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CBT 도입, 남녀 합격률에 미친 영향은?…격차 더욱 커져
합격률, 남성 55.56%‧여성 50.10%…격차 5.46% 역대 최대
변호사시험에서 성별 공정성 향상…다른 국가고시에도 파급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논술 시험의 답안 제출 방식이 컴퓨터 기반 작성(CBT)으로 전환된 후, 남녀 간의 합격률 격차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기(手記) 시험에서 여성 응시자들의 필체가 일반적으로 더 깔끔하다는 인식이 있어, 남성 응시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필체의 주관적 평가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CBT 방식의 도입으로 모든 응시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답안을 작성하게 되면서 이러한 주관적 요소가 제거된 셈이다. 이로 인해 남녀 응시자 간의 불필요한 차별이 사라지고, 시험의 공정성이 보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여성 응시자의 합격률은 50.10%로 나타나 전년 대비 2.66%포인트 감소했으며, 이는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도 43.61%로 전년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남성 응시자의 합격률은 55.56%로, 전년 대비 2.35%포인트 상승하며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남녀 간의 합격률 차이가 이전의 1%포인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 올해에는 5.46%포인트에 달했다는 점이다. 2021년(제10회)에 3.91%포인트 차이를 기록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올해처럼 큰 격차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수치다.
이러한 남녀 간의 큰 격차는 논술형 시험의 컴퓨터 기반 답안 작성(CBT) 도입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CBT 도입은 시험 과정에서의 주관적 평가 요소를 크게 줄여, 과거 수기 시험에서 남성 응시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증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필기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CBT 방식이 합격률에 미친 영향을 시사한다.
논술 시험이 기존의 수기방식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많은 응시자가 더욱 명확하고 정확한 답안작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CBT 방식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필기 속도나 필체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시험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컴퓨터를 통한 답안 입력은 오류의 가능성을 줄이고, 더욱 정확한 성적 평가를 가능하게 했다.
이는 모든 수험생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동안 논술 수기방식 답안작성에서 악필로 어려움을 겪었던 수험생들은 이번 CBT 도입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수기 시험에서는 긴장을 많이 해 답안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험생들에게도 CBT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컴퓨터를 사용하여 답안을 입력하는 방식은 필기 실수를 줄이고, 수정이 쉬워 시험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며, 응시자들이 더욱 집중하여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수험생들에게 더욱 공정하고 일관된 평가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전반적인 시험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변호사시험에서 컴퓨터 기반 답안 작성(CBT)의 성공적 도입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다른 국가 고시에서도 논술형 시험에 CBT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올해 5월 27일부터 시행하는 입법고시 2차 시험에서는 경제학 등 그래프와 수식이 필요한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CBT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에 더해 5급 공채의 2차 논술형 시험에도 CBT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CBT 답안작성이 국가고시 전반에 걸쳐 더욱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시험의 공정성을 높이고, 평가의 표준화를 추구하는 중요한 발전으로 평가된다. CBT 도입은 수험생들에게 더욱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주관적 요소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시험 환경을 혁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