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예비시험 해설]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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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 예비시험 해설] 논술
  • 법률저널
  • 승인 2008.02.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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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현 엘림에듀 - 현, CTI 연구위원

 

Ⅱ. 제시문 (나)와 (다)를 각각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 하시오(600~800자, 30점).

 

(가)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의 과정은 연역적이다. 우리는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들에 의존하여, 관찰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예측 진술들을 새로운 이론으로부터 연역적으로 이끌어 낸다. 이것들 중에서도 기존의 이론으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는 진술들, 특히 기존의 이론과 모순되는 진술들을 선택하고, 실제 실험 및 적용의 결과에 따라 이 진술들을 판정한다. 만약 이 진술들이 수용 가능하다고 판정된다면, 다시 말해 검증된다면, 그 새로운 이론은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 된다. 따라서 그 이론을 폐기할 어떤 이유도 없다. 그러나 만약 이 진술들이 수용 불가능하다고 판정된다면, 다시 말해 반증된다면, 이 진술들을 도출한 새로운 이론 전체가 반증된다.

 

긍정적 판정에 의해 새로운 이론이 유효하다고 밝혀지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잠정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차후에 부정적 판정이 나온다면 그 이론은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그러나 한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과학의 진보 과정에서 또 다른 이론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한, 그 이론은 인정된 것이다.

 

(나) 티코 브라헤(1546~1601)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반증한 것으로 생각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면, 지구에서 매일 같은 시각에 항성을 바라보는 방향이 지구의 공전 궤도를 따라 조금씩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 지구가 공전함에 따라 관찰자가 항성을 바라보게 되는 시점(視點)이 조금씩 변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회전목마를 타고 회전하는 아이가 밖에 서 있는 구경꾼을 바라볼 때, 바라보는 방향이 계속 변하는 것과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구의 관찰자가 항성을 바라보는 방향은 지구 공전 궤도상의 정반대되는 두 점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 점들과 항성을 잇는 선, 그리고 태양과 그 항성을 잇는 선 사이의 각을 연주시차(年周視差, annual parallax)라고 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옳다면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만, 브라헤는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틀렸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후대의 학자들은, 브라헤가 연주시차를 확인하지 못한 원인이 그가 수용한 보조적인 가정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관측 도구로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항성들이 지구에 충분히 가까이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항성이라 하더라도 지구와의 실제 거리는 매우 멀다. 따라서 연주시차가 지극히 작기 때문에 브라헤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 어떤 물리학자가 명제 P의 부정확성을 증명할 때 그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우선 명제 P가 정확하다면 반드시 나와야 할 어떤 현상을 예측한다(그 예측된 현상을 명제 Q로 서술하자). 그리고 예측된 현상이 나올지, 안 나올지를 보여줄 실험을 설계한다. 그는 이 실험의 결과를 해석해서 예측된 현상이 나오지 않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밟을 때 그가 사용하는 것은 실제로는 명제 P만이 아니다. 그가 의심할 바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 이론들 전체도 함께 사용한다. 다시 말해 명제 Q는 ‘의심받는 명제 P 자체’로부터가 아니라, ‘이론들 전체와 결부된 명제 P’로부터 도출된다. 따라서 예측된 현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명제 P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물리학자가 이용하고 기대는 이론들 전체의 구조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실험이 알려 주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그 현상을 예측 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현상이 나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한 명제들 중 최소한 한 명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물리학자는 발견된 오류가 명제 P에만 속한다고 단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 그가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는가? 만약 확신한다면 그는 자신이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이 정확하다고 암암리에 전제한 것이다.


1. 논제 특성

- 논제 성격 : 논증 추론ㆍ평가형
- 문단 구성 : 2 < 3 개
- 인지 평가 : 평가, 제시문 분석?추론, 논리적 사고
- 배경 지식 : 자연과학적 추론 방법, 언어 논리, 과학사, 천문이론   
- 서술 태도 : 제시문의 관점과 내용을 명시적으로 사용(내용의 가치 중립성)하여 비판(서술의 가치 지향성)해야 함.

 

1) 출제 배경 및 기점

 

‘과학이란 무엇인가?’,
‘노벨 화학상이나 물리학상은 어떤 기준으로 주는가?’
과학이란, 독특한 자연 현상 또는 사물의 규칙과 원리를 체계적으로 밝혀내는 일이고, 노벨상(화학상이나 물리상)은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더라도 획기적 원리( 규칙) 발견과 발명 등이 없다면 수여하지 않는다. 획기적 원리 발견도 체계적 방법으로 적절한 진술이 가능할 때 인정한다.

 

이러한 문답에서 공통점은 과학이 성립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체계적인 자연과학적 추론 방법이다. 자연과학은 추론 방법에 의해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다. 흔히 귀납과 연역이라고 일컫는 추론 방식중 연역은 칼 포퍼가 반증 가능성으로 제시하여 과학과 비과학의 기준으로 삼은 적이 있다. 칼 포퍼는 그 예로 점쟁이, 정신분석학, 공산주의가 반증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점에서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한 데에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과학은 자연과학 측면에서 경험적 증명으로 ‘참과 거짓’의 두 가지 판단을 필요로 한다. 이때 논리의 실증적 차원이 필요하다. 물론 귀납과 연역이 합리적 차원을 제시하는 데에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연역은 칼 포퍼의 관점대로 합리적 검증 방법으로 유용하다. 그러나 우리는 ‘해당 가설은 어느 때 참인가?’, ‘해당 가설은 어느 때 수용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가설의 합리적인 성격과 지위를 결정할 기준이나 태도’와 ‘가설을 합리적이라고 간주해야 할 시기나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역시 법적 상황도 합리적 추론 방법이 필요하다. 과학이 판단의 결정적 논거가 과연 올바른지 다양한 관점에서 타당성을 검토하듯 법적 상황도 어떤 사안의 판단 과정에서의 논리적 타당성을 다양하게 검토해야 한다.

 

귀납 도착 - [원리, 법칙 또는 보편적 이론(이론)] - 연역 출발

 귀납

 

       

     연역

 

 

귀납 출발: [개별적 관찰 사실]   연역 도착 : [개별 예측과 설명]  

 

 

2) 지시 사항의 이해

‘비판’은 사전적 의미로 비평하여 판단(수준 1)하거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따져 말하는 태도(수준 2)를 말한다.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수준 1)의 비평이 ‘사물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따위를 평가함’으로 정의되는 것을 보면 ‘평가’의 한 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논술의 출제 의도에서 볼 때, 제시문을 ‘평가’라는 비판적 사고의 다차원적 정형으로 볼 수만은 없다. 제시문 (가)에 대한 긍정과 부정 측면의 입장에서도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 가변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제 의도를 면밀하게 분석하면 제시문 분석에서 부정적 비판으로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 즉, (나)와 (다)를 제시문 (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의미로 도출하는 게 관건이며, 앞서 제기한 제시문 (가)에 대한 긍정은 ‘반론 가능성의 차단’을 위해 제시문 (나)의 일부 관점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은 제시문 분석에서 자세히 논의하고자 한다. 

 

<비판의 가변성>

 

제시문 (가)

제시문 (나)

제시문 (다)

정형

← 비판

긍정적 입장(지지)

부정적 입장(논박)

일반

부정적 입장(논박)

부정적 입장(논박)

절충

긍정+부정

부정


일단, 기존 유형을 참고한다면 본 논제는 논증 평가형 문항과 유사하다. 앞서 본  1번 논제(요약ㆍ종합형)가 단순하게 섞여 있는 퍼즐을 맞추고 원리를 추론하는 형태라면, 본 논제는 함의(含意)한 핵심 내용의 논리 분석을 통하여 내용을 추론하고, 하나의 주장에서 상이한 다른 주장을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관점이다.
그러나 본 논제의 해결(비판)을 위한 필수 전제가 분석과 추론이다. 제시문 (가)의 ‘자연과학적 추론 방법’으로서 연역법의 핵심 논증과 제시문 (나)에서 말하는 티코 브라헤의 연역 과정의 문제, 제시문 (다)에서 말하는 논리 추론의 오류를  분석하고 추론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12월 21일에 발표한 예시 문항 중에서 ‘논증 평가형’과 ‘논증 분석ㆍ추론형’을 통합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예시 문항 중 살비아티의 ‘지동설’과 롤즈의 ‘재능의 불평등’ 문제에 있어 각각 마흐와 왈쩌가 제시한 ‘사유의 경제성 원리’와 ‘다면적 평등’ 관점을 어떻게 추론하고 논증했는지를 참고해야 한다.

2. 제시문 분석
 
1) 출제 맥락


<제시문 (가)의 핵심>

 

자연과학적 추론 방법 중 귀납적 추론은 ‘다양한 관찰 < 보편 이론(원리) 도출’의 구조이다. 이와는 달리 연역적 추론 방법은 ‘이론(원리) → 과정 : 진술의 부분 명제 판정 → 결과 : 이론 인정’의 구조이다. 그러므로 연역적 진술은 보편적 원리에서 특수한 개별 진술들의 수용성이 이론의 반증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제시문 (나)와 (다)의 비판적 사고 체계>

제시문

연역적 추론(실험 설계)

 

(나)

기대 이론

이론 A

보조 가정(실험 설계)

현상

이론 반증

이론 B

(천동)

지동설

↗ 연주시차   : 확인 가능 ↘

↘ (항성간 거리  : 가까움) ↗

(확인 불능)→

지동설 반증→

(티코 체계)

(가) 지지 : 티코 브라헤 이론 - 후세 학자들의 반증 가능성(보조 가정)

(가) 비판 : 이론의 반증은 진술 수용의 판정 과정에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보조 가정의 오류(실험 과정의 오류)로 실제 확인하지 못한 데에 근거함.

(다)

?

P

P′

Q

증명

이론 B

(가) 비판 : 부분 명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저변의 이론 구조와 맥락의 문제


2) 제시문 (가)의 핵심

제시문은 새로운 이론으로부터 연역적으로 이끈 확인 가능한 예측 이론(진술)이 수용 가능하다면 곧 인정된다.

<칼 포퍼의 가정>


결론 : 한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반증되지 않는 한, 그 이론은 인정된 것이다.
전제 1 :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의 과정은(기존의 이론과 모순되는 진술들을 선택하고, 실제 실험 및 적용의 결과에 따라 이 진술들을 판정하는) 연역적 과정이다.

전제 2 : 진술들의 수용 가능성 판정은 새로운 이론의 유효성과 테스트의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3) 제시문 (나)의 핵심

 

전체 맥락을 보아야 한다. ‘티코 브라헤’만 보거나 ‘후대의 학자들’만을 보아서는 논제의 의도를 놓치기 쉽다. 이러한 관점에서 ‘티코 브라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에 대해 연역적 추론을 하고 있고, 역시 ‘후대의 학자’들도 티코 브라헤의 이론이나 진술들에 대해 연역적 추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론의 반복성을 간편하게 ‘(연역적)추론의 순환 과정’이라고 표현할 때 문제는 발견된다.


칼 포퍼는 연역적 추론 과정을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하는 원리로 보았다. 즉, 반증 가능성이 있을 때 과학은 합리적으로 열린 토론들에 의해 누적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게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칼 포퍼의 견해는 연역적 추론 방법이 ‘잠재적 한계성’을 지닌 수준에서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은 합리성 또는 객관성을 확립하는 과정으로서의 지위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자체가 객관성을 위한 전제를 과학자의 이성과 양심에 호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역적 추론 방법은 이론과 그 과정적 진술들의 객관성이 결여된 연구자 주관의 개입을 막고 객관성을 검증할 수 있는 합리적 추론법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낸다. 즉, 제시문의 ‘티코 브라헤’와 ‘후대의 과학자들’의 순환적 과정에서 보이듯 연역적 추론은 이론의 결과적 측면만 고려하여 ‘합리적’ 반증과 ‘엄격한’ 테스트라고 전제한 과정(보조 가정)들이 객관성을 스스로 허무는 근본적 오류를 전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시사한다. 

 

<티코 브라헤의 가정>


* 결론 : 연주시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은 틀렸다.
* 가정(P) :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중심설을 주장한다.
* 보조 가정(P') : 지구와 항성들과의 거리는 가깝기 때문에 연주시차를 관찰(확인)할 수 있다.  
* 예측 현상(Q) : 코페르니쿠스가 옳다면 연주시차가 관찰(확인)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티코 브라헤는 항성을 바라보는 방향이 지구의 공전 궤도를 따라 조금씩 변하는 연주시차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가설을 옳다고 인정하는 전제가 된 것이다. 후대 학자들은 티코 브라헤가 상기 추론 과정에서 타당성이 결여된 보조적인 가정을 수용했기 때문에 잘못된 결론에 이르고 있다고 밝혀냈다. 물론 ‘평가’라는 지시어의 자유도 측면에서 본다면, 후대 학자들의 관점은 반증 가능성 그 자체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의 일반적 관점에서 티코 브라헤의 반증 오류는 그가 수용한 보조적 가정의 오류에서 비롯된다.


실제 항성들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멀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깝다는 관점에 의해 연역적 실험 설계 형식만 취했지 보조적 가정의 반증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구와 항성들과의 연주시차가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관찰자가 기대하는 예측 가설이나 관측 도구 등은 반증 가능성을 고려한 관점이다. 그러나 중간에 사용한 보조 가정이 실제 현상과의 괴리에서 출발한 긍정적 판정만을 수용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결여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제시문 (나)의 사례는 제시문 (가)에서 말하는 반증 가능성의 증거임과 동시에 이론의 결과적 대체 여부만을 중시한 과정상의 오류를 입증하는 논거로도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를 단순화하면, 이전에 이론의 결과적 반증 가능성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도구로 사용한 보조적 기준인 이론의 수용성과 유효성을 위한 판정 과정 전반의 기준들이 실제 참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4) 제시문 (다)의 핵심

 

P‘ : 의심 받는 명제
P′ : 이론들 전체와 결부된 명제
Q‘ :  현상 예측 명제
 
상기 세 가지 부분 명제는 물리학자가 기대하는 이론들의 구조에서 도출된 내용이다. 물리학자가 예측한 현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의심 받는 명제 P를 반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명제 P뿐만 아니라 동원된 이론과 결부한 명제와 그 이론의 구조(틀)가 결함일 수 있다.


모든 명제를 정확하다고 암묵적으로 전제거나 하나의 명제만 오류가 있을 때, 명제 자체의 부분적 오류뿐만 아니라 명제를 형성했던 전체 이론 구조도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암묵적으로 옳다고 여긴 이론과 절차에 의문 없이 출발하는 실험은 구조적인 모순을 내포하게 된다.


자연과학의 증명 절차는 우선 반드시 나와야 할 어떤 현상을 예측하고 확인하기 위한 실험 설계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밟을 때 사용한 명제와 이론의 개별 또는 전체의 구조적 오류로 추론 과정 전반은 타당성을 잃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연역적 과정에서 전제한 명제는 물론 결부된 이론들 전체의 결함을 시사한다. 제시문 (가)의 엄격한 테스트는 이론이 사용한 명제의 정확성 여부를 간과하여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론은 의심 받는 부분 명제와 기대하는 전체 이론들의 구조의 정확성 여부에 의해 인정받을 수 있는 전제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5) 참고

 

- 티코 브라헤의 입장

제시문 (가)~(다) 중에서 구체적 사례인 (나)의 티코 브라헤는 [에테르 천구에서 최근에 보인 현상에 대하여]에서 새로운 천구가설 측면에서 항성들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기 위해 별들의 시차를 측정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별들의 시차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로부터 티코 브라헤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을 얻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거나, 아니면 별들이 너무 멀리 있어서 시차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결론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브라헤는 별들이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고 코페르니쿠스의 학설에 대항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천문학을 지지하는 프톨레마이오스 체계에 오히려 더 많은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그는 자신만의 행성 모델을 발전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이론이 태양 중심 체제와 지구 중심 체제를 절충한 행성계 모델인 티코 체계(퓨전 : 지동설-천동설)라고 이름 붙였다(스콧 맥커천 & 바비 맥커천, 2007)

 

- 과학 연구의 이해 -

 

<일반 상식>
- 과학 지식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경험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 과학 지식은 관찰을 통해 이론의 참과 거짓을 판별함으로써 성장한다.
- 과학은 독특한 방법론을 사용하기 때문에 성공적일 수 있었다.
- 현대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의 기저에는 서양의 자연과학의 비인간적인 합리성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세련된 견해>

- 과학 지식은 의심의 여지가 있는 그러나 상대적으로 믿을 만한 경험적 사실에 기반을 둔다.
- 과학 지식은 관찰을 통해 이론의 참/거짓을 판별함으로써 성장하지만 오류의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 과학은 독특한 방법론을 사용하기 때문에 성공적일 수 있지만 그 방법론이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 과학 지식의 성장은 과학자들의 신뢰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 윤리 위반은 과학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된다.

 

3. 예시를 통한 안목 확대

본 논제의 예시는 좋은 평가를 받은 예시와 나쁜 평가를 받은 예시로 구분하여 각각 제시한다.

 

A형> 좋은 평가

자연 과학의 연구는 귀납과 연역 두 가지 추론 방법에 의거한다. 제시문 (가)는 한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반증되지 않는 한, 그 이론은 인정된다는 연역적 방법을 주장한다.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의 과정은 기존의 이론과 모순되는 진술들을 선택하고, 실제 실험 및 적용의 결과에 따라 이 진술들을 판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술들의 수용 가능성 판정은 새로운 이론의 유효성과 테스트의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제시문 (나)의 관점은 제시문 (가)에서 말하는 연역법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티코 브라헤의 이론과 진술들은 ‘후대의 학자’에 의해 실제 반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시문 (가)가 주장한 대로 티코 브라헤와 후대의 학자들이 연역법에 의해 반증하지만 순환적 과정에서 문제가있다. 연역적 과정은 결과적으로 합리성을 전제하지만 티코 브라헤의 연역이 시사하듯 연구자 주관에 의한 일방적 수용한 전제들에 의해 객관성은 얼마든지 간과될 수 있다는 문제를 드러낸다.


제시문 (다)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연역적 과정에서 전제한 명제는 물론 결부된 이론들 전체의 결함을 시사한다. 제시문 (가)의 ‘엄격한 테스트’라는 추상성은 이미 사용한 명제의 정확성 여부를 간과하는 부분 외에도 전체 기반 을 형성하는 이론의 문제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의심 받는 부분적 명제 외에, 이를 형성 가능하게 했던 연구자의 전체적 이론 기반이나 구조 자체도 정확하지 않을 때 연역적 추론 방법은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B형> 나쁜 평가

제시문 (가)는 자연과학에서 새로운 이론을 도출해 낼 때 사용되는 연역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역법은 기존의 진술들에 의존하여 관찰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이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도출해 낸 자연과학 이론은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고 검증이 된다면 새로운 이론으로 인정된다. 또한 이것은 이론을 반증할만한 새로운 증거가 나와서 다른 이론으로 대체되기 전까지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의 연역적 방법은 다음과 같은 경우 두 가지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우선 제시문 (나)에서와 같이 실험 내에서 설정된 보조적 가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티코 브라헤는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반증하기 위해 연주시차를 측정하는 실험을 한다. 실험에서 연주시차가 측정되지 않자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틀렸다고 결론짓는다. 그러나 이는 지구와 항성이 연주시차를 측정할 만큼 가까이 있다는 잘못된 보조적 가정을 세웠기 때문에 결론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역법은 제시문 (다)에서와 같이 이론들의 구조 전체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어떤 과학자가 명제 P의 부정확성을 입증할 때 일련의 실험과정을 거쳐 이론을 도출한다. 이때 과학자는 그가 부정확성을 밝히려는 명제 P 외에 다양한 명제를 사용한다. 이러한 명제들을 결합시켜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명제들의 전체구조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역법은 위의 두 가지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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