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난도 높아진 노무사 1차, 예정된 합격자 급감

2024-06-26     안혜성 기자

응시자 9602명 중 2150명 합격…전년比 869명↓
최근 4년간 2차시험 절대평가 선발, 올해도 유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공인노무사 1차시험에서 수험가의 예상대로 합격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6일 ‘2024년 제33회 공인노무사 1차시험’의 합격자 215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이번 시험에는 1만 1646명의 출원자 중 9602명이 응시했다. 응시자는 991명 늘었지만 합격자는 869명이 줄면서 합격률도 35.05%에서 22.39%로 급락했다.

이는 최근 기록 중에서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최근 노무사 1차시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은 △2015년 1688명(49.7%) △2016년에는 2652명(65.8%) △2017년에는 2165명(53.39%) △2018년에는 2420명(59.84%) △2019년 2494명(47.33%) △2020년 3439명(55.44%) △2021년 3413명(51%) △2022년 4221명(60.28%) △2023년 3019명(35.05%) 등이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 같은 합격률 하락은 시험 문항 수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난도가 급상승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시험 종료 직후부터 법률저널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사실상 응답자 전원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합격 기준인 60점 이상을 획득한 응답자의 비율도 82.6%에서 63.4%로 급감했다.

이번 시험이 지난해보다 어려웠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71.8%가 “훨씬 어려웠다”, 24.1%가 “어려웠다”고 평했으며 “비슷했다”는 2.8%, “쉬웠다”는 0.9%, “훨씬 쉬웠다”는 0.5%로 미미했다.

응답자들의 가채점 점수는 90점 이상은 없었으며 80점 이상 90점 미만 0.9%, 70점 이상 80점 미만 16.2%, 60점 이상 70점 미만 46.3%, 50점 이상 60점 미만 27.3%, 40점 이상 50점 미만 7.4%, 40점 미만 1.9% 등의 분포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90점 이상 1.6%, 80점 이상 90점 미만 4.8%, 70점 이상 80점 미만 27%, 60점 이상 70점 미만 49.2%, 50점 이상 60점 미만 11.1%, 40점 이상 50점 미만 3.2, 40점 미만 3.2%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80점 이상은 6.4%에서 0.9%로, 70점 이상은 33.4%에서 17.1%로 크게 줄어들었다. 합격기준인 60점 이상 득점자는 63.4%로 지난해는 물론 2021년의 87.6%, 2022년의 96%와도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이번 시험의 난도 상승에는 문항 수 증가도 영향을 미쳤지만 수험생들은 문항 수 증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 보다는 출제 유형 및 난이도의 급격한 변화와 시험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출제 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또 시험의 신뢰도나 타당성의 확보보다는 2차시험 응시 규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부적절한 난이도, 노무사로서의 능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출제 범위와 문제 비중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합격자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2차시험 경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사시험은 1차와 2차 모두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획득하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규정하고 있지만 1차와 달리 2차는 합격 기준을 넘는 인원이 최소합격인원(현 300명) 보다 적어 사실상 최소합격인원을 선발인원으로 하는 상대평가와 같은 형태로 운영돼왔다.

다만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실질적인 절대평가로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2차시험 경쟁률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343명, 2021년에는 322명이 2차시험에 합격했으며 2022년에는 무려 549명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395명이 2차시험을 통과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참고로 최근 2차시험 응시인원과 합격률은 ▲2018년 9.94%(3018명 응시) ▲2019년 9.37%(3231명 응시) 등으로 낮아졌으며 처음으로 절대평가에 의한 합격자 결정이 이뤄진 ▲2020년에도 하락세는 이어져 8.86%(3871명 응시)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2021년에는 7.13%(4514명 응시)로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2022년에는 합격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10.71%(5128명)로 반등했으나 ▲지난해에는 8.36%(4724명)로 다시 하락했다.

이번 2차시험에서도 절대평가 선발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2차시험은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1일일까지 치러지며 11월 20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어 12월 9일 3차 면접시험이 진행되며 12월 26일 최종합격자를 공개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한편 이번 1차시험 합격자들의 연령은 20대가 113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738명, 40대 192명, 50대 68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60대 12명, 10대에서도 1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합격자들의 성별은 남성이 914명, 여성이 1236명으로 2022년에 이어 여초현상이 계속됐다. 여성 합격자의 비율은 2020년 41.64%에서 2021년 48.67%로 7.03%p 증가했으며 2022년 50.56%로 역전했다. 지난해에는 51.1%, 올해는 57.48%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합격률도 여성이 높았다. 여성 합격률은 24.28%, 남성은 20.25%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