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법고시 2차, 의대 증원 등 최근 이슈 다수 출제
낯설거나 지엽적 출제도 있었지만 “예년에 비해 무난”
처음 도입된 CBT 방식 호평…“마우스 있었으면” 요청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입법고시 2차시험은 의대 증원, 공무원 선호도 감소, 국회와 대통령의 상호견제를 위한 제도 등 최근 이슈를 다룬 문제가 행정학, 정치학 등 과목에서 다수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제40회 입법고등고시 2차시험이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치러졌다. 시험장에서 만난 응시생들은 체감난이도를 묻는 질문에 과목에 따라 난도 편차가 있었고 일부 과목에서 낯설거나 지엽적인 출제가 있었지만 예년의 수준에 비해서는 무난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먼저 5일간 이어진 일정의 포문을 연 행정법에 대해 응시생 A씨는 “2문에서 부령 형식으로 위임하라고 했는데 고시로 한 경우의 법리가 생소했다”는 응시 소감을 전했다.
응시생 B씨는 “큰 문제가 각론에서 나와서 어려웠다”고 말했고 응시생 C씨는 “사례형 문제들이 좀 풀이가 익숙하지 않은 게 나와서 당황했다”며 “주제 자체는 괜찮은데 출제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행정학의 경우 의대 증원, 규제, 공무원 선호도 감소 등 시의성 있는 주제들로 문제가 구성됐다. 이에 대해 응시생 D씨는 “모두 예상한 주제들이 출제돼 무난했다”고 평했으며 응시생 E씨도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이라 예측 가능한 부분이었다”고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정치학에서도 단점정부, 분점정부, 국회와 대통령의 상호견제를 위한 헌법적 제도, 기후 변화에 관한 초국적 협력 등 최근 이슈가 되는 사안이 출제됐다. 정치학의 경우 수험생들에게 낯선 개념이 다뤄진 점이 체감난도 상승 요인이 됐다.
응시생 F씨는 “3문에 생소한 개념을 활용해는 하는 게 나와서 당황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상황 대처 능력이 필요한 문제였다”고 말했고 응시생 G씨는 “1문은 나올만한 게 나왔는데 3문은 시험에서 나온 지 굉장히 오래된 파트가 나와서 당황했다”고 전했다.
셋째 날 일반행정직의 정치학과 함께 치러진 재경직 선택과목 중 통계학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에 예상치 못한 출제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무난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응시생 H씨는 “2, 3문은 평이했는데 1문의 3번 문제에 불의타성이 있어서 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재경직 시험 과목인 재정학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에서 작성할 수 있는 분량과 배점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고 계산이 딱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응시생 I씨의 경우 “2문에서 통상적인 출제 유형과 달리 대뜸 표만 주고 정액보조에 대한 노동탄력성을 물었는데 처음에는 뭘 묻는지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일반행정직 선택과목인 지방행정론에서도 최근 이슈가 다수 반영됐다. 응시생 J씨는 “요새 이슈가 되는 현안이 많은 과목인데 그런 부분에서 많이 출제됐다”고 전했고 응시생 K씨는 “작은 문제들이 좀 지엽적으로 나왔다”는 견해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일반행정직 선택과목인 정보체계론은 나올 만한 것 위주로 무난하게 출제됐다는 평을 얻었다.
마지막 날 치러진 경제학에 대해서는 예년에 비해 무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호발송 역선택, 솔로우 모형, 필립스 곡선, 오쿤의 법칙 등에 관한 문제가 출제된 가운데 응시생 L씨는 “어렵긴 했지만 입법고시 치고는 괜찮았다”고 평했다.
응시생 M씨는 “원래 입법고시 경제학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 시험은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일반행정직 수험생의 입장에서도 크게 무리는 없는 수준이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도입된 CBT 방식에 대해서는 호평 일색이었다. 다만 조금 더 수험생들의 편의를 반영해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으면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 제기됐다.
한편 이번 시험의 결과는 오는 7월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어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면접시험을 실시하고 최종합격자는 8월 2일 공개된다. 이번 입법고시 최종선발예정인원은 일반행정직 5명, 법제직 1명, 재경직 6명이다.
참고로 지난해에는 2차시험에서 일반행정직 7명, 법제직 4명, 재경직 7명, 올해는 선발하지 않는 사서직 3명, 전산직 3명 등 총 24명이 합격했다. 합격선은 일반행정직 69.33점, 재경직 68점, 법제직 59.55점, 사서직 51.25점, 전산직 77.47점이었다. 이번 시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