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신청절차 간소화’ 등 정부혁신 우수사례 선정

2023-11-23     안혜성 기자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에서 533건 접수…경진대회 개최
‘AI 활용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영상물 삭제 프로그램’ 대상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서울에 사는 A씨(17)는 몇 달 전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에게 협박받아 자신의 속옷 사진과 영상을 보내줬는데 그 파일들이 온라인상에 유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의 부모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신고했고 센터는 바로 온라인에 퍼진 A씨의 자료를 AI로 분석, 1~2분 만에 수백 개의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B씨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다가 깜짝 놀랐다. 몇 년 전만 해도 복잡한 서식과 어려운 용어로 어렵던 온라인 신청이 이제는 한두 번의 인증만 거치면 개인 데이터까지 자동 입력됐다. 또 재취업이나 지원금 안내같이 꼭 필요한 정보들을 알아서 추천해 주니 일일이 사이트를 뒤져가며 검색할 필요도 없었다.

#최근 광주광역시 내 중견기업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C씨는 월세 53만 원을 내고 생활하고 있다. 비싼 월세가 부담이 되는 차에 30분 거리인 화순군에 월세 1만 원짜리 20평형 아파트가 있다는 뉴스를 보고 신청해 당첨됐다. 월세 부담이 줄면서 청년저축계좌 입금액을 상한(50만 원)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국민의 일상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꾼 41건의 사례가 2023년 정부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상위 13건의 사례에 대해서는 경진대회를 진행했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는 ‘2023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24일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가 개최되는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시상한다고 밝혔다.

매년 정부혁신 우수사례를 발굴해 범정부적으로 공유·확산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전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으로부터 총 533건의 사례를 추천받아 지난 9월부터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국민 심사를 진행했다.

‘2023

이를 통해 선정된 총 41건의 우수사례 중 점수가 높은 13개 사례를 대상으로 이달 15일 경진대회를 개최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경진대회에는 전문가(10명)·국민평가단(현장 30명, 온라인 70명)이 참여하여 대상 1점(대통령상)과 금상 5점(대통령상), 은상 7점(국무총리상)을 선정했다. 경진대회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28점은 동상(행정안전부장관상)으로 결정됐다.

대상의 영예는 서울시의 ‘AI를 활용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영상물 삭제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이는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SNS상 피해 영상물 자동 검출 및 삭제 지원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인구 소멸 등 지역 문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사례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국 최초로 대형재난(화재, 사고, 구급 등)발생 시 긴급차량이 지자체 경계를 넘어 출동할 수 있도록 우선 신호를 제공한 경기도의 ‘광역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112신고 접수 시 신고자 핸드폰으로 문자를 전송해 신고자가 문자에 포함된 URL을 누르면 신고자 위치와 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112상황실에 전송되는 경찰청의 ‘보이는 112 신고서비스’는 금상을 받았다.

온라인 이용 패턴분석으로 실업급여 등 각종 정부 신청을 편리하게 만든 고용부의 ‘고객 중심의 범정부 신청 개선 모델’, 시·도에 관계없이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헬기가 출동하도록 출동체계를 구축한 소방청의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체계’, 세계 최초로 개발돼 수사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도 금상에 선정됐다.

국민연금앱에서 타기관의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국민연금공단, 인사처어학시험 부담을 경감한 인사처, 민간 협업을 통해 농산물 판로를 개척한 전남 진도군, 월 1만 원 아파트의 전남 화순군, 범정부적으로 전세 피해를 지원한 주택도시보증공사, AI기술로 불법폐기물을 예방한 한국환경공단, 전기차 충전기를 공동이용할 수 있도록 한 환경부의 사례는 은상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경진대회를 통해 선정된 우수사례들을 정부혁신 누리집인 ‘혁신24’에 공개하고 혁신사례들이 각 기관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주현 혁신조직국장은 “이번에 발굴한 우수한 혁신사례를 전 기관에 공유·확산함으로써 국민의 편의와 정부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더 안전한 사회, 더 편리한 일상을 위해 정부혁신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부혁신 우수사례 시상식에서는 올해부터 행정안전부와 한국행정연구원이 공동으로 발굴·확산하고 있는 정부혁신 최초·최고 사례에 대해 인증서를 수여한다. 세계 최초 사례로는 외교부의 점자여권과 특허청의 특허 인터넷 출원 등 4개가, 세계 최고 사례로는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의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가 선정됐다.

국내 최초 사례로는 한국도로공사의 도로 노면색깔 유도선, 경기 수원시의 긴급차량 우선신호 등 3개, 국내 최고로는 부산 북구와 충남 천안시의 횡단보도 그늘막 분야, 강원 삼척시, 대구 달서구, 경기 안양시의 어르신 안부 확인 등 9개가 인증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