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은‧2019년 외교관후보자시험 최연소 합격
숙명여고 졸‧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재학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인사혁신처(처장 황서종)는 2019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종합격자 41명의 명단을 10일 발표했다.
일반외교 분야의 경우 총 1,109명이 응시해 제1차시험(공직적격성평가‧PSAT, 선택형), 제2차시험(전문과목 평가, 논문형), 제3차시험(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 33명이 선발됐다.
올해 합격자 평균연령은 27.4세로 지난해(26.6세)보다 0.8세 높아졌으며, 25∼29세가 68.3%(28명)로 가장 많았고 30∼34세 19.5%(8명), 20∼24세 12.2%(5명) 순이었다.
최연소 합격자는 일반외교 분야에 합격한 1995년생(24세)으로 무려 5명(여성 4명, 남성 1명)에 달했다. 법률저널은 최연소 합격자 5명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화제의 주인공 중 한 사람, 고등학생 시절부터 외교관의 꿈을 가졌다는 박영은 씨를 만났다. 숙명여고를 거쳐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재원이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오랫동안 간직했던 꿈의 첫발을 내딛게 되어 무척 즐겁고 설렌다”고 최연소 합격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외교관을 꿈꿔왔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진학했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외교관의 길에 대한 확신이 들어서 2016년부터 학교와 병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 최종 합격까지 3년 6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PSAT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소위 ‘PSAT형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PSAT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시험 두 달 전에서야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첫 한 달은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하면서 취약한 유형들을 보완하는 데에 할애하면서, 유형별 접근법과 메커니즘을 파악했다. 두 번째 한 달에는 모의고사를 실전처럼 풀면서 자신에게 맞는 시험의 전체적인 운영 방식을 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전국모의고사는 올해 처음으로 2회가량 응시했던 그는 “전국모의고사는 책상 상태, 종이 질감, 소음 등 실전 분위기를 체험하고 적응하는 데에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전국모의고사를 묻는 말에 박 씨는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가 표본이 크고 시험 장소의 접근성이 높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PSAT 마지막 1주일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PSAT을 준비하는 두 달 동안 10페이지 분량으로 자주 하는 실수, 유형별 접근 포인트 등을 정리해놓았다”면서 “1주일 전부터는 이 노트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마무리를 했다. 또한 실제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모의고사를 풀면서 감각을 유지했다”며 마무리 전략을 전했다.
헌법은 한 달 동안은 강의를 들으면서 문제집 한 권을 풀며 준비했다. 이후에는 기본서를 3회독하면서 조문, 최신 판례, 핵심 암기사항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올해 헌법의 난이도에 대해선 생소한 선지들도 많았지만, 답을 골라내는 데에 크게 무리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2차 공부는 전반적으로 ‘강의’보다는 ‘독학’으로 하려 했다. 주로 혼자 많은 책과 자료를 읽고 정리하면서 시험공부를 했다는 것. 그는 “올해의 경우 좋은 스터디를 만나서 기출문제를 함께 풀고 토론하면서 서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전체적인 체계를 이해하고 어떠한 문제가 나와도 목차에 따라 구성이 되게끔 하는 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올해 2차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그는 국제정치학을 꼽았다. 경제학이나 국제법과 비교해 추상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해 박 씨는 “꼭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국제정치학 서적과 논문, 학교 국제정치학 수업을 들으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했다.
2차 답안작성과 관련 그는 답안작성 연습에 투자를 많이 한 편은 아니었다. 다만 올해는 부족하더라도 글을 완성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3순환 기간 동안 스터디를 통해 매일 답안 작성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시험에서도 그는 “답안의 형식적인 부분이나 서-본-결의 구조는 많이 미흡했지만 ‘문제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과 ‘쓰고 싶은 말 중 출제 의도에 맞는 것만 선별해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답안작성 요령을 전했다.
최연소 합격의 비결을 묻자 박 씨는 “공부의 방법은 사람마다 다 각자 맞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저 같은 경우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떤 주제들에 대해 집요하게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합격의 비결을 꼽았다.
면접시험은 2차 합격자들 간의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고 자교 언어교육원에서 영어 토론 수업도 들었다. 합격자 발표 직후 전체 합격자들이 랜덤으로 10개 조를 나누어 매번 다른 조와 조인트 스터디를 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혼자서는 외교안보연구소에서 간행하는 ‘주요 국제문제 분석 시리즈’를 읽었고, 인성 면접에 대비해 그간의 삶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면접시험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면접시험에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경청하는 태도와 진솔한 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있듯 수험기간에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체력’이다. 그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지 않아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자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했다”며 “하지만 올해 2차 시험을 치면서 건강에 큰 무리가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험생들께 운동을 병행할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다”라고 조언했다.
박영은 씨는 수험공부에 좀 일찍 뛰어들었지만 학교와 병행한 탓에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주말마다 본가에 가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며 “주중에만 공부하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산책을 하는 시간이 스트레스 극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외교관의 길에 첫발을 디딘 그에게 앞으로의 진로와 포부를 묻자 그는 “앞으로는 외교관으로서 어떤 공부와 경험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겸허하며 마음을 다하는 외교관이 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수험생들에게도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고시를 공부한다는 것이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일인 것을 저도 수험 기간이 짧지 않은 만큼 잘 알고 있다”며 “이 길의 끝이 지금은 잘 보이지 않을지라도 여러분은 해낼 수 있다”고 마음으로 응원의 말을 전했다.
끝으로 2016년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함께 해 주셨던 가족들과 주위 분들께 감사의 뜻을 표함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항상 지지해주시고 같이 울고 웃은 부모님,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멀리서도 동생의 안부를 묻고 응원해준 오빠들, 새언니, 은상이 고맙습니다. 아울러 수험기간 내내 많은 도움을 준 친구, 선배님, 후배들과 같이 고생한 우리 스터디원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