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급 공채에 PSAT 도입 적극 환영한다

2017-01-13     법률저널

앞으로 7급 공무원 공채시험이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대체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7년 업무보고’를 통해 7급 공무원 공채에 PSAT을 도입하고 5급 공채 선택과목을 대폭 줄이는 등 공무원 채용제도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인사처의 발표에 따르면 이르면 2021년부터 국어·영어·한국사로 진행하는 7급 공채 1차 시험이 없어지고 PSAT이 도입된다. 영어와 한국사 과목도 외부 검정시험으로 대체된다. 암기 중심의 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역량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다.

인사처는 또 직렬·직류에 상관없이 5급 공채 2차 시험의 선택과목 수를 6개 이내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직렬·직류에 따라 최대 15개의 선택과목이 있다. 하지만 직렬별 선택과목 수가 많았지만 특정 과목에 쏠림이 두드러졌고, 게다가 선택과목간 점수편차로 시험 타당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9급 선택과목도 개편할 예정이다. 또 면접시험 효과성 제고를 위한 5급 공채 ‘집중면접제도’가 도입되고 심화된 집단토의, 개인발표와 개별면접 교차실시 등 평가절차도 개선된다. 공무원 채용시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시험관리체계를 개선한다. 논문형 답안지 집합채점을 시범실시하고, 사이버고시센터의 보안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7급 공채에 PSAT 도입과 5급 공채의 선택과목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터에 이번 인사처의 채용제도 개편 계획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동안 현행 7·9급 공무원 공채의 시험과목이 시대 변화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공무원 채용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시험과목은 경쟁력 있는 적합한 인재의 선발을 담보할 수 있는 측정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글로벌 시대의 국가 발전을 견인해 나갈 유능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인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행 공무원 공채, 특히 7·9급 공채의 시험과목을 과감하게 하루빨리 혁신할 필요가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도약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들이기 위해서는 채용시스템의 변화도 하루빨리 뒤따라야 한다. 현재 7·9급 공채의 시험과목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들어간 누더기가 된 제도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찔끔찔끔 하는 땜질식 개편은 효과를 낼 수 없다. 이제는 이해당사자들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정부경쟁력을 견인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시험과목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7급에 PSAT 도입은 뒤늦은 감이 있기 때문에 시행 시기를 가능한 한 더욱 앞당겨야 한다.

현재의 시험과목은 전문성과 공직가치는 물론 활용도 측면에서도 낮아 더 이상 존속시킬 이유가 없다. 최근 김형성·황성원 교수팀이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재 시험과목의 중요도와 활용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은 중요도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현재 필수과목들은 직무수행능력과의 연계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수험생들도 현재 공채 시험이 그저 ‘시험을 위한 시험’, 단순히 더 많이 문제를 맞추는 암기 전문가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PSAT은 단순 암기시험 위주의 공채 시험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 타당성 검증도 이미 받은 바 있다. 게다가 PSAT는 전체적으로 중요도와 활용도가 높게 나타나 직무수행능력과의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7급에 그칠 것이 아니라 9급까지 확대해야 한다. 또한 PSAT은 암기식 과목에 비해 학원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학원비 등 수험생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나아가 5·7·9급 1차 시험을 PSAT으로 통일할 경우 직급 간의 벽이 낮아져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수험 장기화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차시험에서 PSAT와 헌법으로 종합적인 사고력과 공직가치 검증에 초점을 두고, 심층적인 면접을 통해 전문성과 공무원의 자질 검증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