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322) / 행복하기 위해서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왜 사는지를 물을 때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대답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행복이 무엇인지를 물으면 추상적인 질문에 잠시 당혹해한다. 행복이 감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타인과 완벽히 일치하는 행복의 조건은 다르기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행복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단지 즐거움만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밤새 게임을 해도 재미를 느끼지만 행복하다고 생각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행복은 의미를 부여하는 데 있어야 한다. 시간을 내어 식구들과 또는 연인과 함께한 여행이나 산책, 등산 등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남는다. 의미가 없는 즐거움은 단지 쾌락으로 전도될 수 있기에 행복은 의미와 즐거움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 TV를 볼 때면 어김없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정경이 펼쳐진다. 정치면도, 경제면도 그리고 사회면도 복잡다단하긴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세상을 향해 악다구니를 치고 또 누군가는 침묵으로 세상을 마주한다. 진실을 알고 싶고 그 진실에 대한 갈망으로 뉴스를 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기대하는 뉴스는 없는 듯하다. 이런 세파 속에서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일에 무심히 살아가다 보니, 새삼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지금 이 일을 완수하면,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이번 일만 잘된다면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살아온 시간이 떠오른다.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보다는 당장에 앞에 놓인 일에만 몰두한 인생이었다. 뒤돌아볼 여유를 갖기보다는 눈앞에 닥친 일에만 급급해 살아온 세월이었다. 그리고 항상 앞을 보며 왔지만 뒤돌아보거나 곁을 살필 생각을 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세상에 부딪히며 이리저리 분주히 살아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추억의 저편에 기다리던 지난 시간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자격증 시험을 위한 교재 작업을 한 지도 시일이 꽤 되어간다. 처음에는 막막한 작업이었지만 밤샘 작업으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간다. 시험이란 일정에 매달리면 시간은 정말 빨리도 지나간다. 시험일이라는 목표를 앞에 둔 경우, 오로지 모든 일정은 시험일을 향해 달려가게 되어 있다. 시험이 막상 끝나면 별것 아닌 것처럼 가벼운 하루지만, 시험 전에는 무겁고 힘겹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시험은 누구에게나 힘겹고 무겁다. 하지만 힘겨운 시험공부의 결말에는 행복이라는 이름이 있을 것이다. 시험을 통과했을 때 누리는 안도감과 기쁨은 즐거움과 의미를 부여하기에 족한 사건이다. 반대로 시험에 낙방하는 경우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다는 실망감은 행복의 조건에서는 부적합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도전은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훗날 알게 된다.
행복은 성공에 있을 것 같지만 원하던 성공을 부여잡고 있어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모두 불행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인생은 새옹지마라 하지 않던가. 살다 보면, 좋은 일이 항상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쁜 일이 항상 반복되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이다. 세상은 늘 변한다.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세상의 모습이지만 이러한 난관을 기회로 바꾸려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처음부터 원해서 태어난 인생은 없다. 태어남의 선택은 없었지만, 인생에는 무수한 선택상황이 존재한다. 밝음으로 갈 것인지, 어두움을 택할 것인지는 의지의 영역이며, 생각과 판단의 영역이다. 처한 상황이 힘들고 어렵지만 긍정의 힘으로 무장한 이들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하고 배움을 얻는다. 처한 상황이 유리하다고 교만하는 이들은 언제나 승자로 남기를 바라지만 언젠가는 교만의 늪에 빠지며 혹독한 곤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수험생들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그 대답은 각양각색일 수 있지만 공통된 답 중 하나는 빨리 합격하는 것이다. 합격은 행복의 기초가 되고 발판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정을 무시한 속도와 효율만을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시험에서 합격하리란 믿음을 갖고 나의 순서가 될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 시간이 행복이라면 우리는 지금 행복의 한가운데에 있다.
올해는 유난히도 특이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서 살고 있고 미리 대처할 여유도 없이 마주하게 된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자영업자의 비통함과 절규는 하늘에 닿을 듯 했지만 모두가 침묵했다. 더 이상의 고통은 없을 것 같던 세상은 끝 모를 종착역으로만 향하는 느낌이다. 실업의 통증이 소리 없이 다가오는 세상에서 경제적 고통은 만성이 되어 간다. 강자와 약자의 이분법적 구조에서 약자는 언제나 빈자의 몫으로만 남는다. 이래저래 진통은 있지만 자격증시험 및 공무원 시험의 열기는 아직도 뜨겁다. 안정을 찾아서 그리고 정년보장을 찾아서 고군분투하는 대한민국이 되었다.
칼바람이 뺨을 스친다. 언제부터인가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것이 신기하지도 멋지지도 않은 나이가 되었다. 눈이 내리면 소망을 빌기 위해 두 손을 곱게 모으던 일이 옛 이야기가 된 것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언젠가 피어날 날을 기다리며 나무는 남루한 모습으로 기꺼이 남는다. 수험생인 그대의 행복은 무엇일까? 시험은 행복으로 향하는 입구이며, 합격은 그 종착역이기에 우리는 지금 행복 여행 중이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간이지만 올해는 합격이라는 행복한 뉴스 하나를 자기 자신에게, 가족에게 전하고픈 순수한 동력을 잊지 않고 이 시간을 잘 보내길, 올해는 그대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원해 본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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