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로스쿨 끌어 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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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로스쿨 끌어 안아야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9.04.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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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지난 2월 26일 신임회장이 선출되면서 대한변호사협회의 새 집행부가 결성됐다. 변호사시장 개방과 로스쿨 개원, 사법개혁추진의 가속화 등 중차대한 전환점에서 대한민국 재야 법조계를 이끌어 가야할 중압감이 새 집행부 구성의 기쁨보다 더 클 것이다.


대한변협은 지난 1995년 사개위의 사법개혁 주장 당시부터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면서 그동안 로스쿨제도에 딴지를 걸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사법시험 합격자 증원이든 로스쿨 입학정원이든 매 ‘현재 법조인 수와 연계해야’ 한다며 법조인 증원에 소극적이었다.


로스쿨도입에 대한 거대한 사회적 수용 합의가 결정되고서야 변협은 “로스쿨의 성공적인 정착과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로스쿨 정원과 합격자 수의 급증을 경계해 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6월 초 로스쿨 첫 입학생 선발을 위한 첫 법학적성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앞둔 시점에서 대한변협은 로스쿨 수료생에게 2년의 기관실무수습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함으로써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요지는 “대국민 서비스 강화와 실력담보를 위한 자구책”이라며 “결국엔 신규 법조인에게도 유리하므로 대한변협이 안정적 정착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여기에는 현 사법연수원 수료생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는 반신반의의 로스쿨 회의론이 근저에 깔려 있었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우리의 사법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일본의 경우, 로스쿨 도입여부에 대한 논의는 우리보다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로스쿨을 과감히 도입했다. 도입 과정에서부터 중차대한 역할을 했던 일본 변호사협회는 로스쿨을 향한 인·물적 지원 등 후속조치까지 적극적이라고 한다.


일본의 로스쿨, 혹은 신 인재양성시스템의 성공여부를 떠나 일본 변협은 단순이 손님이 아니라 주인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현재 계류 중인 변호사시험법안 마련 과정에서도 대한변협은 현 사법시험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늘 법학전문대학원, 시민단체 등과 의견마찰을 가져왔다. 옳고 그름을 떠나 로스쿨이 기왕에 도입된 마당에 법조 선배로서 주체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근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예비시험 등 일부 쟁점사항에 대해 미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로스쿨이 안고 있는 문제, 당장 정립되어야 할 변호사시험법과 변호사법 등 주요 현안에 적극적인 포용의 자세를 보여 주길 당부한다.


최근에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등 유사법조직역단체가 ‘고유 직역’을 주장하며 직역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법조직역확대를 가시화하며 움직임이 빨라지던 대한변협으로서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법조직역분할 반대의 근거로 ‘로스쿨과 그 인재의 다양성과 성장가능성’을 꼽았다. 얼추 타당하고 합리적인 지적일 수 있다. 그러나 “로스쿨을 그토록 반대했고 아직도 로스쿨을 신뢰하지 못하는 대한변협이 이젠 로스쿨을 방패로 법조직역분할을 반대하다니”라는 가시돋친 비아냥거림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되레 묻고 싶다.


대한변협으로서는 이미 도입된 로스쿨을 자식처럼 꼭 껴안고 나가야 할 것이다. 단지 법조직역확대만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거시적 법률서비스향상과 국가경쟁력 강화, 사회통합을 통한 선진사회로의 진입 등 직·간접으로 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많다.


그 근원에는 새로운 인재양성 시스템인 로스쿨이 있고 이를 보듬고 가지 않고서는 결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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