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출제기관에 거는 기대

2011-08-12     법률저널 편집부

지난해부터 사법시험 출제유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선택형뿐만 아니라 논술형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6월 치러진 제2차시험을 두고서는 수험생들간에 왈가왈부 말들이 더 많아졌다. 도무지 출제유형과 경향을 감을 잡을 수 없다는 것.


심지어 일부 수험생들에서는 “만약 이번 시험에서 탈락한다면, 다시는 사법시험에 도전하고 싶지 않다”는 푸념들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처럼 특별히 지엽적인 출제는 사라졌지만 기존 패턴에서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보다 깊이 있는 실력을 갖춘 수회의 2차시험 유경험자들보다 초시생들이 오히려 유리했다는 루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오는 10월 뚜껑을 열어 봐야 이같은 루머가 단순 기우인지 아닌지 확연해 지겠지만 현재 수험가의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법시험에서 변호사시험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렇다보니, 현 시점에서 사시생들은 사시생들대로, 로스쿨생들은 그들대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는 아우성이다. 후자의 경우 법무부 주관 두 번의 모의시험과 지난 7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주관 모의시험을 치렀지만 출제유형에 대한 명확한 가늠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과도기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수험생들의 희생이 너무 크지 않나 라는 우려가 앞선다. 사법시험이든, 변호사시험이든 시험주관부서의 출제기준과 수준은 분명하지만 출제위원들이 이에 호응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준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수험생들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때마침, 중앙대 함영주 교수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세미나에서 그간의 함정위주의 사법시험 출제행태에 대해 비판하면서 기본지식 중심의 중요도 위주의 출제와 변호사시험으로의 출제유형에 대한 예측가능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도 위주의 내용이 출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결같이 100점대에 가까운 성적이 나온다고 해서 출제문제가 모두 쉬웠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모두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는 기여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사법시험이든 변호사시험이든, 모든 시험기관은 중요도 위주의 출제를 최고 목표로 하되 출제유형을 명확히 해 줄 것을 주문한다. 아울러 끊이지 않는 오답시비와 제대로 된 실력을 검증을 위해서라도 함정식 출제도 지양해 주길 당부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