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21년 제39회 법원행시 최연소 조은별씨 “시간이 아닌 진도를 기준으로 공부”

Ⅰ. 들어가는 말

안녕하세요. 제39회 법원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조은별입니다.

결코 높은 성적으로 합격한 것이 아니어서 합격수기를 쓰는 것이 부끄럽지만, 저 또한 수험기간동안 법률저널 합격수기를 보면서 공부 계획을 세웠던 만큼 비법대 수험생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합격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공부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공부한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2018년 8월부터 법원행시를 준비했고, 2019년 1차 시험 불합격, 2020년 2차 시험 불합격, 2021년 최종합격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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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1차 공부과정

1. 민법(2019년: 62.5점 / 2020년: 87.5점 / 2021년: 87.5점)

1) 책과 강의 선택

초시: 기본서-민법원론 / 강의-김동진 변호사시험용 기본강의

재시 및 삼시: 기본서-윤동환 민법의 맥 / 문제집-법무사, 변호사시험, 법원행시, 사법시험, 7,9급 공무원 시험 기출문제(프린트) / 최신판례-김중연 최신판례

2018년 8월 김동진 강사님 기본강의로 수험생활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지원림 교수님의 민법원론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강의는 인터넷으로 김동진 강사님의 변호사 시험용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재시 때부터는 책을 민법의 맥으로 바꾼 후, 강의를 듣지 않고 기본서를 일주일 동안 천천히 읽고, 그 이후부터 텀을 조금씩 줄여가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민법의 맥은 중간 중간에 사례 문제가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꼼꼼히 보는 것이 2차뿐만 아니라 1차 사례형 문제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최신판례 강의는 인터넷으로 김중연 강사님 최신판례 강의를 들었는데, 최신판례 강의치고는 양이 많지만 최신판례용 뿐만 아니라 최종정리용 강의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삼시 때는 추가로 강의를 더 듣지 않고 재시 때 공부했던 내용에 최신판례와 기출문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2) 기본서 회독 방법

초시 때는 기본서를 읽는 시기와 문제를 푸는 시기를 따로 나눠 기본서를 다 보고 나서 문제를 풀었는데, 민법은 양이 방대하여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본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재시부터는 채총/채각/물권/민총 순으로 기본서를 본 후, 문제를 풀면서 복습하였습니다. 즉 오늘 채총을 공부한다고 하면, 채총 부분 기본서->기출문제 순으로 공부를 한 후, 채권자대위권 부분에서 틀렸다고 하면 다시 기본서로 돌아가 채권자대위권 파트 전체를 다시 한 번 보면서 기본서에 틀린 문제를 표시하였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면 시험 전날 문제집과 기본서 두 권을 볼 필요 없이 기본서만 회독하고 들어가면 되기 때문에 빠른 회독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2. 형법(2019년: 92.5점 / 2020년: 87.5점 / 2021년: 75점)

1) 책과 강의 선택

기본서-신호진 형법요론, 신호진 기본 강의 / 문제집-법무사, 변호사시험, 법원행시, 사법시험, 7,9급 공무원 시험 기출문제(프린트) / 최신판례-오제현 형법 5개년 판례

2) 기본서 회독 방법

형법은 일단 기본 강의로 기본 법리를 이해한 다음, 기출문제에 나온 판례부터 정확히 암기 및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박스형 문제와 낯선 판례 때문에 형법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는데, 법원행시는 판례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아느냐’를 묻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낯선 판례를 보려고 하기보다는 기출문제에 나온 판례의 원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암기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제가 아는 판례가 나온 경우 문제를 다 읽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고, 제가 모르는 판례가 나왔을 때 미련 없이 찍고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 조절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록 초시와 재시 때보다는 올해 형법 점수가 낮지만, 형법을 빠르게 푼 덕분에 다른 과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2차뿐만 아니라 1차에서도 범죄의 기본 구성요건을 정확히 암기하려고 했습니다. 형법은 기출문제에 출제된 판례만 해도 상당하기 때문에, 범죄의 기본 구성요건을 암기한 상태에서 판례를 암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형법에서 특히나 도움이 됐던 것은 형법OX라는 어플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직렬 문제를 모아 놓은 어플이라 자기 전이나 이동하는 중에 반복적으로 풀었습니다. 이 어플에 도움을 받은 이유는 형법은 판례를 외워야 해서 반복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판례를 반복해서 보실 수 있다면 굳이 어플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2차 준비로 따로 시간을 내서 볼 수 없어서 어플을 사용했습니다.

​3. 헌법(2019년: 85점 / 2020년: 92.5점 / 2021년: 97.5점)

1) 책/강의선택

재시, 삼시: 선동주 헌법집중(변호사시험용) / 선동주 조문 강의 / 선동주 기본 강의 / 최신판례-강성민 3개년 판례 / 문제집-법무사, 변호사시험, 법원행시, 사법시험, 7,9급 공무원 시험 기출문제(프린트)

헌법은 특히 책 선택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시 때에는 기본서를 두지 않고 부속법령과 기출문제, 조문만으로 공부하였는데, 기본서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암기를 하려다 보니 유기적인 암기가 어려워 한계가 있었습니다. 재시 때부터는 기본서를 두고 기본서를 중심으로 암기를 하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기본서에 법원행시 기출 판례가 전부 수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판례가 다 수록되어 있다고 한들 그런 방대한 내용을 시험 전까지 전부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①중요한 판례가 수록되어 있는지, ②가독성이 있는지 위주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헌법도 형법과 마찬가지로 어플을 이용해 타직렬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었습니다.

​2) 기본서 회독

재시 때부터는 기본강의 들으면서 기본서를 읽은 후, 기출문제를 풀고 틀린 부분을 기본서의 날개 부분에 정리하여 단권화를 하고 반복적으로 읽었습니다. 특히 헌법은 부속 조문을 대비해야 하는데, 대비하다 보면 국회법부터 시작해서 선거법까지 너무 많아서 일단 국회직/법원직/법원행시 기출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이러한 부속법 역시 기본서에 정리하였기 때문에, 재시와 삼시 모두 시험 직전 기본서만 읽고 들어갈 수 있었고, 단권화가 잘 되었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헌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Ⅲ. 2차 공부과정

​1. 책

민법: 기본서-윤동환 암기장 / 사례집- 윤동환 민법 사례의 맥, 박효근 판례중심 민법강의 사례 및 핵심판례편

민사소송법: 기본서-이창한 암기장 / 사례집-이창한 고득점 사례 민사소송법, 박효근 판례중심 민사소송법 사례 및 핵심판례편

형법: 기본서-이인규 형법 논점 캡슐 / 사례집-변사기 형법 사례연습

형사소송법: 기본서-X / 사례집-김영환 형사소송법 사례연습 / 최신판례-정주형 3개년 최신판례

행정법: 기본서-정선균 행정법 엑기스 핸드북, 판례연습 / 사례집-정선균 사례연습 / 최신판례-정선균 3개년 최신판례

2. 재시 기간

2차의 경우 처음에는 기본서를 이용해 공부했으나, 암기가 쉽지 않아 민법과 행정법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모두 암기장을 직접 만들어 공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단어장 사이트(퀴즐렛)를 활용해 사례집과 기본서를 바탕으로 출제될 수 있는 모든 논점을 추출하고, 해당 논점에 반드시 써야 하는 의의와 취지, 판례 등을 정리해 이를 암기했습니다. 민법은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방대했기 때문에 시중에 있는 암기장을 활용하였고, 행정법 역시 정선균 박사님의 행정법 핸드북을 기본으로 하면서 판례연습에 수록된 판례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나 5월부터 8월까지 1차에만 집중한 나머지 2차 내용을 거의 다 잊어버렸고, 결국 암기가 부족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 전체적으로 합격선 보다 낮은 점수를 받고 불합격하였습니다.

3. 삼시 기간

저는 재시 2차에서 불합격한 이유를 ⓛ전체적인 암기 부족 ②최신판례 대비 부족이라고 생각했고, 이는 모두 1차 공부에 치중해 2차에 들인 절대적인 시간 부족한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올해는 1차 시험 보름 전까지는 2차 공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였으며 오전이나 밤 시간을 이용해 1차를 대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시 때 만든 암기장을 계속해서 보완해가며 반복 암기했고, 사례집으로 목차를 잡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형사소송법처럼 최신판례가 특히나 중요한 과목은 최신판례를 눈으로 보고 넘어가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문제가 출제될지를 생각해 보고 목차를 잡아보는 연습도 했습니다. 행정법의 경우에도 3개년 최신판례집을 3회독하면서 목차를 잡았는데, 비록 올해 최신판례가 사례 문제로 나오지는 않았으나 단문에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차 한 두 달 전에는 각 과목의 3순환 모의고사를 구해 풀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암기에 집중한 나머지 후반에 가서는 사례집에 수록된 기본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는데, 올해 행정법과 민법에서 기본적인 사례가 출제되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만약 다시 준비한다면 암기뿐만 아니라 사례집 앞부분에 수록된 기본 사례도 끝까지 여러 번 반복할 것 같습니다.

답안 작성과 관련해서는 사소한 부분일 수 있으나 문제점이나 논점정리, 소결, 결론을 빠뜨리지 않고 쓰려고 했습니다. 특히 형법의 경우 죄수와 피해자를 빠뜨리지 않고 썼습니다. 판례로만 분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면 문제점이나 결론을 쓰지 않는다고 하여 합격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2, 3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이니 만큼 최대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답안을 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Ⅳ. 면접 준비과정

면접은 2차 발표 이틀 후 스터디가 조직되어 스터디에 참여하였습니다. 스터디원분들과 거의 매일 만나서 모의 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하였는데, 실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긴장이 되었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말버릇 등을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면접 스터디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면접 스터디에 꼭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Ⅴ. 기타

1. 인터넷 강의와 학원, 독학에 대해

저는 성실한 편이 아니라 실강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강의는 인터넷 강의로 대체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강은 들을 때는 이해가 되는 것 같은데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휘발성이 강해서, 초시 때는 인터넷 강의 위주로 공부했으나 재시 때는 혼자 공부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만 다시 인터넷 강의로 이해를 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다만 저처럼 비법대생들은 적어도 기본강의 정도는 활용하시는 것이 강약 조절이나 시간 단축에 유리할 것 같고, 독학보다 강의를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의 특성에 맞게 선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강약 조절에 대해

제가 초시 때 1차에서 떨어진 이유를 생각해 보면 민법 기본서가 너무 방대해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헌법과 형법의 경우 문제를 풀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어 반복했지만, 민법은 기본서 정리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한 문제 차이로 고배를 마셨습니다.

여러 강사님들이 자주 말씀하시지만, 시험 전날에 읽어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기본서가 아니더라도 시험 전 날에 전 범위를 한번 다 확인할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기본서 회독을 할 때는 다음에 볼 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염두하여 이제 확실히 알아서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지워나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3. 공부시간 및 생활 패턴에 대해

작년까지는 하루에 몇 시간 이상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올해부터는 공부시간이 아닌 진도를 기준으로 공부 계획을 세웠고, 공부시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조급한 마음에 수면시간을 줄여 공부를 했으나, 이런 방식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득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암기에는 컨디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는 2차 시험 직전까지도 6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Ⅵ. 맺음말

공부를 하면서 정보가 적어 막막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만약 합격하게 된다면 합격수기를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공부 계획을 세우시는 데 참고할 수 있게 최대한 자세히 쓰려고 했습니다. 제 글이 막막한 수험생활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