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결과] 올 행정사 2차 응시생 69% “작년과 비슷하거나 쉬웠다”

2023-10-12     안혜성 기자

사무관리론, 지엽적 출제·불의타 등으로 가장 어려웠던 과목 꼽혀
“시험 시간 고려한 출제 필요” 개선 요청…12월 6일 합격자 발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행정사 2차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평이했다는 평가가 우세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일부 과목의 지엽적 출제, 불의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23년 제11회 행정사 2차시험이 지난 7일 치러진 가운데 시험 종료 직후부터 법률저널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9.2%가 이번 시험이 지난해 기출과 비슷했거나 더 쉬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응답자의 11.8%는 이번 시험이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19.1%는 “어려웠다”, 30.9%는 “비슷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번 시험이 더 “쉬웠다”는 의견도 30.9%였으며 “훨씬 쉬웠다”는 의견은 7.4%의 비율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어려웠다는 취지의 응답이 63.3%였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종합적인 체감난도는 낮아졌지만 사무관리론 등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강의나 교재에도 없는 불의타나 지엽적인 출제 등으로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8%가 사무관리론을 선택한 것.

이어 행정절차론이 25%, 민법이 10.3%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무려 70.35%의 과락률을 기록한 행정절차론은 5.9%의 분포를 보이며 체감난도가 완화된 모습이다. 반대로 가장 평이했던 과목으로는 민법이 39.7%로 가장 많은 응답자의 선택을 받았으며 다음으로는 행정사실무법과 사무관리론이 각각 23.5%, 행정정차론이 13.2%의 분포를 보였다.

구체적인 각 과목별 체감난도 평가 및 응답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먼저 민법의 경우 “아주 어려웠다” 10.3%, “어려웠다” 23.5% 등 응답자 33.5%가 높은 체감난도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응답이 63.2%였던 것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보통”이었다는 응답은 36.8%. “쉬웠다”는 25%였으며 “아주 쉬웠다”는 4.4%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이번 민법 시험에 대해 “서술형 논점 추출이 힘들었다”, “논술 문제의 논지 파악이 어려웠지만 대체로 무난했다”, “함정이 있었다”, “좀 까다로웠다”, “1-2번 헷갈렸다”, “예상되는 부분에서 출제됐다”, “어려웠다”, “문제가 길고 논점 파악에 시간이 걸려 시간이 부족했다”, “계약서를 예시로 내놓으면서 해결하라는 문제는 처음 겪어서 당황했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행정절차론도 지난해보다 체감난도가 다소 낮아졌다. 응답자의 13.2%가 “아주 어려웠다”, 23.5%가 “어려웠다”고 평가했으며 “보통”은 41.2%, “쉬웠다”는 19.1%, “아주 쉬웠다”는 2.9%였다. 어려웠다는 취지의 응답이 지난해 52.9%에서 36.7%로 줄어들었다.

이번 행정절차론 시험에 대해 응답자들은 “논술이 만만치 않았다”, “평이했다”, “문제 1번은 일부러 수험생에게 약간의 혼란을 주기 위해 ‘수긍’했다는 점을 제시했는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그냥 의견 청취에 관한 내용을 2개나 똑같은 걸 물어서 그냥 약술만 하면 해결이 됐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또 “중상 정도의 난이도였다고 생각된다”, “주민등록법이 나올 줄은 몰랐다”, “어려웠다”, “주민등록법의 출제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본다”, “문제는 쉬웠는데 주민등록법에 대한 부분은 모르면 소설도 못 쓰는 문제가 나왔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힌 사무관리론은 응답자의 열의 여섯이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23.5%가 “아주 어려웠다”, 36.8%가 “어려웠다”고 응답하며 60.3%의 비중을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의 69.1%에 비해서는 낮아졌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3.5%였으며 “쉬웠다”는 10.3%, “아주 쉬웠다”는 5.9%의 비율을 나타냈다.

사무관리론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이유로 지엽적인 출제, 불의타 등이 지목되면서 출제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무관리론 시험에 대해 응답자들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보다 시행규칙, 쓸 내용이 적어 분량 채우기가 어려운 문제들이 나왔다” 등으로 평했다.

“예상 밖의 문제들 천지…. 개정 사항이나 강사들이 강조한 부분은 일부러 제외한 듯하다”, “주요 논점은 다 피하고 너무 지엽적이었다”, “난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지만 묻는 내용이 많았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가 많아 오히려 불의타였다”, “대체로 평이했다”, “20점 분량 배점이 아닌 문제와 2번 문제의 애매한 문제 제시”, “나올 만한 문제는 하나도 안 나왔다”, “1번이 불의타였다” 등의 견해도 제시됐다.

아울러 “문제가 너무 귀퉁이에서 나왔다”, “없애야 할 과목”, “한 문제에서 서로 연관 없는 질문을 많이 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과락을 방지하기 위해 문3, 4에는 여러 개념을 넣어 뭐라도 쓰면 점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한 듯하다”, “시험 시간 내에 서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문제 안에 많은 질문을 출제한 것이 부담스러웠다”, “예상을 벗어난 출제가 많았다” 등의 평가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지원 분야는 일반행정사 92.6%, 외국어번역행정사 7.4%로 이중 일반행정사의 시험과목인 행정사실무법의 경우 “아주 어려웠다” 9.5%, “어려웠다” 20.6%, “보통” 39.7%, “쉬웠다” 27%, “아주 쉬웠다” 3.2% 등의 체감난도 분포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절반을 훌쩍 넘는 63.4%의 응답자가 어려웠다고 평가했고 실제 채점 결과에서도 응시자 열의 일곱 이상이 과락점을 받았으나 올해는 체감난도가 완화됐다.

이번 행정사실무법 시험에 대해서는 평이했다는 반응이 우세했으나 수험 범위에 대한 부담, 시간 부족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응답자들은 이번 행정사실무법 시험에 대해 “아주 평이했다. 작년 과락 사태로 인해 평이하게 낸 듯하다”, “쉬웠다”, “책의 모든 부분을 공부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 “비송사건절차법이 어려웠다”, “평이했다”, “시간 내에 문제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문항 수가 많았다”, “비송사건절차법의 비중이 컸다” 등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종합적인 체감난도는 낮아졌지만 시험 시간과 맞지 않는 문항 수나 부적절한 배점, 지엽적 출제 등이 지적되며 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이번 시험을 치르면서 느낀 특이점이나 개선을 바라는 사항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자격시험답게 운영하길 바란다”, “문항 수를 줄였으면 좋겠다” 등의 개선을 요청했다.

“출제 경향이 학원에서 집어주는 것을 피해 가는 방향인 듯하다”, “시간이 부족했다”, “사무관리론은 무조건 완벽한 암기가 아니면 안 된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뒤통수를 맞은 부분이 몇 개 있었다”, “떨어뜨리기 위해 사무관리론을 너무 편협하게 출제했다”, “행정학 전반에 관해 체계가 정립됐으면 한다”, “사무관리론은 없앴으면 좋겠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이 외에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사무관리론은 폐지를 하든가 아니면 실무에 관련된 내용으로 개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한 문제 안에 여러 질문을 담아 시간 내에 서술하기 벅찰 정도로 출제해 수험생이 시간 부족으로 아는 것을 다 못 쓰게 한 것은 평가라기보다는 게임에 가깝다고 보인다” 등의 비판적인 평가와 개선 촉구 의견이 나왔다.

한편 행정사시험은 1차와 2차 모두 과목별 40점, 평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규정하고 있지만 2차의 경우 평균 합격 기준을 넘기는 응시자가 최소합격인원보다 적어 사실상 최소합격인원을 선발인원으로 하는 상대평가와 같은 형태로 합격자가 결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은 과목별 합격 기준을 넘기는 응시생이 최소합격인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합격자 미달 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2017년에는 일반행정사 합격자가 최소합격인원에 19명 미달했고 2018년에는 미달 규모가 47명으로 늘었다.

2019년에는 24명으로 미달 인원이 줄었고 2020년에는 일반행정사에서는 미달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술행정사에서 3명의 최소합격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2명의 합격자를 냈다. 2021년에도 기술행정사에서 2명의 미달을 냈으며 외국어번역행정사도 8명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의 미달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전반적인 체감난도 상승과 행정사실무법의 높은 과락률에도 불구하고 응시 규모의 확대, 응시생들의 실력 향상 등으로 최소합격인원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합격선은 일반행정사 52.25점, 외국어번역행정사 57점, 해사행정사 57.25점 등으로 여전히 평균 합격인 60점을 밑돌았다.

이번 시험의 경우 응시대상자가 되는 지난해 1차시험 합격자가 1644명, 올해 1차시험 합격자가 1971명으로 각각 역대 세 번째, 두 번째에 달해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이에 따라 최소합격자 미달 사태의 완전 종식을 넘어 규정대로 절대평가에 의한 합격자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합격자 발표는 오는 12월 6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