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에 대한 탄핵안을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4일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내세운 탄핵 이유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해 공무원의 중립의무 및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헌법 65조 1항은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라고 하고, 헌재는 중대 명백한 위법을 탄핵 사유로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의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 결정이 헌법상 탄핵 사유인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이성윤 검사장이 1년 6개월간 수사하고도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다. 이를 알면서도 민주당이 탄핵을 밀어붙이는 건 목적이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정치 보복과 이재명 대표 방탄이다.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지검장, 4차장검사, 부장검사는 곧바로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검찰 업무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앙지검은 이 대표가 받는 대장동 개발 비리,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여러 범죄 혐의를 수사하고 기소한 곳이다. 이재명의 검찰 수사 및 공소 유지를 방해하려는 속셈이 분명하다. 국회의 권한 남용이자 삼권분립 위반이라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탄핵에 반발해 공동성명문을 내고 야당에 ‘헌법정신을 몰각한 탄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공동 입장문을 낸 데 이어 부장검사들도 공동 입장문을 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33명 전원은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올린 입장문에서 민주당의 탄핵 시도를 두고 “헌법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고 법치주의를 형해화시키는 위헌·위법한 시도”라고 규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관할 인구가 200만 명에 이르고 연간 10만여 건의 사건이 접수 및 처리되는 곳이다. 매일 주요 사건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전국 최대 검찰청이다. 이런 중요한 검찰청의 역할이 위협받게 되면 수많은 수사와 재판이 지연되고 형사 사법 체계에 공백이 발생하여 국민의 불편과 고통이 가중될 게 뻔하다. 민주당이 국가기관 운영이 무력화되고 국민 고통이 가중될 게 뻔한데도 검사 탄핵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사실 공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탄핵 사유가 없어서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직무 정지라는 목적을 위해 탄핵을 수단으로 삼는 결과가 돼 본말이 전도되는데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최악의 권한 남용이다.
검사들의 사건처리에 대한 위헌적 탄핵 시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탄핵제도의 본질을 무시하고, 단순히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다수당의 힘을 이용하여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다. 더구나 합의제 의사결정기관인 국회가 다수당에 장악된 채 오로지 그 다수당과 다수당의 수장을 위해 위법한 권력 행사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탄핵 사유다. 차후 헌법을 개정할 때는 국회의원 소환이나 탄핵제도를 반드시 규정해야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탄핵은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헌법의 최후 보호 수단으로 극히 예외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할 탄핵을 남발하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헌법위반이자 권한 남용이다. 검찰의 사건 처분 결과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검사의 수사 및 처분에 대해서는 법령상 불복절차가 마련돼 있는데도 탄핵으로 협박하는 것은 양아치 짓과 다를 바 없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