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98) / 과정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를 벗어나 점차 식견을 갖추고 학문을 이루어 유식한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길은 매우 험난하고 지루하리만치 긴 과정이기도 하다.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가? 가끔은 외롭고, 때로는 혼자서 걸어가는 길처럼 적막할 때도 있을 것이다. 어려운 과정처럼 느껴지고, 거대한 산처럼 오르기에 힘겨울 때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수험생이 되면 갖게 되는 감정이고 겪게 되는 불안감과 피로감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비슷하지 않던가? 사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장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산전수전, 공중전을 경험하고 견뎌야 할 전쟁터이고 지옥이다. 퇴직금을 몽땅 투자해도 얼마 못 가서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야심차게 시작하여도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면 순식간에 시간과 재산을 잃는 것이 사업의 세상이다. 밤을 새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노력을 한다. 그렇지만 잠을 줄여가며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해도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것이 세상에서 마주했던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있어서, 시험에 있어서는 너무 안이한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일관하는 이들이 많다. 세상에서 경험한 지혜와 이치는 모두 잊은 채 말이다.
일희일비하는 세상이다. 한 번 기뻤으면, 한 번 슬픈 날이 있는 법이다. 오늘은 행복하지만 내일은 불행할 수 있는 것이고, 오늘은 졌지만 내일은 이기는 법이다. 그래서 성인들은 말한다.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한 번 실패했다고 크게 낙심하여 세상을 모두 잃은 것처럼 상심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 시험에 떨어졌다고 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거나 용기를 꺾지는 말아야 한다. 반면에, 누군가의 실패에 그 사람을 실패자라고 낙인을 찍어서도 안 된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나 행복으로 가는 과정은 험난하고 고된 것이며 이것이 세상의 이치며 진리인 것을 알아야 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는 것처럼, 고된 과정으로 얻은 것이야말로 참되고 복된 것이다.
또한 올바른 길을 찾는 과정에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번 들어온 생각을 바꾸려면 몇 배의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시행착오 끝에 인생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 깨친 소중한 실패일지라도 당시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이 크기에 더욱 그러하다. 먼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모습을 참고하는 일은 그 길을 뒤따라 가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룬 길을 따라 가는 일은 그만큼의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우리 역시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 않은가? 훗날 누군가가 그대의 길을 흠모하고 따를 그 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의 자식이, 나의 후배가, 나를 아는 지인이 나의 길을 따르고 있다면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묵직하고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실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성공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큼의 의미를 두어야 한다. 도전하지 않은 이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이고 그저 남의 이야기를 주워들어서 떠드는 일에 불과하기에 그러하다. 실제로 도전하고, 실패하며,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는 누군가가 훔쳐갈 수도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지난 수요일은 필자가 강의하는 산업안전지도사의 2차 합격자 발표일이었다. 초시로 1차를 합격한 수험생부터 몇 번의 도전과 시행착오를 한 수험생까지 다양하지만 어느 경우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는 없다. 현재의 마음가짐과 현재의 노력과 성실함이 중요하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하지만 머리가 좋으면 머리만 믿고 노력과 성실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일이 많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도 암기나 이해가 빠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수업을 듣고 책을 펼쳐 보아도 이해와 암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학습능력이 조금 뒤처지는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치를 과소평가하여 노력으로 이를 보충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노력이라는 모습으로, 성실함이란 모습으로 나타나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았다.
공부란 한낱 기술에 불과하다. 기술을 연마하고 시험에 있어 큰 줄기를 찾고 갈고 닦은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꾸준히 반복하는 성실함으로 무장한다면 누구나 시험의 달인이 된다. 유능한 목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환경이 좋다면 금상첨화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좋은 환경이 마음을 느긋하게 하고 나태함을 불러낸다. 녹록지 않은 상황을 기회로 여기며, 힘들고 어려운 지금의 환경을 벗어나려는 의지와 용기로 삼는다면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나태함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은 용기라 한다. 상황이 좋지 않고 하는 일이 잘 안 될 때는 내가 성숙해지고 겸손해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준비하는 도약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성찰의 시간이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을 만큼 힘들 수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이 생길 수 있기에 그러하다.
한 번의 시험이 끝나고 오랫동안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수험생이 간혹 있다. 지난 것은 이미 지난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비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임에도 과거에 연연해 스스로 마음을 상하는 경우이다. 미흡한 삶을 살았던 과거보다 앞으로 더 미흡하고 후회스러운 삶을 사는 미래가 더 끔찍하다. 혼자 과거에 매달리는 사람만 손해다. 과거를 용서하라. 과거를 용서하면 강해진다.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현재를 충실하게 살자. 과거의 상처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때 치유되는 법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순간 지난 일은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법이다. 현재 모든 상황이 어렵고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도약대가 될 기회가 온 것이라고, 먼저 길을 걸어간 이들이 거쳐간 그 과정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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