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혹독했던 2013년 그리고 황남기 스파르타반
나아영 / 국회직 8급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나고, 손을 덜덜 떨면서 수험번호를 확인한지도 어느덧 열흘이 다되어갑니다. 최종 합격만 하면야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쁠 줄만 알았건만, 사실 떨어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더 컸었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듯 달려온 시간에 대한 애잔함이 밀려오더군요. 그만큼 저에겐 고된 수험기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도 처음 공무원 공부를 시작할 때 합격수기를 참고하여 교재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모쪼록 수험생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수험기간: 2년6개월(3년차에 합격)
*과목별 교재
국어- 재정국어, 유두선 모의고사 (따로 강의는 안들었고, 스터디 위 주로 했습니다.)
영어- 보카바이블, 한덕현464, 한덕현 모의고사, 리딩헌터, 신성일 기 본서 1권만 발췌독 (기본강의는 안 듣고 모의고사 강의는 몇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많이 틀린 회 중심으로)
국사- 탐구한국사 기출문제집(2013년부터 20번 가까이 본 듯합니다.) 최진우 기본강의(2013년 초에 수강.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전한길 합격노트(서울시 앞두고 시간이 없어서 한눈에 정리하 기 좋았습니다.)
헌법- 황남기 기출문제집, 황남기 헌법족보(2013년 실강수강), 최신 판례집(2014년 강의 수강)
행정법- 써니 기본강의(2012년 초에 수강), 황남기 기출문제집, 황남 기 족보, 최신판례집(2014년 강의 수강)
행정학- 김중규 기본강의(2012년 수강), 김중규 기출문제집, 김중규 압축행정학(2013년 강의수강)
경제학- 함경백 경제학(2013년에 주교재), 정병열 객관식 경제학(2014년에 주교재)
*공부시간: 보통 8시30분~11시까지 했으나, 2014년 6개월간은 수면시간을 좀 늘려서 아침 9시30분/10시~밤10시/10시30분 정도에 마무리 했습니다. (깨어있을 때 몰아치듯이 집중해서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음악을 듣거나 실신하듯이 잤습니다.)
1. 혹독했던 2013년, 그리고 스파르타반
201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시험에 낙방했습니다. 국가직7급은 80언저리였고, 국가직9급은 89점을 받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준비기간, 남들보다 늦어진 사회생활... 깊은 절망만큼 내년에는 기필코 모든 시험에 합격하리라는 독기(?)를 품고 2년차에 스파르타반을 찾았습니다. 평소 황남기 선생님을 좋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합격생을 만나서 그들과 저의 차이점을 찾고 싶었습니다. 합격자와의 면담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꼬치꼬치 물으면서 그들과 내가 뭐가 다른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공부시간이나 방법은 사실 큰 차이가 없었는데, 최종 정리를 위해 족보나 개인이 워드로 작성한 요약집같은 마무리 전략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스파르타반에서 공부하다 집에서 통학이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리자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습니다. 합격자와의 면담과정에서 나도 전략을 조금만 영리하게 잘 짠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겠다는 확신과 함께, 고지가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면서 바로 동네 독서실로 자리를 옮겨 2014년 1월부터 6개월간의 마지막 엄청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2. 2014년 합격 전략들
(1) 2주일에 1회 모의고사 스터디 참여
2013년 2년차 시험에서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시험장에서 지나치게 긴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첫 시험인 국가직 7급 시험에서는 잠도 거의 못자고 시험장에 갈 정도로 시험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었습니다. 평소 실전감각도 좀 익히고 시험에 대한 긴장도를 낮추고자 모의고사 스터디에 참여했습니다. 2주일에 한 번 진행되었고, 모든 스터디원의 점수를 공개하고 등수를 매겼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부할 때 적당한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었고, 시험장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부분 극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실력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라면 개인적으로 꼭 추천하는 바입니다.
(2) 기출+요약집(혹은 기본서)+모의고사 무한 반복 및 정리
1월부터 기출문제집은 지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문제 푸는 방식은 기존의 한 문제 풀고 해설을 읽는 패턴을 버리고 챕터별 혹은 한 번에 100페이지씩 해설을 읽지 않고 푸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확실히 모르는 지문들을 걸러낼 수 있었고, 복습 역시 그 지문들을 중심으로 리뷰하면서, 족보를 해당 전범위로 정독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족보 역시 마지막에 보려면 양이 많아서 확실하게 아는 부분은 지워가면서 읽었습니다. 하루 공부량이 2013년에 비해 상당히 늘었었고, 과목당 1주일을 넘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를 6월까지 반복하다보니 헌법, 행정법, 행정학 기출문제집은 국회 시험 직전에는 하루에 5시간이면 전 범위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지워놓았습니다.
4월 국가직 시험이 끝나고 공부 범위를 좀 넓혔습니다. 기출문제만으로는 커버가 좀 안될 것 같아서 과목당 모의고사를 구해서 모르는 것은 형광펜으로 체크해가면서 국회 시험 전까지 3번 이상 리뷰한 것 같습니다.
헌법-황남기 진모, 행정법-황남기 진모, 행정학-신용한 진모, 경제학-신경수 진모를 풀었는데 법 과목 같은 경우는 황남기 선생님 모의고사가 워낙 퀄리티가 높아서 국회 시험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리뷰하고도 반드시 족보나 요약서를 활용하여 복습을 했고, [기출문제+족보+모의고사 체크해 놓은 것+족보] 이렇게 한 세트로 묶어서 5월말에는 3~4일 정도에 한 과목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최신판례도 구판례만큼 달달 외웠고, 국회직 시험장에서도 최신판례를 붙들고 있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 법 과목은 이제 최신판례가 꽤나 반영되기 때문에 느슨한 마음으로 준비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절대 법과목에서 고득점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좋은 파트너이자 협력자를 구하면 좋습니다.
모의고사 스터디에서 만난 스터디원 중에서 저와 공부연차도 비슷하고 실력도 되는 성실한 스터디원과 6개월간 일정을 함께 했습니다. 아무래도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다보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고, 어느 정도 실력이 올랐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노력을 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공부하기 힘든 국어나 영어는 매일매일 단어를 암기하거나 모의고사를 시간 재고 푸는 형식으로 스터디를 했었고, 눈에 보이는 곳에서 서로 불붙어서 경쟁하듯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경쟁하는 분위기라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된 상태에서 서로 배려하면서 성실히 공부한다면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황남기 선생님께서 구상하신 스파르타반의 취지가 이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저와 같이 공부한 동생은 국회직에서 1점차로 탈락했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서울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둘 다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3. 수험생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수험기간은 끊임없는 불안감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금은 객관식 시험 중에 가장 난도 높다는 국회시험에 운 좋게 합격하는 행운을 얻었지만, 1교시 시험 끝나고 경제학이 과락이라고 생각하면서 시험장에서 나가려고 절망하고 눈물지었던 평범한 수험생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저희 동기들 모두 많이 고민하고 넘어지고 힘들어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기에 합격할 수 있었던 보통의 사람들입니다.
진실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 저도 한때는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라고 비관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현재의 불안감을 동력으로 삼는다면, 남들보다 더욱 완벽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쌓여 생각지 못한 더 좋은 결과로 보상받으실 것입니다.
현재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시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