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변리사법 개정 추진에 반발

2013-06-14     법률저널

 

“특허청·변리사 밥그릇 챙기기 발상에 불과”

 

특허청이 변리사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 이래 52년만에 변리사법을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가 이를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주요내용 중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사람 또는 공학과목 학점이수자만이 응시할 수 있고 규제개혁완화의 일환으로 2000년에 폐지된 특허청 공무원에 대한 자동 자격증 부여 제도를 다시 부활시켜 ‘특허청 심사, 심판 10년 이상 종사자의 경우에는 구술시험 등으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조항’을 삽입하기로 했다.


변호사의 자동 자격부여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영업이나 물건 표시, 생물 품종이나 유전자원 등 신 IP분야까지 변리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각종 감정 평가는 물론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 침해 관련 분야까지 모두 변리사의 고유 업무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


이에 대한변협은 11일 성명을 내고 “거꾸로 가는 변리사법 개정 작업의 즉시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대한변협은 “변리사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은 그 취지와 다르게 변리사들의 밥그릇 챙기기와 특허청 공무원들의 노후 대비용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변리사 업무가 특허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상표, 디자인, 저작권법 등 비기술적 분야가 포함되어 있어 오히려 법학, 경제학, 인문학 전공자들의 전문성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공계출신자에 한정하여 응시 자격을 주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은 또 “본래적으로 변호사의 고유 직무 범위에 포함되었던 변리사 업무를 따로 떼어 변호사들을 배척하겠다는 선언은 이번 전부개정안이 변리사들의 밥그릇 챙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적재산권, 세무,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변호사로 양성하여 국민에게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 제도와도 정면으로 대립되는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다양한 전공과 전문성을 갖춘 수많은 이공계생과 변리사들이 변호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하여 피 땀 흘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 특허청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노후 대비를 위하여 거꾸로 가는 개정안을 만들고 자신들만의 영역을 수성하려고 염치없고 뻔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변협은 특히 “특허청에서는 변호사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자 이해당사자인 변호사업계에는 공청회를 한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고 은근슬쩍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다가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변호사업계의 항의를 받고 마지못해 공청회에 참여하게 하는 해프닝을 벌였다”면서 “국가 자격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변리사법 전부개정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이번 개정작업이 직역 이기주의의 산물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