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시험 청년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해 사법시험 경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전국 11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2016년도 제58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에 지원자 5,453명 중 3,794명이 응시했다. 올해 사법시험 최종 선발 예정 인원이 100명 내외다. 이미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한 310명을 감안하면 최종 합격 경쟁률은 41대 1 수준으로 역대 최고다. 1차시험 응시자와 면제자를 포함한 사법시험 경쟁률은 2006년 20대 1에서 지난해 28대 1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1차 시험 응시자 수가 지난해 3,930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선발 예정 인원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현재 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사법시험 1차 시험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꿈을 향해 달음박질 했던 모든 응시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설렘으로 시작은 했지만 어쩌면 ‘마지막’이라는 심리적 중압감 때문에 가쁜 숨과 타는 듯한 목마름에 지칠 법도 하다. 한 개인의 일생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번 시험이 매우 중요했던 만큼 응시생들의 초조감은 극도에 달했을 것이다. 특히 벼랑 끝에 내몰린 수험생들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심리적 부담은 당사자가 아니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험일은 쏜살같이 다가오는데 스스로 만족할만한 공부를 하지 못해 높은 경쟁률에 지레 겁먹고 지금쯤 ‘이번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일종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하루하루 보내는 수험생들도 있었을 터다. 시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마음만 급해지고 공부에 능률도 오르지 않다보니 자신감을 잃은 수험생들도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마지막이라는 강박증에 짓눌려 집중하지 못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모 아니면 도’라는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렸던 수험생들, 자신에게 주어진 트랙을 성실히 달렸던 수험생들, 응시자 모두 기쁨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제 ‘화살은 시위를 떠난 상태’다. 이것으로 수험생활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모적인 합격선 논쟁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수험생들은 1차시험 합격자 발표까지 남은 기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미 끝난 시험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이고, 합격선 논쟁에 매여 있다면 그야말로 허망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최대의 관심사는 어떻게 최종합격 하느냐이다. 2차시험의 기회도 올해를 포함해 딱 2번밖에 남지 않은 절체절명의 시기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수험생활의 연속이라는 차원에서 평소와 같은 수험방향에 따라 행보를 이어가야 본선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번 시험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수험생들이 더욱 많다. 소수점 차의 실패로 분루(憤淚)를 삼킬 수험생들도 있다. 사법시험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서 진로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특히 법조인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로스쿨이냐 아니면 제3의 길을 놓고 진퇴양난의 기로에 처한 수험생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법시험 존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았다. 뒤늦게나마 사법시험의 존폐 여부를 다루게 될 국회 산하 협의체(자문위)가 만들어졌다. 향후 자문위의 논의결과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통과나 수정 여부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가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에 따라 변수는 크다. 예정된 마지막 사법시험의 1차 시험은 끝났지만 준비생들이 사법시험에 다시 도전할 일말의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사법시험의 최대 장점은 빈부나 학벌에 관계없이 누구나 생업을 하면서도 자신이 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로스쿨이라는 제도의 틀에 들어가지 못하면 법조인이 될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은 서글픈 세상이다. 인간이 만든 이상 어떤 법조인 양성제도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반드시 사법시험이 폐지돼야만 로스쿨 제도가 안착된다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일방의 횡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