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91% “전관예우 존재한다”

2013-06-24     법률저널

서울변회 설문결과, 재판결론에도 영향력 미쳐

 

대한민국 변호사들은 법조계에 전관예우가 존재하고 검찰 수사단계나 형사 하급심에서 특히 심하게 발생하고 있고 실제 재판결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인식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가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소속 회원(2013. 6. 5. 현재 개업회원 9,680명) 중 761명을 대상으로 전관예우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존재한다 90.7%, 존재하지 않는다 8.5% 등의 순으로 응답해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법원·검찰 출신 변호사 104명 중 67.3%에 해당하는 70명도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전관예우가 가장 심한 영역은 검찰 수사단계 37.0%, 형사 하급심 재판 23.7% 등의 순으로 응답, 검찰 수사단계나 형사 하급심에서 전관예우가 특히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는 재판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민사 및 형사재판 모두에서 결론에 영향이 있다(47.0%), 민사재판에서는 결론에 영향이 없지만, 형사절차에서는 결론에 영향이 있다(25.0%)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특히 형사재판의 결론에 있어서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관예우의 원인은 공직자들의 자기 식구 챙기기(26.7%), 한국사회 특유의 온정주의 문화(21.9%), 전관예우에 대한 의뢰인들의 기대(15.8%), 공직자들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재량(13.5%), 공직자들의 준법의식 부재(9.5%) 등의 순이었다.


전관예우는 앞으로도 여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48.0%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전관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32.7%는 음성적이고 변형된 형태로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위공직자 출신의 대형로펌에 취업과 관련해서는 39%가 변호사로 취업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변호사 자격이 없는 고위공직자가 대형로펌에 고문으로 취업하는 것은 로비를 위한 것이므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전관예우의 일종이므로 마땅히 금지(31.7%),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므로 비난하기 어렵다(23.5%) 등이었다.


이들의 ‘회전문 인사’에 대해서는 과거 근무했던 대형로펌에 특혜를 줄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금지(51.5%), 유능한 인재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부적절(39.3%) 등으로 역시 부정적이었다.


전관예우금지법(변호사법 제31조)이 2011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관예우금지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62.5%)으로 조사됐다. 다만 법원 및 검사출신 변호사들은 전관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이 어려워졌으므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전관예우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답해 나름의 효과는 있다는 인식도 있었다.


최근 대형로펌이 경쟁적으로 전관 변호사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 그 이유에 대해 56.0%가 전관예우를 통해 재판이나 수사절차에서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의뢰인들이 전관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28.8%), 유관기관에 로비를 하기 위해(8.4%) 순으로 집계됐다.


전관예우의 근절방안은 없을까. 평생 법관제 혹은 평생 검사제의 정착(21.5%), 재판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18.6%), 전관 변호사들의 수임내역 공개(16.6%),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변호사 개업 전면금지(13.8%), 법조일원화(12.0%), 전관 변호사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12.0%) 등 다양한 방안에 찬성했다.


한편 서울변회는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지난 11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전관예우 근절 방안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 전관예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 및 대안을 모색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