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넌, 얼마짜리니?』
2014-10-09 차지훈 기자
이용훈 / 법률저널 / 268면 / 15,000원
‘넌, 얼마짜리니?’ 책의 제목부터 가히 자극적이며 도전적이다. 자칫 독자의 호기심을 발동시키려는 상술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책을 펴는 순간 사라진다. 오히려 『넌, 얼마짜리니?』라는 제목이 ‘감정평가’의 영역을 함축적으로 잘 드러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실상 감정평가가 우리 생활의 전 영역 곧 재산권, 세금, 거주, 생계, 투자의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만 ‘감정평가’라는 단어가 주는 이질감에 전문적이고 생경한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생경해 보이는 영역이 책을 보면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일반교양의 영역으로 다가온다. ‘감정평가’라는 이 생소해 보이는 영역이 우리의 실생활을 모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분명 알맹이가 꽉 차 있다. 보상, 개발 혹은 과세를 위해 우리들 재산이 빈번히 평가되고, 이 결과물이 거주, 투자, 생계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기에 책을 통해 실속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담보대출 받을 때 대출 한도를 결정하기 전 전당 잡힌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담보평가, 한동안 시끄러웠고 여전히 논란이 현재 진행형인 밀양 송전탑 사태에 숨어있는 보상평가, 매년 주택과 토지 재산세의 과세표준금액은 공시가격 평가의 결과물이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혼소송의 종착점, 곧 재산분할이 이뤄질 때 필히 소송평가가 개입하고, 증여 및 상속의 문제, 부가세 납부의 상황에서도, 심지어 정산기업의 재산 매각을 위해 부동산 몸값을 정하는 등 쉼 없이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필자가 ‘감정평가’라는 전문적인 느낌을 희석시키고 이 영역을 일반교양과목으로 소개하려 고군분투하는 숨은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약간의 호기심만 가미시키면 전문영역이 상식의 수준으로 문턱을 낮추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
차지훈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