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3년 공인회계사시험 수석 문관우 씨 “이런 것까지 알려고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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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3년 공인회계사시험 수석 문관우 씨 “이런 것까지 알려고 했기에”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9.01 17:2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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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58회 공인회계사시험 수석 문관우 씨부산외고 졸업/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
2023년 제58회 공인회계사시험 수석 문관우 씨
부산외고 졸업/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

“한 문제를 풀어도 ‘왜?’ 질문 던지며 계속 응용해보려 노력”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고려하고 하나라도 더 쓰자고 생각”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뭐 이런 것까지 알려고 해?”

2023년 공인회계사시험에서 수석을 거머쥔 문관우 씨가 고시반 동료에게 들었던 말이자, 그의 합격 비결이다. 타인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이유를 찾으려고 했던 것, 그는 그런 자세가 수석합격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단순하게 연습서를 반복해서 읽고, 답지를 보고 정답을 확인하는 방식의 공부는 여러 번 가본 장소를 내비게이션을 보고 따라가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어쩌면 지도에는 없는 지름길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에게 더 적절한 길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내비게이션만 따라가다 보면 그런 길들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문 씨는 “시험장에 가서 문제를 푸는 것은 가보지 않은 곳을 내 힘만으로 걸어가야 하는 것이기에 한 문제를 풀어도 ‘왜?’라는 질문을 하고, 계속 응용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자세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에도 없는 길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온 끝에 얻은 수석합격의 영광. 그 소감을 물었다. 문 씨는 “처음 수석합격이라고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니 신기하고 기분도 좋다. 한편으로는 책임감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지금은 이 순간에 집중하고 여유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씨는 아직 학부에서의 공부가 한참 남아 있는 만 21세의 학생이다. 부산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한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코로나 학번에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며 1년 반을 휴학한 터라 합격으로 기쁜 와중에도 3학년 1학기로 복학하며 처음으로 대면 수업에 나가는 게 긴장이 된다고.

그가 공인회계사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회계사라는 직업의 특성에 끌렸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무언가를 접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문 씨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인데, 회계사가 되면 유연한 조직문화 속에서 다양한 기업이나 클라이언트, 동료 회계사들을 만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도전의 계기가 됐다.

대학 입학 때부터 회계사시험에 관심이 있던 친구가 있어 중급회계 강의를 잠시 수강하고 전공 수업에서도 회계과목을 중심으로 수강했는데, 이 과정에서 회계에 대한 흥미도 생겼다. 당시의 경험 덕에 본격적으로 수험을 시작했을 때 회계 강의를 좀 더 수월하게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1월 3일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수험생활 중 첫 6개월 정도는 혼자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나머지 1년가량은 고시반에서 공부했다. 1차시험의 경우 연습서 강의는 회계, 세법, 재무관리 순으로 수강했고 기본강의를 들은 후 10월 중순까지도 연습서를 봤다.

문 씨는 “1차를 위해서는 회계, 세법 연습서를 확실히 통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재무관리는 연습서에서 내용이 많이 어려워진다고 느껴 1차 기간에 듣고 익혀놓은 것이 동차 기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경제는 7월에, 9~10월에 상법과 경영 순으로 수강했는데 앞서 설명한 연습서 강의 후 해당 과목을 반복해서 공부하면서 경제, 상법, 경영 강의를 병행했다. 그는 “1차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소요 시간이나 난이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 나머지 과목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시간을 두고 강의를 통해 개념을 착실히 익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상법과 경영은 막판에 반복해서 보면서 외우는 과목이기에 시험장에 갈 때는 부담이 덜했지만 처음 강의를 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서 당황하기도 했다. 때문에 상법과 경영 강의를 더 늦게 들었다면 쫓기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1차에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과목은 세법이었다. 특히 시험 직전에 부담감이 컸는데 국기법, 말문제, 기타세법 등 평소에 거의 공부하지 않던 내용들이 실제 1차시험 기출을 보면 생각보다 비중이 크고 한두 번 본다고 실력이 크게 늘지도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문 씨가 택한 방법은 정공법이었다. 그는 “해당 부분을 정말 자주 봤다”며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금방 까먹었고, 계속 다시 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분에서는 선택과 집중도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2차 때는 고시반에서 공부하면서 스터디 비중을 늘렸다. 문 씨는 “스터디가 정답은 아니지만, 기출이나 사설 문제집을 풀 때 더 실전과 같이 접근할 수 있고 각자 연습서에서 어려웠던 문제를 뽑아 공유하는 등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스터디의 효과를 전했다.

동차 기간에는 다른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회계감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물리적인 시간도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고시반에 있는 유예생들과 비교했을 때 실력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져 부담이 됐다.

이번에도 문 씨는 정공법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무식하게 그냥 시간을 많이 투입하기”가 그의 선택이었다. 문 씨는 “회계감사는 결국 암기를 해야 한다”며 “강의를 들은 직후 더 오래 공부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서 목표한 스케줄에 맞춰 억지로라도 암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암기를 하면서도 각 단원들의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는 “회계감사는 실무와 가까운 과목인데 수험생들은 그냥 책으로 이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니 ‘내가 감사담당자라면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살아있는 지식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특히 올해 시험처럼 감사가 출제되는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술형 시험인 2차에서는 답안작성 요령이 매우 중요하다. 문 씨는 ‘문제에서 제시한 바를 고려하고 하나라도 더 쓰자’고 생각했다.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문제를 꼼꼼히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좀 더 세심하게 찾아’ 답을 작성하는 게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분량 요구사항이나 질문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용만을 깔끔하게 작성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

‘하나라도 더 쓰자’는 생각은 매우 어려웠던 이번 2차시험에서 주효했다. 그는 “회계감사 시험을 치르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문제가 어려웠지만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며 아는 내용은 최대한 다 쓰려고 했다”고 이번 시험을 떠올렸다.

이어 “재무관리 마지막 문제처럼 감을 못 잡겠는 분야가 출제돼도 연관이 있는 내용 중에 내가 아는 내용을 최대한 작성해서 제출했다”며 “시험장에서의 절실함이 두 달 후 1, 2점이 되어 합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답안을 작성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수험기간에 비해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월하지는 않았다. 특히 고시반에 들어가기 전 6개월이 가장 힘들었다. 주변에 시험 정보를 물어볼 사람도, 생활을 공유할 사람도 없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며 무슨 수업을 들어야 할지 찾아봤는데 수험생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줄임말도 알아듣지 못해 당황하기도 했다.

문 씨는 “그때는 고립된 기분이었고 내가 공부하는 것을 비교하거나 평가받을 수 없어 항상 불안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그는 “수험생활 속에서 모두가 불안과 불확실성을 느끼고 그걸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나를 믿고 주위와 지나치게 비교하거나 결과에 매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과 결합되어 나오는 것이니 매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불안함과 함께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힘든 시간들 속에서 즐거웠던 경험들도 많았다고 했다. 늘 공부하는 일상 중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 문 씨는 주에 하루 정도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밖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시험이 끝나고 수험기간 동안의 사진첩을 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추억들이 있었고 이 추억들이 내가 수험생활을 잘 끝낼 수 있게 해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통과 즐거움이 함께했던 수험생활의 경험은 그와 같은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응원으로 이어졌다. 문 씨는 “이번 2차시험 결과가 같은 수험생의 시각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이 회계사시험을 준비하기에 저도 정말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위로와 함께 “그럼에도 각자의 목표를 향해 도전한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합격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마시기를 바란다!”며 힘찬 응원을 전했다.

수석합격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으며 수험생활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학생인 그에게는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문 씨는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해왔다. 대학에 올 때도, 수험생활도 마찬가지다. 공부하는 것과 사회에 나가 일하는 건 아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또 배워 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석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사실 큰 포부는 없다. 시작점에서 운 좋게 한 걸음을 잘 내디뎠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자만하지 않고, 착실하게 한 걸음씩 걸어서 더 멀리 나아가고 싶다”는 문 씨의 말에서 겸손한 자세와 단단한 심지를 느끼며 그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과 기대가 생긴다.

끝으로 문 씨는 그가 수험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도움을 준 이들을 향한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수석 소식을 전하고 정말 좋아하셨는데, 제가 겉으로는 너무 티 내지 마시라고 했지만, 좋아하시는 거 보고 저도 마음이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돈 한 푼 안 벌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늘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고시반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실제로 정말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경우회, 경현재 형, 누나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더불어 고시반이 전부는 아니지만, 수험생활 과정에서 고시반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이번 학기부터 축소 운영되고 있어 정말 아쉽습니다. 수험생들 간 서로 도움을 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앞으로 또 많은 수험생분들이 목표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도 덧붙여봅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준희, 기윤이를 비롯한 고등학교 친구들, 연대에서 만난 많은 분들 제 수험생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덕분에 잠시나마 공부에서 벗어나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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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수험생 2023-09-02 01:47:10
축하한다
나도 이제 힙격해야제

진욱도 2023-09-01 21:43:07
축하합니다

ㅇㅇ 2023-09-01 19:57:54
수석이 비서울대라니.. 참 망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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