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홍수 '수험생은 어지럽다'
내년 2월경에 실시될 제46회 사법시험이 7개월 여 앞둔 시점에 벌써부터 9월부터 시작되는 교수 출제 진도별 모의모사 광고가 고시촌을 휩쓸고 있다. 본지가 수험가 최초로 100여명의 전공분야별 저명교수께 출제를 의뢰해 만든 진도별 모의고사 '가정학습지' 발행을 필두로 각 학원은 물론 대안 학습기관에서도 모의고사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어 모의고사 홍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젠 1차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진도별 모의고사가 하나의 필수과정이자 시류가 된 셈이다.
모의고사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각 업체들의 모의고사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어떤 모의고사를 선택해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 고시촌의 풍경이다. 하지만 모의고사를 시행하는 업체들은 저마다 '최고의 모의고사'라고 주장하나 그 신뢰성에 대해 수험생들은 선뜻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으로 생산해내는 교수 출제 모의고사에 갇혀 수험생들은 식상할 정도라며 진저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수험생들은 한정된 숫자의 교수들이 여기저기 중복 출제하면서 유사한 문제가 눈에 띄고 문제의 질도 떨어져 교수출제 모의고사에 솔직히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진도별 모의고사 시장에 뛰어들어 문제의 양도 훨씬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런 문제점들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간적·경제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자신에게 알맞은 모의고사를 선별하는 혜안을 요구하고 있다. 교수 출제라 당연히 믿을만한 문제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수험생들의 실망이 클 것이고, 수험 사이클에 맞춰 꽉 짜여진 계획속에 선택한 모의고사가 형편없는 문제로 판명된다면 자칫 수험생들이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의고사를 시행하는 각 업체들은 모의고사를 선택한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 게 당연한 도리다. 모의고사는 시험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그 유용성이 많은 만큼 오류가 적은 양질의 문제로 구성되도록 철저한 검증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수 출제 모의고사가 범람한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 수험생들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한 모의고사를 시행하는 업체들은 출제하는 교수의 명단을 명확히 밝혀 공개하고 수험생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학원 모의고사의 경우 교수가 출제한 문제와 강사의 문제를 혼합해 실시하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출처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밝혀 수험생들의 혼돈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게다가 학원의 모강반 수강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는 터에 모의고사가 질적으로 담보되지 않는다면 학원이 모의고사를 상업성의 도구만으로 여긴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모의고사는 수험생들에게 '마무리 실전테스트'로 그 중요성을 부인할 수가 없다. 교수 출제 모의고사는 실제로 출제될 문제의 패턴을 익힌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관련 업체들은 수험생들이 올바른 모의고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수험생들도 봇물처럼 쏟아지는 모의고사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현명한 판단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