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변호사 “실력 부족” vs “일반화 무리”

2013-01-08     법률저널

채용기관측 “기초법률지식·송무능력 미흡”
로스쿨측 “3년으론 벅차고...일반화 말라”

교과부, 의견청취 결과

 

2012년 로스쿨 출신 법조인(로변)이 첫 탄생했고 이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다분한 가운데 기성 법조인들은 이들의 기초법률 지식 및 송무능력을 사법연수원 출신(연변)보다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채용기관에 따라 로스쿨 출신에 대한 기대와 요구하는 능력도 다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1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지난 9월말부터 10월말까지 1개월간 수요측 로펌, 개인 법률사무소와 공급측 로스쿨 교수, 재학생, 졸업생 등을 통해 실시한 의견청취에서 얻은 결과에서다.


수요측인 채용기관들은 로스쿨 출신 평가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무리지만 기초법률 지식·송무능력은 사법연수원 출신에 비해 미흡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나아가 분야별 선택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법조계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췄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평가였다.


이들에게 요구하는 능력과 관련, 중소형 로펌은 인턴채용에 소극적이면서도 당장 활용할 기초 법률지식과 송무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로펌은 송무보다는 필요한 분야를 보완할 전문화된 인력, 즉 의사, 약사, 회계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 경력자들을 선호했다.


기업체의 경우, 대우수준 설정 및 로스쿨 출신의 실력 검증 부족 등으로 채용에 주저한다는 반응과 함께 법률지식과 함께 리서치, 커뮤니케이션, 문제해결능력, 회계지식 등의 업무능력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실제 채용기관에서는 채용기관의 종류, 규모 등의 차이에 따라 요구사항이 상이해 로스쿨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실무능력 뿐만 아니라 기본 법률지식도 보다 강화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


반면 인력 공급측면에서 로스쿨 원장들은 현재의 소수 입학정원, 변호사시험 합격률 통제, 과다한 변호사시험 과목 체제에서 채용기관이 요구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교육을 실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수도권 로스쿨 원장들은 신입생 모집과 취업문제에 있어 서울지역 로스쿨이 지방 및 수도권 외곽 지역보다 상대적 우위를 언급한 반면 지방 로스쿨 원장들은 자체 변호사 시장이 협소하여 지역 내 취업이 어렵고 인턴쉽 기관, 채용행사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학생 중도이탈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스쿨 교수들은 학생평가에서 도전정신, 창의력 등 법조인으로서의 자세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송무능력은 사법시험 합격자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했다.


다만 성적 우수자는 비법학도가 기대이상으로 많고 중위권은 법학도, 하위권은 비법학도라는 성적계층의 일반적 현상도 내놓았다.


교육내용에 대해, 교수들은 기초 법률지식에 대한 교육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3년 동안 이론과 실무를 완전히 갖춘 변호사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과 함께 방학 중의 인턴십(보통 1학점)은 표준화되지 못하고 형식화되어 실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었다.


교수들은 또 수요 자체도 계층화되어 있으므로 기존 송무시장만을 공략할 것이 아니라 계층화되고 분화된 시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다만 지방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자의 요구스펙은 수도권과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이는 서울 로펌은 특기자, 외국어 능통자 등을 선호하는 반면 지방 법률사무소는 법학전공자를 우대한다는 취업상담 결과에 따른 것이다.


특히 수도권 출신이 적고 멀리 떨어진 지방 로스쿨일수록 지역 법률사무소 등 지역기반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다는 의견이었다.


교수들은 전문직 우대와 관련, 입학전형 면접 때에는 정성적으로 전문경력자를 우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고령자는 취업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변호사시험 부담과 취업지원의 시스템 부족이 실무교육 및 취업상의 최대 문제점인 것으로 꼬집었다.


재학생들은 전문직업인이나 소수의 학생 외에는 대부분 변호사시험 과목 이수에 집중하고 학점에 유리한 과목에만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고 향후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급감 전망 또한 불안감 확산 및 변호사시험 몰두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섞인 견해였다.


또 변호사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특히 지방학생의 경우 대형 로펌, 공기업 등의 채용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로스쿨 졸업생들은 평가의 일반적 오류를 지적했다. 졸업생들은 “능력은 개인차일 뿐이며 부족한 몇몇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것을 잘못”이라며 “궁극적으로 시장에 의해 최종 판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3년간 이론부터 실무까지 배우는 상황에서 세세한 교육은 부족하고 로스쿨에서 미흡한 실무교육은 입사 후 의무연수 중에 보충하면 될 일”이라며 “소장과 서면쓰기 이외에 소장접수 절차나 소송비용 계산 등은 배우지 못하는데 이 부분이 2년 동안 실무 중심으로 공부하는 사법연수원 출신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졸업생들은 취업과 관련해서는 금융, 의료, 부동산, 기자 등 특수한 분야에서는 분명히 기존 경력있는 로스쿨 출신들이 유리한 상황이며 법대출신은 판·검사 등 공직, 비법대출신은 로펌을 선호하는 경향이며 사내변호사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는 의견을 냈다.


졸업생들은 특히 “지방 로스쿨 졸업생 중 해당 지역연고가 없고 수도권에서 학부를 나온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교과부는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로스쿨 졸업생 평가는 취업자의 개인능력과 로펌의 요구사항에 따른 편차가 크므로 개별 로펌의 인터뷰 결과를 일반화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제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