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대 로스쿨 합격 3인방 "나는 이렇게 합격했다"

2018-01-05     이성진 기자

평균 5대 1의 경쟁률. 여타 취업, 입시, 자격시험 등의 경쟁률에 비하면 낮은 경쟁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에서는 단순 경쟁률이 높고 낮음은 별개의 문제다. 25개 대학, 연간 2천명만 선발하는 대한민국 로스쿨 입시 현실. 내로라는 인재들이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로스쿨에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현재 대학사회의 최대 화두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특히 서울대 로스쿨에 들어가기는 학부 서울대 입시와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대입 피라미드 구조와 달리 우수인재들의 선호도 피라미드 꼭대기는 더욱 가파르다. ‘자교출신 66.7%까지만’이라는 법정최고치(150명 선발에 100명 안팎) 비율을 이미 서울대 학부출신만으로 채우는 서울대 로스쿨이다. 그 외 50명석을 두고 전국 약 200여개 대학교 출신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하기를 꿈꾼다.
2018학년도 로스쿨 입시에서 한 학과에서 4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성균관대학교 글로벌리더학부. 이 학부 출신으로 서울대 로스쿨 입학예정인 전형미(여·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013학번), 전승민(여·2014학번), 김시온(남·2014학번) 씨를 지난달 27일 법률저널에서 인터뷰했다. 영상인터뷰를 풀어썼다. -편집자 주-

 


“학부전공 충실하면서 法學과의 접점도 찾아보라!”

리트 130, 텝스 900점은 기본...학부성적도 최상위
 

- 먼저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했는데 간단한 소회 한마디.

#(전형미, 이하 미) 더 넓고 큰 곳에서 공부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돼 영광이다. 부족한 제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앞으로 3년 동안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는 중이다.

#(전승민, 이하 민) 우수한 여러 학생들과 함께 법학을 공부하게 돼 더욱 다양하고 깊은 사고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김시온, 이하 온) 훌륭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또 한 번의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한다. 4년간 익숙해져버린 학교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공부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긴장되기도 하지만, 설렘이 더 크다.

- 로스쿨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미)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비교적 로스쿨 진로를 늦게 결정한 경우로, 학부 생활 중에는 행정고시와 로스쿨 사이에서, 올해는 다른 전문대학원 준비와 로스쿨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로스쿨로 최종 진로를 결정한 것은, 법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도전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었다.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고 있는 분야라면 법과 밀접한 상호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 저는 중학생 사회 시간에 법을 처음 공부해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법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이후로 글로벌리더학부에까지 진학하게 됐고 우리 과에 와서 실제로 법을 공부해보니 더더욱 법학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학문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이에 향후 법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법조인의 길을 택하게 됐다.

#(온) 처음 대학 진학을 준비할 때에는 사람들을 돕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 입시에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사회복지학과에 지원했다. 그러나 대학 입시를 거치면서 글로벌리더학부에 진학하게 된 후에는 법과 정책을 통해서도 사람들의 삶을 안아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의료사고를 당하거나 학내에서 부당한 따돌림을 당한 지인들이 법적인 조력을 받지 못해 어려워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제가 직접 법률전문가가 되어 법률제도로부터 소외된 국민들을 도와주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 한 과에서 3명이나 서울대 로스쿨 합격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특성이 궁금하다. 또 장점이 있다면.

#(민) 글로벌리더학부는 법학, 행정학, 정책학, 경제학, 정치학을 두루 전공으로 배움으로써 종합적 사고능력과 통찰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로스쿨 진학을 위주로 한 법무 트랙과 국내외 공직 진출을 위주로 한 정책학 트랙의 두 가지 트랙을 두어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인지, 올해만 현재까지 21명이 로스쿨에 진학하게 됐고 5명이 고시에 합격했으며 국내외 기업으로도 다수 진출했다.

#(온) 학과의 지향점이 매우 뚜렷하다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공공분야에서의 인재를 길러내고자 하는 지향점 아래 법학과 정책학을 포함해 타과의 다양한 수업을 접할 수 있어 학제적, 통섭적 공부가 가능하다. 학과의 목표가 뚜렷한 만큼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해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역시 이점이다. 실제 이번 로스쿨 입시에서도 학생들의 진로와 생활을 상담해주시는 전담 교수님의 역할이 매우 컸다.

- 영어성적, 리트성적, 학부학점, 봉사활동 등 기본적인 스펙은.

#(미) 학토릿이라고 불리는 삼정량 중 학점은 GPA로 환산 시 96.4점, 리트는 131.9점, 영어는 토익 990점, 텝스 900점 대 초반이다. 정성적인 요소로는 유전공학과 복수전공, 스페인어 DELE B2 자격증, 저는 5급 공채(행정고시)를 준비했었기 때문에 국제통상직 1차 합격, 보호대상자 (출소자) 사회 적응 지원 봉사활동 및 기타 봉사활동 400시간이 있었다.

#(민) 텝스 870점대, 토익 980점대, 리트 130, 학점 4.5만점 4.45, 봉사활동 300시간 이상, 법학 관련 동아리 및 인턴 활동, 모의재판대회 수상 등이다.

#(온) 텝스는 900점대 초반, 리트는 134.3점, 학점은 백분위 96점대다. 봉사활동은 총 200시간정도를 했는데, 1년 주기로 하나의 활동씩을 정해서 했다. 1학년 때에는 치매어르신을 돕는 봉사를,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에는 장애아동을 돕는 봉사를, 4학년 때에는 범죄피해자를 돕는 봉사를 했다.

- 리트 ‘언어이해’는 어떻게 준비했고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 본질을 생각하며 공부했다. 저는 언어이해의 본질이란 크게 ①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정보가 고밀도로 집약된 글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고, 가공해내기 ②짧은 시간에 여러 단편적인, 다른 소재와 구조의 글들을 보면서 지문들의 논리에 빨리 적응하기, 라고 생각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언어이해를 공부하면서 지문 구조를 읽어내는데 노력을 기했다. 지문의 논지전개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예를 들면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관점들로 설명하는 것인지, 혹은 여러 관점들이 서로 반박하는 관계 내지는 보완하는 관계인건지의 여부를 분석해가며 읽었다. 짧은 시간에 고밀도로 정보가 집약된 여러 개의 단편적인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그리고 약한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저는 신문 칼럼이나, 네이버 캐스트 같은 짧은 글 4~5개를 정해두고, 15분 정도의 시간을 정해둔 후 4~5개의 글을 한꺼번에 읽으면서 각 글의 중심 내용 및 키워드를 한 문장 정도로 요약, 정리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민) 언어이해는 지문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인강을 참고하고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지문마다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빠르게 짚어내는 연습을 했다. 특히 기출문제를 풀 때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을 시도해보면서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간 내용은 없는지 검토했는데 그 과정에서 저에게 맞는 방식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취약한 분야에 대해서는 책을 읽어서 보완했다.

#(온) 정확성과 속도 중 정확도가 더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언어이해는 많은 정보량을 빠른 속도로 읽고 이해해야 하는데, 주어진 제시문을 한 번에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하면 동일한 부분을 다시 읽어야 하는 만큼 속도 역시 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 언어이해 과목 준비전략 역시 정확성을 극대화하여 모든 지문과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려가면서 시간을 절약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리트 공부 당시 학교에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리트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지만, 수강 중이던 법학과목의 교과서를 정해진 시간동안 집중해서 읽는 연습을 통해 틈틈이 독해력을 기를 수 있었다. PSAT 언어논리 영역과 MDEET 등 공인된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LEET를 비롯한 적성시험과 수학능력 평가시험들이 요구하는 것은 배경지식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정확하고도 빠른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오류 없이 그러한 사고의 틀 내지는 알고리즘을 형성하기 위해 신뢰성 있는 문제들을 접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LEET 직전에는 법률저널 등의 기관에서 주최하는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그동안 정립한 메커니즘을 새로운 문제들에 적용해보고 미세 조정했다.

- 리트 ‘추리논증’은 어떻게 준비했고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 추리논증은 ‘수학’과 같다고 생각해서 대원칙을 만들어가며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답의 근거를 찾거나, 추리논증 지문 및 선지를 독해하는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는 엄격하게, 어떤 경우에는 매우 가볍게 독해하고, 그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기에 어떤 경우에 엄격하게, 어떤 경우에 가볍게 보아야 하는지의 이분법적인 원칙을 만드는데 주의를 기울였다. 제가 생각한 대표적이고,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의 차이였다. 할 수 있다는 개연적이고, 할 수 없다는 단정적이기에 전자는 가볍게, 후자는 엄격하게 독해하고, 답의 근거를 그렇게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원칙들을 만들어가면서 공부를 하다 보면, 시간도 단축 될 뿐 아니라 정답률도 높아지고, 오답하는 경우에는 내가 왜 잘못 생각하게 되는지를 효율적으로 파악하게 되는 것 같았다.

#(민) 추리논증은 논리적 사고 구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리학 기초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해보는 것을 반복했다. 저는 원래 논증 관련 문제를 푸는 것을 재밌어 했는데, 덕분에 비슷한 문제를 계속 풀면서도 저만의 방식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법학 관련 문제는 평소 저희 과 전공에서 관련 수업들을 많이 들어두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법학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니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하여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아는 것만으로 풀거나 넘겨짚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

#(온) 논리학에 대한 이론적인 기틀을 탄탄히 하고, 줄글이나 모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제시된 문제 속에서 논리적 관계를 정확하게 추출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학과에서 열리는 논리학과 추리논증 대비 과목 강의를 수강하면서 형식논리학을 비롯한 이론적인 요소들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PSAT 상황판단과 언어논리 영역 기출문제, LSAT 공부에 활용되는 퍼즐문제 등을 풀어보면서 그러한 논리 이론들을 문제풀이에 활용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 리트 ‘논술’은 어떻게 준비했고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 저는 논술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리트 준비를 하면서 논술 준비를 하는 것이 향후 제가 걸어갈 길에 대한 좋은 공부이자 밑거름이 될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5월 말~6월 초부터 약 10주 정도 학원을 다니며, 매주 기출 문제를 1편씩 써보았다. 경험상 6편 정도의 글을 써 보면 글의 구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글의 내용을 구성할지, 쟁점 파악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감각이 생기는 것 같다. 따라서 시험 보기 전에 글을 써 보고 가는 것을 추천 드린다. 논술의 핵심은, 구조가 기본적으로 목차 없는 법학 답안지와 같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다. 법학이 그렇듯이, LEET 논술 문제 또한 대립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그 가치들이 왜 대립하는지, 그 원인을 찾아 쟁점을 파악하고,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원칙을 세운 후, 당해 쟁점에 그 원칙을 적용해 결론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유의하면서 글을 쓰신다면 좋을 것 같다.

- 리트 준비에서 학원 강의, 전국 모의고사의 장단점이 있다면.

#(미) 여러 견해들이 있지만 저는 학원 파이널 실강을 들었다. 실전과 같은 시험과 강의를 들으면서 취약한 부분 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특히 기출문제 풀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조바심을 완화하고 긴장감 유지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필요하다면 편하게 다니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의고사는 <법률저널> 제1회에 응시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이해 성적이 실제시험이 가장 저조했고 그 다음이 <법률저널> 모의고사였다. 다른 모의고사에서는 점수가 높게 나왔는데 <법률저널> 모의고사가 너무 어렵고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충격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 모의고사를 응시하지 않았는데 돌이켜 보면 실제시험 언어이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얻은 것도 스스로 도전의식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설 모의고사를 두고 어떤 이들은 실전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는 등 부정적으로 평가가 있고 저 또한 공감하는 면이 있다. 반면 모의고사에서 색다르고 도전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많은 출제 변수에 직면하고 대비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법률저널>같은 어려운 모의고사가 오히려 좋은 듯하다.

#(민) 저는 학원에 다니지 않는 비용으로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많이 응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혼자 공부하는 것에서 오는 불안감을 모의고사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했다. 모의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오히려 더 노력하는 자극제가 됐다.

#(온) 저도 학원에 다니지 않은 탓에 스스로 학습을 점검하기 위해 스터디를 했다. 실제 완성도 높은 기출문제들이 있어서 이것을 중심으로 준비했다. 다만 자신의 의지가 부족해 학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싶거나 이론정립 등이 필요해서 다니는 이들도 있는 듯한데, 이 역시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모의고사는 <법률저널>의 마지막 2회차를 응시했다. 실제 시험장에서, 같은 분위기에서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새로운 지문 등이 나오면서 체감난도가 너무 높아서 불만이었는데 뒤돌아보면 오히려 실전에 꽤 유익했던 것 같다.

-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고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 스터디를 일찍부터, 많이 활용했다. 리트 시험이 끝난 직후, 로스쿨 준비생 카페에서 자기소개서, 면접 스터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그 스터디에 참여했고 옆의 학우들과 함께 학교에서 스터디를 하는 등 여러 개의 스터디에 참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면접 밖에 없었으니, 면접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다만, 9월부터 11월 초까지는 여러 스터디에 참석하면서 많이 말해보려고 노력했다면, 11월 초가 지난 이후에는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그간 스터디에서 토의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리뷰하는 시간을 혼자서 가졌다. 면접의 핵심 역시 법학 답안지를 쓰는 것과 유사하게 사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면접 문제의 대주제 내지는 핵심 쟁점을 파악한 후에, 그 쟁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원칙과 그 원칙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그를 적용하거나, 혹은 해당 원칙에 대한 예외를 만든 후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는 이 구조대로 말하고, 생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다. 실전에서의 핵심은, 아는 것이 나와도 ‘어, 이건 내가 아는거네, 쉽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고, 처음 보는 지문인 것 양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는 올해 서울대 면접 문제를 보면서 지문의 일부가 제가 자소서에 썼던 주제 및 내용과 겹쳐서 기분은 좋았지만, 오히려 답변을 준비하는 10여분 가량은 이 내용과 주제를 처음 보는 것처럼 독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또한 실제 답변을 하면서도, 최대한 지문의 내용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좋은 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민) 면접은 단기간에 새로이 배울 수 있는 것이기보다는 그동안 길러온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저는 같은 과 친구들과 스터디를 구성해 실전처럼 연습함으로써, 감각을 익히고 저만의 사고의 틀을 만들어나갔던 점이 큰 도움이 됐다.

#(온) 면접 준비의 핵심은 각 학교마다 요구하는 사고의 틀과 유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가군과 나군에 지원한 학교별 스터디를 과내,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구해서 매주 학교별 기출문제를 복원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각 학교의 면접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는 제시문 독해 시간에 면접 문제를 미리 알 수 없고 대부분의 문제가 제시문의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이므로, 지문에 주어진 정보에 충실한 독해를 추구하되 그로부터 깊이 있는 논의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는 식이었다. 나아가, 실전 면접에서는 감정적인 동요의 영향이 클 수 있으므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서 예년에 공지했던 제시문 독해 시간보다 적은 시간동안 제시문을 보고, 면접관 앞에서는 메모장을 전혀 보지 않고 발언하는 연습을 했다. 이렇게 진행한 면접 시뮬레이션 결과는 항상 카메라로 녹화했으며 귀가 후에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검토하면서 발성과 자세 등 태도적인 측면에서의 개선점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진행했다.

- 스터디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온) 저는 평소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로스쿨 입시를 통해 스터디의 장점을 여럿 깨달았다. 먼저 매주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모여 함께 공부를 하는 만큼 권태에 빠지거나 게을러지지 않고 시험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동력이 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스터디에서는 집에서 풀어온 기출문제들에 대해 토의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를 명료하게 해설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스터디원들의 의견을 통해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접근방식을 깨닫는 경우도 많았다. 나아가, 각 과목에 맞는 하나의 정형화된 메커니즘을 설계하고 검증할 때에도 스터디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매일 아침부터 낮까지 스터디를 하다보면 점심에 식사를 함께 해야만 했는데, 이때 서로의 일상적인 고민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나누면서 같은 수험생의 처지에서 진실한 격려와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점도 매우 좋았다.

- 자기소개서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미) 리트가 끝난 직후 자소서 제출까지 약 5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이 시간 중 3주는 자소서의 전체적 키워드와 스토리 라인을 정하는데 사용했고, 나머지 2주는 실제 내용을 구성하는 데 사용했다. 저의 경험과 가치관을 녹여낸 자소서를 구성하기 위해 학교의 이희경 교수님 및 수업을 들었던 여러 법대 교수님, 공동 입설에서 다른 학교 교수님들을 만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이러한 대화에서 배운 내용 및 교수님들께서 읽어보라고 하신 논문이나 책을 읽어 본 후 스토리 뼈대를 탄탄하게 만든 후에 나머지 2주 동안 여러 버전의 자기소개서를 써 보았다. 스터디원들, 친구들 등 여러 사람에게 자기소개서를 보내 피드백을 받았는데, 글을 어렵게 쓴다는 지적이 있어서 최대한 쉽게 읽히려고 글을 구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또 여러 자소서 팁을 보면 ‘소제목을 달아라’라는 조언이 있는데, 저는 글의 흐름 상 소제목을 달기에는 제 역량이 되지 않아 소제목을 다는 대신 단락별 간격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강조할 부분 혹은 내용의 큰 흐름이 달라지는 부분을 구분해 읽기 편하게 만들었다.

- 슬럼프나 어려움을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지.

#(미) 걷는 것을 좋아해서, 슬럼프가 올 때는 집 앞 공원에서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했다. 또 학업 과정에서 세운 목표를 달성한 후에 각 목표를 달성할 때 마다 친구랑 만나는 등의 방법으로 여가를 활용했다. 예쁜 필기구를 모으는 것은 애초에 공부 과정에서 큰 슬럼프가 오지 않게 해주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민) 저는 휴식을 충분히 취했다. 덕분에 한 가지 생각에 매몰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고, 매 입시 과정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온) 저는 무엇이든 편안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슬럼프나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에는 적당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페이스를 조절했다. 특히 LEET 실전 직전이 되면 더 이상 공부할 것이 없는 상태가 되어 오히려 불안해하는 수험생 분들이 많은데, 전 스터디 이후 남는 시간동안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책,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성경책, 논리학 서적 등을 틈틈이 탐독하면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었다. 또한 평소 운동을 꾸준히 했던 것도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로스쿨 진학을 위해 학부생활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미) 아무래도 최근에는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로스쿨 진학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로스쿨 입시를 비교적 나중에 결정한 경우라 어떻게 학부생활을 보내는게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드리는데 있어서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로스쿨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에 매달리기보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면서 견문을 넓히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법학과의 접점을 찾아보는 것도 로스쿨 입시를 위한 하나의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부 때에는 학부 때만 할 수 있는 것들–예를 들면 원하는 공부를 위한 복수전공–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해보는 것이 나중에 후회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 같아 좋다.

#(민)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전공 공부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본인이 법학에 관심을 가진 후부터는 관련된, 특히 관심이 가는 활동들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활동을 해봄으로써 법이란 어떤 것이구나를 어렴풋하게 알 수 있음은 물론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확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온) 로스쿨 진학에 대비하는 학부생활은 로스쿨 입시가 측정하고자 하는 지표들을 통해 역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량평가는 평상시의 학업수월성과 성실성을 측정하는 지표이며 서류와 정성평가는 대학생활 4년간의 경험을 확인하는 수단이다. 개강부터 방학 전까지, 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는 기간에는 그 어떤 것보다도 학교생활과 공부에 충실하고, 주말과 방학기간 등 남는 시간에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법조인으로서 어떠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를 그려나가면 좋겠다.
 

-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미) 1년 동안 불확정적인 상황에 놓여서 입시를 준비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은데, 첫 번째는 ‘매 순간은 절박하고 절실하게 임하되, 결과는 초연하게 받아들이기’이다. 과정 상 나오는 결과,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에도 매 사설모의고사마다 급격하게 달라지는 결과들에 일희일비하게 되어 매우 힘들었는데, 일희일비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그 과정에서 감정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 장기간 레이스에서 큰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저는 리트 공부, 자기소개서, 면접 기간에서 각각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정도로 절실하고 절박하게 임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이 절박함이 저를 이끌어왔던 원동력이 됐고, 앞으로도 저를 끌어줄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는 ‘리트가 전부가 아니다’는 점이다. 리트가 물론 중요한 정량적 요소임은 사실이나, 로스쿨 입시는 정량적 요소들만으로는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수험생들은 알 수 없는 ‘정성적 요소’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높은 리트 점수를 얻었더라도 남아있는 자기소개서, 면접의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며, 원하는 학교에 비해 비교적 낮은 리트 점수를 얻었더라도, 소신대로 지원한다면 이후의 과정에서 본인이 어떻게 임했는지에 따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 다들 각자의 이유로 로스쿨 진학을 꿈꾸기 시작했을 텐데, 그 점을 잊지 않고 힘들 때도 꺼내어 본다면 끝까지 잘 해내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온) 수험생활이 가지는 두 가지 특성-그 결과가 자신의 뜻대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 결과가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불안의 원인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저는 수험생활의 두 가지 특성이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대다수의 사건들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특정 사건이 다른 종류의 시험에 비해 중요성이 낮고 일상적인 경험이라고 느껴지더라도 그것이 나의 뜻대로 풀릴 보장이 없다는 점과 앞으로의 인생에 모종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단지 수험기간을 통해 도전하는 목표가 매우 크고, 그러한 목표에 따르는 위험이 극단적으로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불안해하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분들, 너무 부담 가지지 말았으면 한다. 여느 일상적인 사건과 다를 바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꾸준히 준비한다면 목표로 하는 바를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로스쿨에서 어떤 생활을 계획하며 향후 어떤 법조인을 꿈꾸는가.

#(미) 뛰어난 분들이 많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한참 부족한 제가 그 곳에서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는 점이 두렵기도 하다. 다만 매 순간 순간 절실하고 절박하게 임하되, 결과에는 초연한 태도로 생활하고자 한다. 저는 법조인은 기본적으로 ‘설득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이 사회를 설득한다. 변호사, 검사는 법정에서 판사를 설득하고, 때로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사회 속 문제들을 찾아내 쟁점화하고 가시화한다는 점에서는 사회를 ‘설득’한다고 생각했다. 저 역시 이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법조인이 되고 싶다.

#(민) 저도 로스쿨은 처음이라 설레면서도 걱정이 되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또 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향후 우리 사회가 법을 신뢰할 수 있고 법이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

#(온) 국제법 분야에서는 타국에서 재판 등의 사법절차를 보장받지 못했을 때 이를 “정의를 거부당했다(Denial of Justice)”라고 표현한다고 들었다. 이처럼 한 사회의 실질적인 정의 구현을 위해서는 사법적인 절차와 자원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폭넓게 보장돼야만 한다. 저는 제 지인들의 사례에서 목격했듯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자유롭게 법률적 자원을 이용하지 못했던 법률적 약자들이 사법제도를 통해 마음껏 정의를 요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책적, 기술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법조인이 되겠다. 이를 위해 로스쿨 생활 3년 동안은 법률적 전문지식을 쌓는 데 주력하겠다.

진행: 이상연 편집국장, 글: 이성진, 촬영: 조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