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외시 1차, 수험생들 한국사 "황당"

2004-03-02     법률저널


-PSAT 실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시간은 부족
-응시율 지난해보다 4% 떨어져

본지 3월22일 '예상합격선' 발표


지난 26일 실시된 48회 행정고시와 38회 외무고시 제1차 시험에서 한국사가 '황당'했다는 게 수험생들 사이에 일치된 평이다. 또 영어를 비롯한 오전에 치러진 공통과목들은 대체로 지문이 길어 시간에 쫓겼다는 반응을 보여 난이도가 지난해와 대체로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1교시 한국사의 경우 고득점 전략 과목으로 꼽았던 수험생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특히 생소하고 긴 지문에다 답을 찾기 어려운 까다로운 질문도 다수 있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영어 과목은 난이도 면에서는 지난해보다 약간 쉬웠지만 긴 지문이 많아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어보지 못하고 그냥 찍었다는 수험생들도 많았다. 반면 헌법은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입법고시와는 달리 단순 판례 문제는 줄고 기본서 중심에 충실하면서 헌법의 조문 등에 관한 문제여서 푸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는데 수험생들은 대체로 일치했다.

행정고시 일반행정직에 응시한 수험생 백모씨는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며 "특히 한국사와 영어과목에서 생소한 지문이나 독해 지문이 길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씨도 "한국사는 수험생들이 통상적으로 보는 교재에서도 보지 못했던 지문들이 눈에 많이 띄어 황당했다"면서 "수험생들을 골탕먹이기 위해 출제된 문제인 것 같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2교시 과목에서는 행정학과 행정법을 치른 일반행정직은 행정학이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행정법은 쉬웠다는 게 일반적이다. 한 수험생은 "행정학은 항상 만만치 않은 과목이지만 대체로 무난했다"며 "행정법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었기 때문에 오후 과목은 쉽게 풀었다"고 말했다.

일반행정직의 합격선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응시자가 많이 늘었고 한국사가 어렵게 출제되었지만 다른 과목에서 대체로 평이했기 때문에 합격선이 올라 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재경직에서도 경제학은 평이하게 나온 반면 재정학은 조금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게 응시생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또 검찰사무직은 형법이 조금 어려웠지만 형소법은 지난해 수준에서 문제가 나왔다는 평가다. 법무행정직도 행정법과 민법이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이번 시험에서는 '한국사' 등 1교시 과목의 성적에 따라 우열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처음으로 PSAT(공직적성평가)가 시행된 외무고시는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PSAT 과목들이 지난 11월 모의평가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와 '당혹스러웠다'는 평가다. 특히 언어논리영역에서 지난 평가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고 자료해석영역은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실험평가를 치뤄본 신모씨는 "실험평가때와 비교했을 때 난이도가 비슷한 것 같다"며 "특히 언어논리영역은 문제를 봤을 때 금방 답이 떠오르지가 않아 시간에 쫓기면서 문제를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료해석영역은 표와 그래프가 더 다양해지면서 실험평가때보다 문제수준은 향상된 것 같고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시간 안에 풀기는 조금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까 대체로 남자 응시생들은 언어가 어렵고 자료가 쉽다고 평가하고 있고 여자 응시생들은 그 반대로 본 것 같다"며 "언어논리는 단기간에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힘들어 평소에 관련 책들을 읽으며 대비해야할 것 같고 자료해석은 시간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풀어볼만 하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행시 1차시험 합격선은 △일반행정 76점(여성 74.5점) △법무행정 74.5점(74점) △재경 75.5점(73.5점) △국제통상 69.5점(68.5점) △교육행정직 77점 △사회복지 65.5점 △교정 76점 △보호관찰 67.5점 △검찰사무 80.5점 △출입국관리 79점 등이었다. 외시 1차 합격선은 1부 82.5점(81.5점)83점, 2부 60점이었다.

응시율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행시는 출원자 1만3천222명 가운데 78.6%인 1만387명이 시험에 응시해 지난해(82.6%)에 비해 4% 포인트 떨어졌다.

직렬별로는 △일반행정 79.7%(응시자 6054명) △일반행정(지역모집) 68.3%(149명) △법무행정 55.9%(458명) △재경 86.9%(2664명) △국제통상 83.8%(310명) △교육행정 78.4%(315명) △사회복지 69.2%(72명) △소년보호 63.1%(53명) △검찰사무 55.6%(312명) 등이다.

외시 응시율도 지난해보다 4% 포인트 감소했다. 외시 출원자 1392명 가운데 80.5%인 1120명이 응시했고, 외교통상직 80.6%(응시자 1092명), 영어능통자 75.73%(28명)였다.

또 행정자치부는 26일 제1차시험의 정답가안을 공개하고 이의제기를 2월 27일부터 3월 4일(목) 18:00까지 수험생들로부터 이의제기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의제기는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mogaha.go.kr/gosi)의 이의제기 전용게시판을 통해서만 접수 가능하다. 접수된 내용에 대해서는 정답확정회의를 통하여 최종정답을 확정하게 되며, 최종정답은 시험일정상 3월 18일 목요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본지는 26일부터 합격예측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3월 22일 예상합격선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