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입시에서의 눈치작전

2013-10-09     법률저널 편집부

이성진 기자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25개 로스쿨의 2014학년도 원서접수가 동시에 진행된다. 경쟁이 있는 곳엔 늘 치열한 승부수가 따른다.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법학적성시험, 영어, 학부 성적으로 구성되는 기본적인 전형요소와 학업계획서를 포함한 자기소개서, 면접과 같은 주관적·정성적 요소로 첫 관문인 로스쿨 입학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만 한다.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편법까지 동원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다. 로스쿨 입학 경쟁이라고 해서 예외일 순 없을 것이다. 또 각종 공무원 특별채용 과정에서의 비리가 파헤쳐 지면서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끝없이 추락했고 정부투자기관, 정부유관기관 등에서도 채용비위가 비일비재로 터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특히 정의와 형평성을 담보할 예비법조인을 선발하는 로스쿨 입학과정에서는 비리나 편법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 나아가 과연 로스쿨 입시과정에서의 소위 눈치작전은 예비법조인으로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매년 로스쿨 지원과정에서 눈치작전이 흥행했고 이에 작전세력까지 등장한다는 소문이 수험가에 파다하고 실제 로스쿨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이같은 정황이 포착되는 것이 한두 해가 아니다.


로스쿨 신입생 선발 초년부터 사회 일반 지인들을 통해 법조인이 되려는 이들이 무슨 눈치작전이냐며 의아해 하는 황당한 충언(?)을 들어 온 바 있다. 이같은 따끔한 지적(?)은 그 이후로도 예외없이 있어 왔던 것 같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기자로서는 오히려 이같은 의문을 던지는 지인들을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없지 않았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라고 해서 눈치작전까지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냐고 되레 반문하곤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은 법조인들은 왠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 법과대 입학과도 다르다는 것이 한결같은 주장이다.


다만 결론이 날 수 없는 주제였지만 내심, 한번 되짚어 볼 필요도 있다는 판단은 지금도 기자의 속내다. 특히 사회가 요구하고 있으니 로스쿨 입시생들은 눈치작전도 하지 말라고 매년 주문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출발 단계에서부터 소신지원을 통해 입학하고 졸업 후에는 법과 양심에 따른 소신으로 법을 판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조인이 되라고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발상은 자칫 타인의 불이익을 불러오곤 한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그것이 무슨 대수냐 반박할진 모르지만 기자의 시각에서는 참으로 이기적인 발상이며 결국엔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어 되돌아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학입시가 아닌, 학문의 최고과정인 대학원 과정인 만큼 자기지향적인 판단과 철학,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건전한 인식을 담을 나이이기 때문에 소신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 싶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붙고 보겠다는 결단이, 반수 등의 이유로 매년 100명의 영구결원을 발생시키고 있고 이는 2,000명이라는 총입학정원을 운영하는 체제에서는 분명 큰 후유증을 낳는다는 점도 빠트릴 수 없는 대목이다. 비록 자구책으로 결원충원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자는 첫해부터 매년 접수현황을 지켜봐 왔다. 원서접수 종료시간이 좁혀질수록 경쟁률이 점진적으로 급상승했다. 결국 일부 수험생들은 지나친 눈치작전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을 것이다. 올해 역시 눈치작전보다 소신지원자가 대폭 늘어나 접수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평온한 경쟁률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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