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310) / 기억이 머무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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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310) / 기억이 머무르는 곳
  • 정명재
  • 승인 2024.10.2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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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아름다운 날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시간이 잠시 쉬어가는 때가 오면 기억이 머무는 곳에 들러 그때의 나를 들여다본다. 살아가는 것이 무료할 때보다는 어지러운 편두통이 찾아올 때가 많았던 시절, 걱정거리가 머리를 짓누르고 가슴에 응어리가 맺힐 만큼 힘겨웠던 그 날,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대는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사는지, 그대는 어떤 꿈을 그리며 사는지, 그리고 어떤 아픔을 숨기고 사는지 나는 모른다. 내가 그대가 아니기에, 내가 그대의 인생을 함께 겪어본 적 없기에 그대의 생각에 옳고 그르다, 잘했다 잘못했다 단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그윽한 눈빛을 보낼 수는 있다. ‘너도 나처럼 아팠겠구나, 나도 너처럼 아픈 때가 많았다.’

오늘 강원도 철원 “고석정 가든”에 다녀왔다. 다양한 꽃들이 만개한 그 곳에. 꽃들이 내게 말을 건넨다. “You are the only one.” 그대와 같은 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유일한 존재이고, 당신과 다른 이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그대는 그대만의 고유한 특성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기에 남과 비교하는 것, 남들과 다른 것에 주눅이 들거나 힘겨워할 필요는 없다고. 꽃은 그들만의 색을 가지고 그들만의 계절을 만들고 있었다.

살아가는 일은 오르고 내리는 먼 길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오르막길 앞에 서서 걸어가는 그 걸음은 무겁고 힘겹지만, 이내 평지를 거닐 때면 어느 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줄 때가 온다. 그리고 아주 높이 올랐다고 생각하면 그 순간은 정상(頂上)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것이니 다시 걸어온 그 길을 내려가야 할 때라고 알려준다. 너무 높이 올랐다고 자랑할 것도 아니며, 너무 쉽게 얻으려 하지도 말자.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졌지만, 어렵게 얻은 것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더라.

요새 걱정거리에 잠 못 이루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세상에 화두(話頭)는 경기침체, 취업 걱정, 부채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어느 시대에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과거 즐거웠던 추억과 기쁜 날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려 한다. 서서히 지워지는 기억을 더듬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빛바랜 사진, 우리의 젊은 날, 아름다웠던 그 날들을 한 번 꺼내보고 싶다.

그대는 젊었고, 패기가 넘쳤으며, 고통과 좌절에도 꺾이지 않는 용기와 불굴의 의지가 있었다. 그때 그대는 명랑했으며, 웃음기 뺀 얼굴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할 수 있다고, 하면 된다는 구호를 신념처럼 품고 살았던 시간이 있었다. 기억할 수 있겠지?

어느 새, 창살 없는 감옥이 된 현실에서 박제(剝製)가 된 새는 영혼 없는 웃음과 미소로 무장한 채, 아무 일도 없다고, 나는 괜찮다고 뻣뻣한 날개를 곁에 두고 우두커니 서 있을 뿐. 날개는 더 이상 펼쳐지지 않을 것처럼 굳어 있음에도 그 눈빛만은 여전히 하늘을 향하고 있구나. 비상(飛上), 날고 싶다고 하늘 저 멀리까지 가고 싶다는 그 마음을 전하며.

땅을 딛고 있는 이 자리, 지금 이 순간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나는 어디에 와 있으며, 내가 있는 이 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과 내가 지향하는 꿈을 헤아려보자. 어른이 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망설여지는 그 순간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 마주보려는 순간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렵겠지만 한 번 해 볼까? 나에게 그런 용기가 있던 때가 있었는데....’

기억이 쉬어가는 시간이면, 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던 그 때를 떠올려보자. 겁 없고 철부지 같았던, 배짱이 두둑하던 그 한 때를 떠올려보라. 그대는 언제나 위너(winner)였으며, 좌절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고, 쓰러질 것 같던 순간에도 다시 한 번 일어섰던 용기가 있었다. 슬프고 힘겨운 순간은 누구에게나 한 번씩 바람처럼 몰아치다 사라진다. 고생스럽고 비참한 순간은 소나기처럼 왔다가 이내 맑은 하늘에 비켜가는 것이니, 너무 상심하거나 슬퍼하지 말아야겠지.

나의 친구는 세상의 친구들보다 더 친근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를 불러내는 “기억”이라는 친구다. 기억은 저편에서 나를 바라보고, 나를 지켜봐주며, 언제나 변함없이 응원해주는 벗이다. 좋은 기억을 추억이라 말하기는 하지만, 슬프고 힘겨웠던 기억이 내게는 더 친근한 벗이 될 때가 많았다. 우리가 추억이라 말하는 그 좋았던 기억보다도, 흘러내리던 눈물을 훔치던 그 뜨거움의 온도를 더 오래 간직하게 된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며 수확의 계절이다. 밤하늘에 별이 빛나고 시원한 바람이 내 뺨을 스칠 때면 불현 듯 지난 시간을 반추(反芻)하게 된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스스로에게 자문(自問)한다. 일상의 번잡함,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밤하늘이 고즈넉하게 떠 있는 그 시간이면 기억이 손짓하는 그 곳으로 간다.

어제가 지나면 오늘이 오고, 다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세상은 늘 변하며 나 역시 변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될 즈음,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걸 알았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어렵고 힘든지 알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어른이 되었다. 피하고 싶은 순간을 마주하면서도 쿨(cool)한 척, 거뜬히 잘 해낼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쳐 본다. 그래야 어른이 된 것이다.

마음에 두었던 희망 하나, 못 이룬 꿈 하나 있거든, 이 가을에 한 번 떠올려 보자. “Just do it!” 너무 생각이 복잡하거든 그냥 한 번 시작해 보자. 그리 덥지도, 그리 춥지도 않은 이 좋은 계절에 상쾌한 기분으로 한 번 실천해 보자. 꿈을 꾸고 그 꿈을 실천하는 용기는 모든 이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할 테니.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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