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들, 헌법 가치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다

2016-12-12     이성진 기자

사시존치 네트워크, 광화문 촛불집회서 헌법조문 배포 등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최근 청와대발(發) 국정농단을 두고 때 아닌 헌법 제1조가 회자되고 있다. 특히 촛불집회장에서는 어김없이 이 조항이 노래로 흘러나오곤 한다.

사법시험 준비생들로 꾸려진 ‘사시존치 네트워크’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서 열린 국정농단 제7차 촛불집회에서 이같은 가치의 헌법나눔과 함께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펼쳤다.

‘사시존치 네트워크’는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될 사법시험을 존치시키고 정의, 공정, 균등의 헌법정신을 되찾고자 결성된, 그동안 온라인 서포터즈 활동을 해 온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현장에서 먼저 ‘헌법, 국민의 폼으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이번 국정농단에서의 반헌법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대한민국 헌법」 전 조문이 담긴 소책자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시존치 네트워크는 “우리는 일곱 차례의 평화적 촛불집회를 헌법 제정권자의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으로 바로 선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세기 동안 독재 권력과 소수에게 집중된 특권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던 헌법을, 그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린다는 의미에서 헌법 나눔 운동을 시작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특히 소책자 첫 장을 통해서는 “우리는 정의로운 목적을 위해선 과정 또한 정의로워야 한다고 믿는 사법시험 준비생”이라며 “20170년 가을,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제 몸에 불을 놓았다. 그리고 또래의 청춘이 잿더미로 타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가슴을 부여잡던 청춘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조영래 변호사. 법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한 그 삶을 기억하며 오늘 역사의 현장에 선다”며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바로 세우라는 법언을 품고 잠시 책을 내려놓는다”고 참가 취지를 전했다.

또 “법을 강자의 손에서 서민과 약자의 손으로 돌려주기 위해 살았던 선배들의 자취에 작은 발걸음을 더한다”면서 “헌법은 국민의 것이다. 이 나라의 주인이자, 위대한 역사의 첫 장일 그들에게 헌법을 바친다”고 했다.
 

이들은 사법시험 존치도 함께 주장했다. “헌법을 살아있는 언어로 만들기 위한 운동, 공정과 균등이라는 사법시험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자유발언 등을 통해 호소했다.

아울러 그동안 매 집회마다 진행해 왔던 [‘정유라’에게 유리한 ‘제도’는?]라는 현장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이번 역시 법조인 양성에서의 사법시험 vs 로스쿨 중 후자, 취업에서의 공채 vs 특채 중 후자, 대입에서의 정시 vs 수시 중 후자가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사시존치 네트워크는 앞으로도 광화문 뿐 아니라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이같은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