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출신 첫 연수원 수석..."한국을 대표하는 변호사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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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출신 첫 연수원 수석..."한국을 대표하는 변호사가 되겠다"
  • 법률저널
  • 승인 2009.01.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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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필 제38기 사법연수원 수석·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

 

"연수원 공부는 판결문이나 공소장을 써보는 연습이 중요"

 

연수원을 수석 수료하고 판·검사로 가는 관행이 올해 또 한번 깨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병필 씨. 2008년 37기까지 연수원 수석 수료생 37명 가운데 법원이나 검찰을 선택하지 않고 곧바로 로펌으로 진출한 사례는 5명에 불과했다.


77년 6기 정계성, 7기 신희택 변호사(현재 서울대 교수)가 잇따라 김앤장으로 가 화제를 모았고 16기 서동우 변호사(태평양), 26기 천경훈 변호사(김앤장), 2001년 30기 손원일 변호사(율촌)가 로펌으로 진출한 지 9년 만인 2009년 38기 김병필 씨가 합류했다.


특히 김 씨는 비법대 이공계 출신 수석으로 연수원 사상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최근 들어 비법대 출신 사법시험 합격자나 수석 합격자가 잇따르지만 연수원에선 지난해까지 단 2명에 불과했으며 경제학과 정치학 전공이 한 명씩이었다.


김병필 씨는 부산 과학고를 거쳐 서울대 전기공학부 97학번이다. 이공계 출신으로 변리사시험 준비를 하면서 특허법보다는 민법이나 민소법에 더 흥미를 느껴 2004년 사법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 수재였던 김 씨는 이듬해인 제47회 사법시험에 생동차로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비법대 출신이 연수원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공계 출신이 김 씨는 당당히 수석을 꿰찼다. 그것도 성적이 4.3 만점에 4.3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부엔 달인인 셈이다.


오는 13일 사법연수원 수료를 앞둔 그는 남들이 선호하는 판·검사를 마다하고 바로 로펌行(태평양)를 택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로펌行은 의외의 선택이라는 질문에 그는 "연수원 수석으로 로펌에 가신 분들이 많다"며 "오히려 제가 수석을 하게 된 것이 의외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부터 로펌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국제중재나 에너지,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아 이러한 분야의 일은 로펌에서만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로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수원 성적을 잘 받는 비결에 대해 김 씨는 "교재를 본 이후에 판결문이나 공소장을 써보는 연습을 많이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학기 시험과 4학기 시험 모두 사법연수원에서 과제로 부과되는 재판 기록이나 사건 기록을 반복해서 본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에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교재를 1회독 하고, 각 과목별로 1학기 기록을 보고 판결문이나 공소장을 한번 씩 작성해 보았다.


그는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에 "공부에서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 지나면 소위 '감'을 잃게 되는데, 그걸 되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사법시험 준비를 할 때와 같은 공부를 하는 마음의 자세가 되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연수원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연수원 동기들 간에 서로 독려해 주는 마음가짐"이라며 "연수원은 생각보다 힘든 곳이라서 마음을 터놓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은 김 씨는 "언제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병필 씨와의 일문일답

 

-먼저 수석 소감은.
"사실 저와 같은 반인 정현희 씨와 학점이 같은 공동수석인데 인터뷰를 하게 되어 쑥스럽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사법연수원에서 함께 공부했던 제 여자 친구 덕분에 제가 이러한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수원에서 공부하면서 제가 힘들 때마다 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공계 출신인데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는.
"과 친구들과 함께 변리사 시험 준비를 잠깐 했었는데, 특허법보다는 민법이나 민사소송법이 더 흥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학설대립이 있을 때마다 각 학설의 논거를 비교하면서 제 나름의 판단을 해 보는 일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러한 계기로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사법시험은 어떻게 공부했나. 
"기본서 진도와 함께 해당 부분의 문제집(1차) 또는 케이스 책(2차)을 병행하여 보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기본서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가 쉬운데 문제집이나 케이스 책을 보면서 어느 부분이 중요한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법시험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저는 운이 좋게도 생동차로 합격할 수가 있었습니다. 사법시험은 단기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수원 생활에 대한 간략한 소회는. 
"연수원에서 좋은 동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어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노동법 학회를 하면서 평생 법조인으로서 함께 살아갈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수원에서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지만 실무에서 적용되는 법리를 배우고, 실수 수습을 해보면서 사법시험 공부할 때와는 또 다른 관점으로 법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수원 2년을 통해서 참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성적은 어떻게 나왔나.
"부끄럽지만 소개하자면, 정현희 씨와 함께 4.3 만점에 4.3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공동수석이 있었던 것은 연수원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연수원 성적을 잘 받는 비결은.
"연수원 공부는 교재를 본 이후에 판결문이나 공소장을 써보는 연습을 많이 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학기 시험과 4학기 시험 모두 사법연수원에서 과제로 부과되는 재판 기록이나 사건 기록을 반복해서 본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에 공부는.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 실무 교재를 1회독 하고, 각 과목별로 1학기 기록을 보고 판결문이나 공소장을 한번 씩 작성해 보았습니다."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할 게 있다면.
"우선 사법시험 준비를 할 때와 같은 공부를 하는 마음의 자세가 되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꼭 연수원 교재를 보지 않더라도 영어 공부를 하거나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조금씩 시작하면, 연수원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게 어색하지 않거든요. 공부에서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 지나면 소위 '감'을 잃게 되는데, 그걸 되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연수원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연수원 동기들 간에 서로 독려해 주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연수원은 생각보다 힘든 곳이라서 마음을 터놓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꼭 필요합니다. 많은 연수생들이 연수원 생활이 고독하다는 점을 가장 힘들게 느끼거든요. 회식자리는 많더라도 자기의 마음을 터  놓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흔하지 않거든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전 미드를 무척 좋아합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프렌즈'를 틀어놓고 계속 봅니다. 예비 법조인들에게는 오래된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로 앤 오더'를 추천합니다. 미국 형사법에 대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거든요. 법률에 관련한 최근 드라마로는 '보스턴 리걸', '일라이 스톤' 등도 추천합니다."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면.
"여행을 좋아합니다. 사법시험 합격한 후 케냐와 탄자니아에 다녀 온 적이 있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킬리만자로에 오르고, 케냐에서는 사바나 초원에서 사파리 트럭을 타고 야생동물들과 함께 일출을 봤었는데, 둘 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로펌行은 의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저는 법무법인(유) 태평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 이외에도 연수원 수석으로 로펌에 가신 분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부터 로펌을 고려하고 있었던 터라, 제가 로펌을 선택한 것이 의외가 아니라, 제가 수석을 하게 된 것이 의외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연수원에서 국제 거래법 수업을 들었는데, 국제 중재 분야가 무척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한 분야의 일은 로펌에서만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로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이미 말씀 드렸다시피 국제중재나 에너지, 환경 파트에 관심이 많은데 우선은 신입변호사로서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앞으로 포부는.
"이후에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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