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가 잘하면 붙는 시험” 소신으로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 거머쥔 서영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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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가 잘하면 붙는 시험” 소신으로 입법고시 재경직 수석 거머쥔 서영제 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4.08.07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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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입법고시 재경 수석 서영제 씨부산외고 졸업/서울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
2024년 입법고시 재경 수석 서영제 씨
부산외고 졸업/서울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절대평가’라는 생각으로 공부”
PSAT, 기출 중심으로 준비…2차시험, 과목 특성 고려해 접근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 전문성 갖추고 싶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실제로는 상대평가인 입법고시나 5급 공채를 그냥 절대평가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했다. 모의고사나 시험 성적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결국 ‘내가 잘하면 붙는 시험’이라고 여긴 것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

2024년 입법고등고시에서 재경직 수석을 차지한 서영제 씨가 전하는 합격의 비결이다. 또 서 씨는 일과를 정해놓고 꾸준히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최근 2년간은 공부할 때 아침 8시에 자리에 앉아 저녁 10시에 집으로 가는 규칙을 정해놓고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공부할 때 설정한 규칙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것이 지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하도록 만들어 준 원동력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 씨가 이룬 성과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며 매일 조금씩 실력을 쌓아 올린 결과인 셈이다.

서 씨는 부산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진학해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공직에 뜻을 뒀지만 특정한 관심 분야를 찾지는 못한 그는 한 번 부처가 정해지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운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는 위원회를 돌아가며 업무를 맡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업무의 스펙트럼이 넓은 입법고시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목표를 정하고 2020년 말에 공부를 시작해 최종 합격에 이르기까지는 3년 9개월가량이 걸렸다. 도전의 시작점인 1차 PSAT은 입법고시와 5급 공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준비했다. 초시 때 외에는 매년 12월 초부터 PSAT 공부를 시작해 풀어본 기출문제를 계속 풀면서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더 빠르고 간단하게 풀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공부했다.

그는 입법고시 PSAT의 특징에 대해 “보통 5급 공채에 비해 더 어렵다는 평이 많다. 언어논리는 지문의 길이가 훨씬 길고 자료해석은 주로 문제 안에 숨겨진 함정을 찾아내야 하는 5급 공채와 비교할 때 계산이 필요한 문제가 더 많은 것 같다. 상황판단은 복잡한 장치가 숨겨져 있는 문제의 비중이 5급 공채에 비해 높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문제에 쓰인 장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원래 풀었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도 해결하려고 꾸준히 고민했던 것이 1차시험에 강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입시를 같이 준비하신다면 5급 기출문제 외에 입시 기출문제도 꾸준히 풀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헌법은 첫 도전 때 기본강의를 수강한 후에는 시중에 판매되는 기출문제와 OX 어플을 활용해 준비했다. 다만 입법고시의 경우 국회법 내용이 큰 비중으로 출제되므로 국회 파트를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2차시험은 과목별 특성을 고려해 접근했다. 경제학은 미시경제학의 경우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경제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문제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계속 생각하면서 풀었다. 거시경제학은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명확하게 잡고 주요 학파의 주장과 학파 간 대립에 관해 외우려고 했다.

행정법은 먼저 강의를 통해 내용을 이해한 후 핸드북으로 일반론을 암기하고 강사들의 사례집과 모의고사를 계속 풀었다. 서 씨는 “모 강사님의 모의고사 직접 채점평을 받았는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행정학은 정의와 장단점 등을 서브노트로 만들어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3순환부터는 3순환 자료와 학원 모의고사 내용을 서브노트에 추가해 가면서 양을 늘렸다.

재정학은 문제를 많이 풀려고 하기도 했지만 행정학과 같은 성격도 있어 경제학에 비해 외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교재를 기반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어 시험 직전에는 문제 풀이와 서브노트 암기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들 2차 과목 중 서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과목은 경제학이었다. 그는 “재경직인 만큼 경제학이 중요하다. 경제학과 재정학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경제학을 잘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일 될 수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아울러 행정법에 대해서도 “양이 정말 방대하기 때문에 특히 초시생이라면 경제학과 행정법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과목별 특성은 답안작성에도 고려됐다. 경제학과 재정학은 답안을 잘 쓰는 것보다 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서 씨는 3순환 기간에도 답안작성을 거의 하지 않고 그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려고 노력했다.

상대적으로 행정법과 행정학은 답안작성의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행정법은 일반론과 사례적용으로 나뉘는데 일반론은 정확한 판례 문구를 찾아서 핸드북에 따로 적어 외웠다”고 전했다.

행정학에 대해서는 “제일 자신이 없는 과목이어서 특별한 답안작성 요령이 있지는 않았지만 행정법과 행정학 모두 문제에서 원고적격이나 협력적 거버넌스 등 어떤 개념이 주어진 경우에는 그 개념의 정의부터 쓰는 습관을 길렀다”고 말했다.

면접시험은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다. 서 씨는 “작년 합격생들이 올해 2차 합격생들을 모아주셔서 소그룹으로 조를 짜 집단토론과 개인발표 스터디를 했다. 또 작년 합격생들이 모의 집단토론을 열어주셔서 피드백을 받고 개인발표 후 진행되는 개별면접에 나올 수 있는 질문들도 알려주셨다”고 면접시험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발표와 개별면접에서 면접관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질의하는 경우가 많아 짧은 시간 안에 논리를 세워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며 순간적인 판단력과 빠른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리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는 데만 집중하며 생활한다고 해도 몇 년씩 이어지는 수험생활 동안 내내 평온하기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서 씨도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1차에서 3차까지 같은 연도에 합격해야 하고 합격과 불합격이 명확하게 나뉘는 시험이라 2차시험을 치고 난 후에도 ‘올해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쌓이면 외부로 나가 발산하기보다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집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웹툰이나 유튜브를 보는 등 휴식을 취하며 다스렸다.

운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수험생들에게 하루에 30분이든 1시간이든 꼭 운동을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종합적인 난이도를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이고 시험의 특성상 3순환 기간에 더욱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를 것을 추천했다.

서 씨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고시에 매력을 느꼈던 만큼 미래의 가능성도 활짝 열어두고 있다. 그는 “입직 후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관심 분야를 찾는다면 그곳에서 공익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실천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업무 분야에 관해 꾸준히 공부해 전문성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제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시간이다. 출발에 앞서 그는 수석 합격이라는 빛나는 성과로 수험생활을 마무리 지은 오늘까지 곁에서 응원하고 힘이 되어 준 이들에게 전하는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험에 진입할 때부터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과 옆에서 많이 도와준 여자 친구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상록관에서 오랜 기간 같이 공부한 생활스터디 인원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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