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결과] 올 세무사 2차시험, “최악의 출제” 비판 쏟아져
회계학 1·2부 “공부해도 안 해도 못 푸는 문제, 변별력 없어”
“2021년 세법학 1부 82.3% 과락으로 논란 빚고도 또다시?”
“산인공, 출제·검토 과정 밝혀야”…출제 시스템 개선 등 촉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세무사 2차시험은 지나치게 지엽적인 내용과 시험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출제 등으로 매우 높은 체감난도를 형성하며 변별력을 상실한 “최악의 출제”라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21년 세법학 1부에서 82.3%의 과락률을 기록하며 공무원 특혜 의혹 등 논란을 빚고도 또다시 부적절한 출제를 보인 점에 대해 수험생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2024년 제61회 세무사 2차시험이 종료된 직후부터 법률저널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7.7%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의견을 보여 평이했다는 반응이 77.6%였던 지난해와 극명히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시험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는지를 묻는 질문에 79.7%의 응답자가 “훨씬 어려웠다”, 18%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1.5%, “훨씬 쉬웠다”는 0.8%에 그치며 사실상 모든 응답자가 이번 시험이 더 어려웠다고 평가한 셈이다.
이처럼 높은 체감난도가 형성된 데에는 회계학 과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회계학 2부는 응답자 92.5%에게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지목되며 큰 비판을 받았다. 이어 회계학 1부는 3%, 세법학 1, 2부는 각 2.3%의 선택을 받았다. 반대로 가장 평이했던 과목을 묻는 질문에는 세법학 1부가 60.2%로 가장 많았고 세법학 2부 33.1%, 회계학 1부 5.3%, 회계학 2부 1.5% 등의 비율을 보였다.
각 과목별 구체적인 체감난도 평가 및 응답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회계학 1부의 체감난도는 “아주 어려웠다” 28.6%, “어려웠다” 59.4%, “보통” 11.3%, “쉬웠다” 없음, “아주 쉬웠다” 0.8% 등이었다. 회계학 2부까지는 아니어도 회계학 1부 역시 응답자 열의 아홉이 높은 체감난도를 보인 결과다.
응답자들은 이번 회계학 1부 시험에 대해 “너무 고난도였다”, “처음 보는 주제들이 나왔다”, “일관성 있게 냈으면 좋겠다”, “최근 2년간 넓은 범위, 다양한 문제에서 다시 좁은 범위의 심화 주제로 출제 기조가 바뀐 것 같다”, “원가 문제 3번 물음 2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재무회계 실력 검증에 적합한 출제는 아니었다”, “재무는 큰 주제 안에 여러 유형이 나뉘어 나와 두루 공부한 사람이 유리했을 것 같다”, “문제 수가 매해 다르니 혼란스럽다” 등으로 평했다.
“다양한 주제에서 출제되면 좋겠다”, “재무회계 쪽이 지엽적이어서 체감상 난도가 높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풀 수 있도록 내야지 자꾸 지엽적으로 내면 열심히 한 사람들은 좌절한다”, “어느 정도라도 풀 수 있게 내달라”, “지엽적인 것만 골라서 낸 것 같다”, “문제를 명확히 기술해줬으면 좋겠다”, “시간 안에 못 풀게끔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많았다. 이걸 출제한 교수는 시간 안에 문제를 다 읽고 풀 수 있을지 궁금하다”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또 “예상하지 못한 단원이 깊게 출제돼 어렵게 느껴졌지만 문제는 깔끔하고 좋았던 것 같다”, “재무회계는 딱 나올 곳에서 나왔지만 난도가 높았고 원가는 시간 내에 풀기에 문항 수가 너무 많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출제였다”, “다양한 단원에서 출제해야 한다. 좁은 범위에서 깊게 내면 운 좋게 점수 잘 받는 사람이 발생해 형평성을 상실한다”, “너무 지엽적인 출제로 실력평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등의 지적도 있었다.
“최근 쪼개 내기를 통해 여러 개념을 잘 아는지 물어보는 공정한 유형을 보였는데 왜 또 갑자기 통으로 문제를 내는지 모르겠다”, “재무회계는 과거 출제 기조로 나와 당황스러웠다. 원가관리회계는 평이한 주제였으나 쉽진 않았다”, “20개가 넘는 주제 중에 2개 주제만 몰아서 출제한 점이 경악스럽다”, “모 강사 연습서에만 있는 문제가 출제돼 다른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피해를 크게 봤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다.
지나치게 높은 난도로 논란의 대상이 된 회계학 2부에 대해서는 “아주 어려웠다”는 의견이 무려 92.5%에 달했다. “어려웠다”는 6%, “보통”은 없었으며 “쉬웠다”와 “아주 쉬웠다”는 각 0.8%로 미미했다. 사실상 모든 응답자가 회계학 2부에서 어려움을 겪은 결과다.
과도한 난도에 따른 비판도 거셌다. 응답자들은 이번 회계학 2부 시험에 대해 “시험의 본질을 망각한 출제”, “공부를 한 사람도 시간 내에 답을 구하기 어려워서 공부를 안 한 사람과 점수 차이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 “출제자의 자격 미달이 의심된다”, “시험 범위 내에서 공정하게 출제됐어야 한다. 특정 대학 시험과 유사하게 내는 방식,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일부러 혼란을 주는 것은 공부한 시간과 양을 기만하는 것이다” 등으로 비판했다.
“공무원 특혜 이후 불공정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으면서 아무도 못 풀게 내면 이것 또한 심각한 불공정이다”, “매우 지엽적인 출제가 무려 50점 전체에 적용돼 출제됐다. 이 사안에 대한 수험생들의 인식은 매우 심각한 상태로 유명 강사의 총평에서도 과락률 최소 75%를 예상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출제자, 검토 위원, 산인공 모두에 문제가 있다. 산인공은 출제 과정이 누가 어떻게 검토했고 의견은 어땠는지 밝혀야 한다”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온다”, “인생 대부분을 투자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고득점 할 수 있게 출제해야지 이런 식으로 출제되면 막 발을 들인 초시생이나 오래 공부한 장수생이나 똑같이 낮은 점수를 받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게 공정인가”, “수험생을 기만하는 수준”, “전혀 책임감 없는 출제”, “나올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만 나왔다”, “지엽적인 단원에서만 출제돼 실력 검증에 적합하지 않다” 등의 평가도 있었다.
“문제 오류가 다수 있었다. 예를 들어 2024년의 세무 조정을 물으면서 2026년 시점을 제시한다거나 윤년에 대한 가정이 일부 문제는 있고 일부는 없었으며 세법 문제에 회계처리에 따라 답안이 달라지게 만들었다”, “세무회계인데 재무회계 문제인 줄 알았다”, “문제 오류, 가정의 불성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변별력이 존재하지 않는 시험”, “모 학교의 중간고사 출제 문제라는 얘기가 있어 공정성이 의심된다” 등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아울러 “시간 내에 풀 수 없는 문제였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대비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조건이 명확하게 주어지지 않았다. 회계처리에 따라 또는 시점에 따라 세무조정이 달라지는데 명확한 해석이 불가하다”, “작은 실수로 거의 모든 문항을 틀리게 하고 단 한번도 나오지 않은 주제들만 내는 등 치졸하게 난이도를 조정한 유감스러운 출제였다”, “출제 검토자에게 더 화가 난다”, “너무 복잡하게 섞어놨다” 등의 견해도 나왔다.
이 외에도 “실무와 연관 없는 지엽적인 주제들로 오로지 시험을 위한 시험이라고 느꼈다”, “너무 어려웠다. 함정도 많고 세무사시험은 물론 회계사시험에서도 다뤄지지 않는 문제가 많았다“, “문제 형식이 세무사시험과 달랐고 서울시립대 중간, 기말시험과 비슷하다고 한다”, “문제도 복불복, 채점도 복불복, 아주 부정 덩어리인 시험”, “역대 가장 황당한 난이도”,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참담하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회계학 과목들에 비해 세법학은 상대적으로 낮은 체감난도를 보였다. 세법학 1부에 대해서는 “아주 어려웠다” 6%, “어려웠다” 20.3%, “보통” 60.2%, “쉬웠다” 12%, “아주 쉬웠다” 1.5%의 체감난도 분포가 나타났다. 세법학 1부에서 대량 과락자를 내며 세무 공무원 특혜 논란을 빚었던 2021년 시험 이후 세법학 1부는 다른 과목에 비해 평이한 출제를 이어가고 있다.
응답자들은 이번 세법학 1부 시험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한 가운데 “법령 위주로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 “이상한 데서 좀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 중요한 개념도 많은데 법리적으로 중요한 부분도 아닌 절차법에서 배점을 그렇게 크게 내는지 모르겠다”, “공부했다면 어렵지는 않았을 듯하다”, “회계학 2부에서 멘탈이 나가서 뭘 쓴지도 모르겠다”, “동차 입장에서 챙기기 어려운 주제들이 많았다” 등으로 평가했다.
세법학 2부의 체감난도는 “매우 어려웠다” 6%, “어려웠다” 23.3%, “보통” 58.6%, “쉬웠다” 10.5%, “아주 쉬웠다” 1.5% 등으로 집계됐다. 세법학 1부와 대체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으며 마찬가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이번 세법학 2부 시험에 대해 “쪼개서 질문을 여러 가지로 물어본 건 좋았다”, “작년과 비슷했다”, “공부량과 사고의 수준을 요했다. 시험 시간에 그걸 생각하기엔 아쉬웠다”, “법령 위주로 출제해 수험생의 부담감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난이도 조절에 적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처럼 회계학 과목에서 부적절한 출제가 지적되면서 출제 시스템의 개선에 대한 요청이 다수 제기됐으며 무더위를 피해 시험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 등도 여럿 나왔다. 이번 시험을 치르면서 느낀 특이점이나 개선을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인생을 걸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문제를 제대로 내주길 바란다”, “회계2는 말이 안 된다. 출제부터 검토까지 했을 텐데 이 모든 과목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등을 요청했다.
“올해부터 수험료가 2배 상승했음에도 출제 오류, 해석의 여지를 만드는 문제가 사전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작년과 올해의 난이도 차이가 너무 크다”, “주요 주제 위주로 변별력 있는 주제를 섞어 출제해야 하는데 물어보는 주제가 다양하지 않아 실력보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시험이었다”, “회계학 2부에서 80% 넘게 떨어질 텐데 나머지 3과목은 왜 보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등 출제에 대한 비판이 다수 제시됐다.
“출제 기조에 일관성이 없어서 수험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식으로 출제·검토할 거면 산인공은 세무사시험에서 손을 떼는 게 맞다”, “시간에 맞게 풀 수 있도록 출제하길 바란다”, “회계사시험처럼 합리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검토위원을 두고 출제자 간 서로가 감독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이런 불상사가 없다”, “노력으로 합격할 수 있는 난이도로 출제해달라”, “한 과목 때문에 모든 수험생의 노력이 묻히는 게 아쉽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또 “회계학 2부의 난이도가 심각하고 변별력이 없었다. 답안양식도 생소하고 문제와 서술에 오류가 많아 검토를 했는지도 의문이다. 출제위원인 모 교수의 대학교 시험과 유사하게 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문제 유출이 아닌지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답안과 출제자를 공개해줬으면 한다. 출제위원회에는 난이도를 검수하는 사람이 아예 없는지도 묻고 싶다”, “자격 있는 출제자가 출제하면 좋겠다” 등도 요청했다.
특히 “절대평가인 시험으로서 매년 난이도가 들쑥날쑥한 것은 정말 문제다. 그런 것을 조절하라고 검토위원이 있는 게 아닌가”, “출제자가 문제를 형편없이 출제하면 세무사 자격증을 박탈하는 제도 정도는 있어야 책임감을 가지고 출제할 것 같다”, “시험은 출제자의 창의력 싸움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대로 출제 관리를 하지 못할 거면 다른 기관으로 관리를 이관했으면 좋겠다” 등 출제 및 관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회계학의 지나친 난도 상승이 공무원 특혜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세무 공무원 경력 등으로 2차시험의 세법학 과목을 면제받는 경우 합격선은 일반 응시생들의 합격선, 전 과목 평균 점수, 회계학 2과목의 평균 점수 등에 연동해 조정된다. 전 과목 평균에 비해 회계학 과목의 평균이 저조하면 공무원 경력자의 합격선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응답자는 “회계학 과목의 모 강사의 연습서에만 있는 문제를 내거나 기출 경향과 전혀 다른 형식으로 이상하게 출제하면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는 세무 공무원의 합격선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또 다른 응답자도 “회계학만 말도 안 되게 어렵게 내면 세무 공무원 특혜 폐지되기 전에 막차 태워주려고 젊은 청년을 죽였구나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라며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시험 일정과 관련해서는 “흔히 문과 8대 전문직이라고 불리는 자격증 중에서 8월 초에 시험을 시행하는 것은 세무사밖에 없다. 산인공에서 주관하는 많은 시험 일정을 조율해서 정해야겠지만 수많은 시험 중에 왜 세무사시험을 최악의 시기로 배치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시험 일정이 꼭 개선돼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
한편, 지난해 세무사 2차시험의 합격선은 59.75점이었다. 과목별로는 세법학 2부에서 과반의 응시생이 과락점을 받았고 회계학 2부도 높은 과락률을 보이며 응시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세법학 2부는 과락률이 2022년 41.15%에서 53.68%(5527명 응시, 2967명 과락)로 껑충 뛰며 가장 높은 과락률을 보였다. 평균 점수도 41.57점에서 37.07점으로 낮아졌다.
회계학 2부의 과락률은 45.88%(6235명 응시, 2861명 과락)로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2022년의 59.22%에 비해서는 완화된 결과를 냈다. 평균 점수는 35.27점에서 41.64점으로 상승했다. 회계학 1부의 과락률은 50.44%에서 36.12%(6317명 응시, 2282명 과락)로 낮아졌고 평균 점수는 39.73점에서 46.82점으로 높아졌다.
세법학 1부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가장 좋은 기록을 보였으나 2022년에 비해 과락률은 12.6%에서 29.37%(5553명 응시, 1631명 과락)으로 상승하고 평균은 53.14점에서 45.75점으로 하락했다. 회계학의 지나치게 높은 난도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합격자 발표는 오는 11월 13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