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메가공무원학원 국어 대표 강사
지난 11일(11월) 인사혁신처는 9급 공무원 시험을 기존 100분에서 10분 늘려 110분간 실시한다고 고시하였습니다. 이는 현장직무중심으로 바뀌는 국어 영어 과목을 고려하여, 이 두 과목에는 25분씩 배정하라는 의도라는 점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2022년부터 직렬별 전문과목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어·영어·한국사의 난도는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때도 저는 22~23년 국어가 쉬운 것은 전문과목 난도 상승으로 인한 임시적 조치(난도 조정)일 뿐이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쉬울까?’라는 공시계의 밈을 탄생시켰죠.
전문과목 필수화 다음으로 인사혁신처가 단행한 개혁은 국어·영어 출제기조 전환입니다. 국가적으로 ‘문해력’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했으며 이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지 요즘 수능 국어 난도가 수학보다 더 높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22년부터 제가 강조한 부분도 이것입니다. 모든 교육 과정에서 ‘문해력, 독해력, 사고력’이 강조되고 있는데 공무원 국어 시험만 쉬워질 리가 없습니다.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예시평가 1, 2차를 통해 확인한 출제기조 전환의 실체는 단순히 ‘어려워졌다’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암기를 지양하고 추론력을 측정하여 사고력을 기반으로 현장업무에 필요한 자료 해석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는 추상적 각오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아주 제대로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암기형 문항들이 담당하던 문항 수를 지문형으로 채우다 보니 텍스트가 늘었고, ‘이걸 어떻게 20분 안에 풀어!’라는 민원이 빗발쳤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답이 추가 5분인 것이죠.
25년 출제기조 전환 인사혁신처 1차 예시평가 11,791자 (4쪽)
25년 출제기조 전환 인사혁신처 2차 예시평가 12,048자 (5쪽)
24 국가직(11,379자) → 2차 5.8793% 증가(669자)
24 지방직(10,741자) → 2차 12.1683% 증가(1307자)
광범위한 출제범위로 수험생들을 괴롭혔던 문법규정·어휘한자·문학은 이제 출제되지 않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다 비문학 독해 지문의 제재로 흡수되었으니까요.(문법을 소재로 한 언어학 독해 문제, 문학 이론이나 평론을 소재로 한 독해 문제, 독해 속에 쓰인 어휘의 문맥적 추론 문제가 출제됨) 이제 모든 문제가 독해 유형이라 보면 됩니다.
범위가 줄어든 대신 각 문제 유형의 난도는 더 깊은 사고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지문의 내용을 확인하는 일치형 문항보다는 추론형 문항이 다양하게 출제되는데, 특히 논리추론의 명제논리 유형과 비판추론의 강화약화형은 기존 기출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낯설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시험 시간이 5분 늘어나서 지문을 읽을 시간은 더 확보되었지만, 그렇다고 추론 안 되는 부분이 추론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래 ‘추론력’과 ‘사고력’이 모자라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시간을 더 준다고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국어 25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유형별로 지문을 처리하는 방법을 익혔다면 그 다음은 지문과 문항의 난도를 높여 훈련을 쌓아나가셔야 할 때입니다.
이유진
메가공무원/메가군무원 국어 대표 강사
법률저널 PSAT 칼럼니스트
前 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
박문각, KG패스원 공무원 국어 대표 강사
메가스터디, 이투스청솔, 강남종로
동대부속고등학교, 홍익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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