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빈의 ‘세상의 모든 공부’-계약의 해제시 추가지급액의 소득세법상 성격과 원천징수세액 반환

2018-08-27     곽상빈










곽상빈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과세대상 소득을 열거하고 있다. 법인세법의 포괄주의 과세방식과 달리 소득세법상의 과세방식은 열거하고 있는 소득에만 과세할 수 있는데, 이를 열거주의 과세방식이라고 한다. 소득세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이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분야의 소득이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이라고 하는데, 최근의 블록체인과 금융전산화의 발전, 그리고 금융상품의 다각화에 의하여 금융소득을 세법에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소득세법이 특별히 금융소득인 이사소득과 배당소득에만 포괄주의적 요소를 가미하여 유형별포괄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 제16조에서는 이자소득을 열거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구 소득세법에 없는 유형별 포괄주의 규정이 12호로 도입되었고, 13호는 가장 변화무쌍한 파생상품에 대한 이익을 도입하여 금융소득에 있어서 과세의 영역을 확대하였다.

구체적인 소득세법 규정은 다음과 같다.

소득세법 제16조 제12호에서는 “제1호부터 제11호까지의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금전 사용에 따른 대가로서의 성격이 있는 것”을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3호에서는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의 규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소득을 발생시키는 거래 또는 행위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파생상품(이하 "파생상품"이라 한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결합된 경우 해당 파생상품의 거래 또는 행위로부터의 이익”을 규정하고 있다.

이자소득은 경제학적으로 접근하면 자금의 사용에 대한 대가이자 회계학적으로 보면 원금에 이자율을 곱한 시간의 대가라고 볼 수 있다. 이자소득으로 분류되면 세법상으로는 14%(지방세를 포함하면 15.4%)의 원천징수를 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었던 판례가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8294]인데, 이와 유사한 사례에 대해 살펴보자.

A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용산택지개발지구 내 근린생활용지를 분양업자인 B로부터 대금 5억원에 분양받아 2008.5.26.까지 4억 9천 5백만원을 납부하고, 잔금 5백만원을 미납하였다. 그런데 금융위기 영향으로 을이 사업진행을 지체하게 되자, 위 지구내 근린생활용지를 포함한 택지 등의 수분양자들이 분양대금을 연체하거나 납부하지 못하는 등의 사정으로 분양계약의 해제를 요구하여 왔다. 이에 A를 포함한 수분양자들과 B는 2008.12.29. 근린생활용지를 포함한 택지 등의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B가 기납부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납부금액에 더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후 2009.1.17. A와 B는 위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 이에 B는 A에게 기납부금액에 가산하여 지급한 금액을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으로 파악하고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B는 그 원천징수한 이자소득세를 관할 세무서에 납부하였다고 하자.

택지분양계약의 해제의 경우 B가 A에게 기납부금액의 10%를 가산하여 반환하기로 약정한 것이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이자소득인지 문제된다.

물론, 기타소득의 규정도 참고적으로 살펴야 하겠다.

제21조(기타소득) 제1항에서는 “기타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으로서 다음 각 호에서 규정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며, 제10호에서는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받는 소득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여 다음을 열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 위약금

나. 배상금

다. 부당이득 반환 시 지급받는 이자

앞서 언급했듯이, 소득세법은 원칙상 열거주의로만 과세하여 열거되지 않은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아니한다. 과거의 구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은 유형별 포괄주의 규정이 없어 각 호에 열거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 변화무쌍한 금융환경에 탄력적으로 과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러나 소득세의 이자, 배당 등의 일부 소득에 대하여는 열거되지 않은 경우에도 유사한 소득에 대해 동일하게 과세할 수 있도록 유형별 포괄주의 과세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8294 판례는 택지분양계약 해제에 의하여 도시개발공사가 수분양자에게 반환한 기납부금액에 대한 이자는 소득세법 제16조 각 호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 소득이 아니라고 보았는데, 이 또한 유형별포괄주의를 도입하기 전인 구 소득세법에 따른 판결이었다.

원문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우선, 구 소득세법(1998. 1. 13. 법률 제55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는 각 호로 이자소득을 열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 소득세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1호), 내국법인이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2호), 국내에서 받는 예금(적금·부금·예탁금과 우편대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이자와 할인액(3호), 상호신용금고법에 의한 상호신용계 또는 신용부금으로 인한 이익(4호), 내국법인으로부터 받는 신탁(공채 및 사채 외의 증권투자신탁을 제외한다.)의 이익(5호), 외국 법인의 국내지점 또는 국내영업소에서 발행한 채권이나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6호), 외국 법인이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7호), 국외에서 받는 예금의 이자와 신탁의 이익(8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매매차익(9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10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장공제회 초과반환금(11호), 비영업대금의 이익(12호)만을 이자소득으로 정하고 있다.

우선, 구 소득세법(1998. 1. 13. 법률 제55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는 각 호로 이자소득을 열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 소득세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1호), 내국법인이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2호), 국내에서 받는 예금(적금·부금·예탁금과 우편대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이자와 할인액(3호), 상호신용금고법에 의한 상호신용계 또는 신용부금으로 인한 이익(4호), 내국법인으로부터 받는 신탁(공채 및 사채 외의 증권투자신탁을 제외한다.)의 이익(5호), 외국 법인의 국내지점 또는 국내영업소에서 발행한 채권이나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6호), 외국 법인이 발행한 채권 또는 증권의 이자와 할인액(7호), 국외에서 받는 예금의 이자와 신탁의 이익(8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채권 또는 증권의 환매조건부매매차익(9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10호), 대통령령이 정하는 직장공제회 초과반환금(11호), 비영업대금의 이익(12호)만을 이자소득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가 지급한 이 사건 이자 명목의 금원은 위 각 호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므로 이는 이자소득세의 과세대상 소득이 아니라 할 것이다.

이처럼 과거의 소득세법 제16조의 1호부터 12호의 열거주의만으로는 위의 소득을 과세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소득세법 제16조의 제12호 유형별포괄주의에 의하면 이자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면 그 성격을 따져 과세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물론, 이자소득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완전히 과세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소득세법 제21조의 기타소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견으로는 기타소득에도 ‘부당이득 반환 시 지급받는 이자’가 소득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과세할 수는 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 또한, 기타소득도 원천징수 규정이 적용되므로 과세권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자소득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에 구 소득세법처럼 유형별 포괄주의 규정이 없어서 앞선 소득이 열거되지 않은, 즉 과세가 불가능한 소득임에도 원천징수를 하여 과세를 한 경우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즉, 원천징수의무자인 B가 원천징수를 하여 납부한 이자소득세가 이자소득이 아닌 소득에 관한 것일 경우에 B가 관할 세무서장에게 국세기본법 제51조에 따른 국세환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소송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우선, 국세기본법 제51조와 국세환급금의 발생원인을 살펴보자.

세무서장은 납세의무자가 국세, 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로서 납부한 금액 중 잘못 납부하거나 초과하여 납부한 금액이 있거나 세법에 따라 환급하여야 할 환급세액이 있을 때에는 즉시 그 잘못 납부한 금액, 초과하여 납부한 금액 또는 환급세액을 국세환급금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즉, 국세환급금은 다음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1. 과납금: 납세자가 자신의 과세표준신고 또는 부과처분에 근거하여 납부할 금액보다 과다납부하였을 경우 그 신고행위 또는 부과처분의 취소사유로 인하여 발생하는 과납금

2. 오납금: 납세자의 신고행위 또는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이 처음부터 당연무효여서 발생하는 오납금

3. 환급세액: 개별 세법이 정하고 있는 환급요건의 충족에 의하여 발생하는 환급세액(예: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이 매출세액을 초과하는 경우 등)

이 사례에서 과세대상으로 열거되지도 않은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하였으므로 이는 처음부터 당연무효이어서 발생하는 ‘오납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국세기본법 제51조에 의해서 환급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에 과세관청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어떠한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도 견해대립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소송으로 과세관청의 환급금에 대해 다툴 수 있을까.

즉, 조세에 관한 문제는 과세관청과 납세자 사이의 법률행위이므로 행정법의 영역으로 보아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다투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고, 환급의 문제를 정의와 공평의 원리상 ‘민사소송상 부당이득반환소송’으로 다투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후자의 입장을 취했다. 판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세환급금에 관한 국세기본법 및 구 국세기본법(2007. 12. 31. 법률 제88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제1항은 이미 부당이득으로서 존재와 범위가 확정되어 있는 과오납부액이 있는 때에는 국가가 납세자의 환급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반환하는 것이 정의와 공평에 합당하다는 법리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미 존재와 범위가 확정되어 있는 과오납부액은 납세자가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민사소송으로 환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212639 판결)

물론, 부가가치세액의 환급에 있어서는 ‘당사자 소송’에 의해야 한다는 전원합의체 판례가 있다. 소득세와 구별되는 전단계 세액공제 등 부가가치세만의 특별한 행정상 요소를 고려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 판시사항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13. 3. 21. 선고 2011다95564 전원합의체 판결 [양수금]

[다수의견] 부가가치세법령이 환급세액의 정의 규정, 그 지급시기와 산출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과 함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자(이하 ‘납세의무자’라 한다)에 대한 국가의 환급세액 지급의무를 규정한 이유는, 입법자가 과세 및 징수의 편의를 도모하고 중복과세를 방지하는 등의 조세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을 통하여,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 전의 각 거래단계에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그 공급을 받는 사업자로부터 매출세액을 징수하여 국가에 납부하고, 그 세액을 징수당한 사업자는 이를 국가로부터 매입세액으로 공제·환급받는 과정을 통하여 그 세액의 부담을 다음 단계의 사업자에게 차례로 전가하여 궁극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이를 부담시키는 것을 근간으로 하는 전단계세액공제 제도를 채택한 결과, 어느 과세기간에 거래징수된 세액이 거래징수를 한 세액보다 많은 경우에는 그 납세의무자가 창출한 부가가치에 상응하는 세액보다 많은 세액이 거래징수되게 되므로 이를 조정하기 위한 과세기술상, 조세 정책적인 요청에 따라 특별히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부가가치세법령의 내용, 형식 및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납세의무자에 대한 국가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의무는 그 납세의무자로부터 어느 과세기간에 과다하게 거래징수된 세액 상당을 국가가 실제로 납부받았는지와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직접 발생하는 것으로서, 그 법적 성질은 정의와 공평의 관념에서 수익자와 손실자 사이의 재산상태 조정을 위해 인정되는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아니라 부가가치세법령에 의하여 그 존부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 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납세의무자에 대한 국가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의무에 대응하는 국가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

소득세법상 열거되지 않은 소득에 대해 세액을 납부한 경우 해결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조세부과가 적법한지를 검토하려면 과세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하는 것이고, 소득세법은 특히 열거하고 있는 소득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약 과세대상이 아닌 소득에 과세를 하였다면 이를 환급받아야 하는데, 이는 국세기본법 제51조의 환급규정을 살펴 이에 해당하면 우선 과세관청에 환급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세관청이 환급을 하지 않는 경우 이를 다투는 것은 조세불복에 의하여야 하는데, 소송에 의할 경우 그 소송의 성격을 살펴야 하겠으나 대법원의 전반적인 입장은 민사소송에 의하는 듯하다.

곽상빈 회계사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경영학 최우등졸업
최연소 웹프로그래머 / 16세에 벤처기업 데모닉스 대표이사
공인회계사/세무사/감정평가사/손해사정사/경영지도사/가맹거래사
국제공인투자분석사(CIIA), FRM, 증권분석사 등
IT국제자격증 10개, 금융자격증 20여개 보유
창업대회 산업자원부장관상 수상, 경제논문대회 4건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