량진 먹자골목…선택은 자유!

공무원 수험생이 집중된 노량진일대는 음식점이 차고 넘친다. 유력 학원들을 중심으로 앞뒤로 이어진 골목 및 대로변에는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수험생을 부른다. 식사 시간마다 움직이는 노량진학원가 유동인구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노량진일대가 한 창 물이 올랐을 때는 그 이상을 상회했다는 후문이다. 수험생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삼거리에는 분식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 메뉴에 자부심을 가진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수험생들은 못 먹어서 걱정이 아니라, 어떤 걸 먹어야할 지를 몰라 걱정일 지경이다. 정오부터 한시까지는 수험생에도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다. 오전 중 책을 보느라 쏟아낸 체력을 다시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의 노량진 수험가 일대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패스트푸드 길거리음식 일반음식 고시식당 등 오늘 왠지 땡기는 메뉴에 수험생은 발길을 옮긴다. 엄마손 집 밥은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데, 자취하면서 먹는 밥은 많이 먹어도 어째 영양결핍이 든 기분이다. 물레방아처럼 수험생의 돌고 도는 맛집 탐방은 매일 끼니를 때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사이 자기도 모르게 소소한 노량진 미식가로 활동해도 될 만큼 맛의 깊이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배고픈 수험생 발길 어디로…고시식당 ‘인기’

지출이 불가피한 식비, 그렇다면 수험생은 허기진 배를 주로 어디서 채울까. 고시식당과 일반식당, 길거리음식, 그리고 집 및 자취방 등 크게 4가지로 형태로 나눠볼 수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실시한 본지 설문조사에서 전체 60%이상이 집과 고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생활비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보통 25%였으며, 이는 책값 및 학원비 다음으로 많이 지출된 내역이었다. 집․자취방에서 먹는 경우를 제외하면 수험생 다수가 고시식당을 이용하고 있었다. 실제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식당별로 다르지만 상권의 평균 고시식당의 수험생 점유율은 80%이상이었다. 고시식당에 수험생이 몰리는 이유는 저렴하면서 음식이 골고루 나오기 때문이다. 한 수험생은 “여기저기 다니지만 아무래도 저렴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편이다”고 전했다. 3천원이 넘지 않는 가격에 반찬이 7~8가지, 많게는 10가지도 제공된다. 밥과 국은 기본이고, 육류 채소류 반찬에 과일까지 원가가 궁금해질 만큼 푸짐하게 차려진다. 메뉴는 아침 점심 저녁 각기 다르다. 일단 맛이 좋고, 씹는 느낌도 나쁘지 않아 적정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솟는 물가를 감안해 볼 때 현실적으로 3천원 돈 가지고 공급과 수요 타산이 맞을 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계속하여 고시식당이 운영되는 것으로 보아 지역특성상 수요는 꾸준히 있는 듯 하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매일 맛볼 수 있다는 게 고시식당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고시식당 외 일반식당 및 길거리음식도 출출한 수험생 배를 채워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특정 메뉴를 취급하기 때문에 수험생 선택에 기복이 있을 수 있다. 가령 김치찌개 전문점이 있다고 할 때 어느 수험생이 삼일연속 그 김치찌개를 먹진 않을 것이며 또 떡볶이와 순대를 매일 먹는 수험생도 드물 것이다.

수험생 줄고, 음식점 늘고…먹거리 전쟁

고시식당과 일반식당, 길거리음식 등 현재 노량진 먹거리시장은 수험생 유입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노량진학원가의 주요 상권에 자리잡은 업주들은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마케팅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전단지를 돌리거나 독서실 및 학원 관계자에 홍보하는 방법이다. 고시식당의 경우 더 저렴해진 가격으로 더 좋은 음식을 선사한다는 내용이 주된 것이다. 월식으로 끊을 경우 18만원에서 16만원까지 할인해준다는 내용의 고시식당 전단지, 고시식당 내 할인된 내용을 담은 메뉴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울러 독서실이나 학원 관계자와 두터운 관계를 형성하여 수험생 식권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 고시식당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학생 수는 줄고 음식점은 많아져 수요자 입맛에 맞추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항상 정성으로 맞이한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른자 상권 월세 850이상…매출은 반으로 ‘뚝’

다리하나를 두고서도 천지차이로 벌어지는 게 땅값이다. 노량진일대도 학원중심의 상권, 살짝 벗어난 상권이 있는데 이들이 내는 월세도 살짝 차이가 있다. 학원가 상권에 위치한 한 고시식당 측은 “예년에 비해 수요가 줄었다. 노점상 영업 이후 50%는 줄어든 것 같다. 더 저렴해서라도 수험생을 유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운영이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수험생 등 하루 이용고객은 천명, 반절로 줄어든 수로 880만원 돈의 월세를 내기도 빠듯하다는 후문이다. 다른 고시식당 관계자는 “이 동네 시세는 비슷하다. 노량진 유동인구 자체가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하루 천명정도 왔으나 현재는 400~500명 정도가 이용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고시식당 관계자는 “300~400명 유입되는 것 같다. 봄 철이 비수기라고 하는데 올해는 시험을 여름에 치러서 지난해보다는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전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공급은 많고 수요가 적다는 상식에 의해서다. 수험생 인구 자체가 줄었는데 그 새 음식점은 더 많아졌다. 몇 몇 있는 수조차도 분산이 되어 매출이 급락했다. 또 단골 수험생도 많지만 게 중에 일부는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그 수요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이는 노량진 인근 고시식당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일반식당은 최근 불거진 컵밥 철거때문인지 이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고시식당 수요가 줄었다고 할 때, 좀 더 가격이 나가는 일반식당은 상황이 더 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 일반식당 주인은 “꼭 컵밥 때문에 매출이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길거리 상인도 영업현황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방어하는 분위기였다. 한 길거리상인은 “그 얘기는 다음에 하자”고 일축했다.

<여기서 잠깐!>

노량진 고시식당 여기 주목!

모범식당과 하나베스트푸드 고시식당은 공단기건물, 이그잼건물 지하에 각각 위치해 있다. 모범식당은 1식 10가지 반찬이 나온다. 13째 운영중이다. 신선한 재료로 수험생이 만족하는 메뉴를 개발한다. 근래 수험생이 줄어 걱정이지만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오전 11시~8시 운영하며 식권 낱장 3,500원, 묶음 구입 시 3,000원으로 계산한다. 하루 2식 시 13만원의 가격으로 수험생을 맞는다. 모범식당 측은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나베스트푸드는 개업한 지 13개월 된 신생 고시식당이다. 청결은 기본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김치도 직접 담은 것을 제공한다. 원산지 표시도 의무화했다. 6~7명의 직원이 메뉴개발을 도운다. 이그잼건물 지하에 있어 직장인, 교회사람들도 많이 온다. 정갈한 음식 덕에 어르신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다. 하나베스트푸드 측은 “수험생이 흡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맛있게 먹고 합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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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국력인 수험생들, 무엇을 어떻게 먹으며 살까. 2013년 2월, 9꿈사와 함께 공무원 수험생 식생활 관련 현황을 살펴봤다.


수험생 한 달 평균 식비 10만원~20만원

조사결과 수험생 다수가 한 달 평균 식비에 10만원~20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이는 응답자 40%에 달한 수치다. 식비로 한 달 평균 20만원~30만원을 지출한다는 수험생도 25%나 됐다. 이로 보아 10명중 6~7명은 한 달에 먹는 것에 평균 10만원~30만원 정도를 지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수험생은 용돈 반 이상을 식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응답자 31%가 한 달 용돈에서 50%이상 식비로 쓴다고 했고, 용돈 30%~40%를 식비로 지출한다는 응답자도 약 30%에 달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수험생 한 달 평균 생활비는 30만원~50만원이 57%로 가장 많았다.

고시식당 선호…저렴하면서 질 높은 음식↑

그렇다면 수험생은 무엇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 조사결과 수험생은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모두 성실히 챙겨먹고 있었다. 응답자 47%가 하루 세 끼 모두 챙겨먹는다고 했으며 43%는 두 끼 정도를 먹는다고 했다. 네 끼 이상 먹는다는 수험생도 3%를 차지했다. 수험생은 끼니를 주로 고시식당과 집․고시원에서 해결한다고 응답했다. 각각 35%, 25%의 비율이었다. 일반식당과 편의점․패스트푸드, 길거리음식 선호도는 전체 30%정도였다. 고시식당은 10식, 월식, 이식 등 묶음으로 식권 판매를 하는데 이 경우 원가에서 2~3만원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보통 10식은 3만원, 월식은 16만원, 이식은 14만원 선이다. 수험생이 두 끼를 꼬박 챙겨먹고, 한 달 평균 식비 지출이 10만원~20만원이라고 할 때 고시식당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계산이다.

이는 수험생이 끼니를 챙겨먹을 때 가격에 가장 예민하다는 응답과 연계될 수 있다. 수험생 50%가 식사 시 가격을 가장 고려한다고 답했다. 그 다음은 음식의 질(영양적인 측면) 19%, 음식 맛 16% 순이었다. 즉, 수험생 다수가 값이 저렴하면서 음식의 질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 곳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시식당을 주로 이용한다는 수험생들, 만족도는 평범한 수준이다. 응답자 35%는 현재 식생활에 대해 만족했고, 23%는 그렇지 않았다. 36% 그저 그렇다고 답했다. 70%이상이 먹는 것에 만족하거나 크게 불만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체력이 유지되어야 공부도 하고 합격도 한다. 수험생은 이에 공감할까? 응답자 70%이상이 공감한다고 답했다. 먹는 것이 합격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은 전체 73%였고, 그렇지 않다는 수험생은 3%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결과일 수 있으나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켜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컵밥 강제 철거…정당 or 중립

노량진 명물로 자리잡은 컵밥, 그러나 최근 당국의 강제 철거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사자들, 인근 상인들은 당연히 자신의 입장이 설득되길 바라는 바다. 그렇다면 이해관계가 없는 제3의 시각으로 볼 때 어느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질까. 수험생은 컵밥 철거가 정당하거나 중립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 41%가 정당하다고 했고, 25%가 중립을 지켰다. 22%는 컵밥 철거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설문에 응한 한 수험생은 “아쉽지만 철거는 정당하다. 세금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수험생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불법을 정당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컵밥 먹고 장염에 걸렸다는 수험생의 호소도 이어졌다. 반면 철거가 부당하다고 생각한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 설문에 응한 한 수험생은 “업종을 변경해서 인근 식당과의 마찰을 줄였으면 좋겠다. 세금문제에 대해서는 카드결제가 안되는 식당도 많기 때문에 별 반 다를 게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컵밥은 원래 정부가 장려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 철거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아닌 것 같다. 노량진 상징이 없어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컵밥 판매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다수였다.

노량진은 고시식당, 일반식당을 비롯해 술집, 커피숍, 패스트푸드 점 등 먹거리 천국이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지역 특성상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직장인, 수험생 할 것 없이 노량진 내에서 먹을 것을 해결하는 일이 잦다. 저렴하다고 해서 음식 수준까지 낮다면 폐업하는 집이 속속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격 대비 먹을 만 하다는 게 수험생 생각이었다. 고시식당 일반식당 길거리음식 등 지금 노량진일대 음식점은 그들 간 보이지 않게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쟁보다는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제공한다는 프로 마인드가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취재 이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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