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저 인터뷰]서울변회장 선거에 출마한 최정환 변호사

2011-01-28     법률저널

 

“변호사 사회의 화합을 이루는 지도자 되고 싶다”


‘개척’과 ‘화합’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변호사가 있다. 12년 동안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사무총장으로 역임하며 세계 한인변호사들의 네트워크(network)를 조성한 최정환 변호사(사시28회·법무법인 두우)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밖에도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이사와 한국 엔터테인먼트법학회 초대 회장에 역임하는 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 주목받았다.


지난 9월 국내 법률시장의 단계적 개방으로 인해 법조인들의 앞날을 두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때 최 변호사는 이미 훨씬 전부터 “국내 변호사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앞으로 우리 변호사들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외국의 새로운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해왔다.

이어 “국내 변호사들의 해외진출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변호사들이므로 국내 변호사들이 이들과의 교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한 그가 내민 첫 발걸음은 바로 세계 한인변호사회(IAKL) 사무총장.

이곳에서 그는 IAKL을 단 기간 내에 명실상부한 세계한인변호사들의 든든한 네트워크로 성장시킨 성과를 냈다. 회원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12년간이나 세계한인변호사회(IAKL)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의 이런 ‘개척과 화합의 정신’이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그의 개척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1990년, 영화시장 개방으로 외국 영화사가 국내로 진출하게 되면서 발생한 분쟁을 법률대리한 계기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은 최 변호사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1세대 전문변호사로 우뚝 서게 된다.


최 변호사의 개척으로 인해 고문변호사를 두지 않는 영화사가 대부분이었던 10년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고문변호사를 두거나 수시로 자문을 받고 있는 회사가 늘어난 만큼 변호사들의 진출기회도 많아졌다.


이런 이유로 그는 ‘개척과 화합’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제 91대 서울변호사회(이하 서울회) 회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7명의 후보자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가운데 최정환 변호사가 눈에 띄는 것도 그 때문일 터. 그가 서울회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은 무엇일까? 서울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제 감각’을 지닌 지도자의 필요성


로스쿨시대, 법률시장 개방시대를 코앞에 둔 요즘이 국내 변호사들에게 더 없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우리 변호사들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도전정신,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지도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울회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그가 걸어온 경력을 보면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변호사라는 명함을 내밀기에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지난 12년 동안 세계 한인변호사회(IAKL) 사무총장을 맡은 후부터 본 조직이 세계한인변호사들의 든든한 네트워크로 성장하게 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 뿐만 아니다. 최 변호사가 2년 동안 대한변협 국제이사를 맡게 된 후 세계 변호사업계에서 무명이었던 한국 변호사사회의 지명도가 크게 높아지게 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 변호사가 그만의 ‘국제 감각’을 살려 국제이사 활동에 주력한 결과 싱가폴, 도쿄, 홍콩과 같은 쟁쟁한 선발 도시들을 물리치고 세계변호사회의 아시아본부를 서울에 유치하는데 성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기 때문.


때문에 그가 서울회 회장이 됐으면 하는 이들이 자연히 늘게 됐다고 한다. 이에 최 변호사는 “많은 분들의 격려와 지원에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누가 회장에 당선되든 간에 현재의 시장개방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변호사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어 그는 “세계한인변호사회 사무총장과 대한변협 국제이사를 하면서 닦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세계적으로 뛰어난 한국 변호사들이 국제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창의적인 일자리 시장 창출이 급선무


현재 변호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변호사들의 취업과 생계문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회를 비롯한 기타 조직들은 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대다수 청년 변호사들의 원성을 샀다.


이를 두고 최 변호사는 “현재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1000명 중에서 약 400명만이 취업에 성공하고 나머지 졸업생들은 1년이 지나야 모두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지경이다. 이러한 문제는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되면 극도로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단지 청년변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변호사의 문제”라며 “본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청년변호사 문제 해결을 위한 약속이 공약으로서의 홍보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 회장단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부회장 후보에 판사와 검사를 한명씩 배치하던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깨고 청년변호사를 부회장으로 지명한 것. 청년변호사 문제 해결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임을 보이기 위한 의도에서다. 이로써 대한변협 청년변호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그동안 많은 일을 해왔던 조민행 변호사가 부회장 후보로 그와 함께 하게 됐다.


최 변호사가 청년변호사 일자리 문제를 위해 마련한 대책방안은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실제로 그는 불모지였던 엔터테인먼트 법학 분야에 처음으로 뛰어들어 지금은 수백 명의 변호사가 선택하는 어엿한 전문분야로 만든 경험이 있다. 이런 그의 ‘개척 정신’과 ‘창의성’이 청년 변호사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 놓은 구체적인 대안을 살펴보면 사뭇 신선하다.
우선 재임기간 중 연매출 5,000억 원 이상의 500여개 기업 대표와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고문변호사 및 사내변호사를 확대하도록 설득하겠다는 구상이 눈에 띈다. 이어 개업 5년 미만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변협회비 및 경유비 감액과 함께 청년변호사 미래 설계를 돕는 전략본부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밖에도 그는 “변호사 커리어센터를 설치하여 회원들의 취업, 이직, 창업 및 경력관리를 실질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 “이 같은 청년 변호사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학과 제휴하여 변호사를 위한 MBA코스 개설 등 변호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필요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사직역 없애고 변호사 위주 시장 개편해야....


우리와는 달리 미국은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변리사와 같은 자격이 없거나, 있더라도 하는 일이 한국과 크게 다르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 변호사들은 우리나라 공인중개사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을 만큼 법률시장의 규모도 크고 범위도 넓다.


이렇듯 한국과 미국의 법률시장이 가지고 있는 차이점에도 불구하도 몇해 전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국내 도입하면서부터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여러 논쟁이 이어져 왔다.


최 변호사 역시 “우리 법률시장도 미국식으로 개편해야 앞뒤가 맞는데 로스쿨만 만들어 놓았을 뿐 정부가 법률시장 개편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 법률시장도 미국과 같이 유사직역을 없애고 변호사 위주의 시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


특히 그는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에 대해 “현재와 같이 상대 평가제라면 그 비율이 75%, 50%, 30% 이든 모두 문제”라면서 “변호사로서의 충분한 자질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합격할 수 있도록 절대평가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응시생의 실력이 출중해서 전원이 합격하더라도 절대평가제가 옳은 방향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를 투 트랙으로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묻자 그는 “로스쿨 제도는 도입과정에서 준비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정치적 해결에 의해 갑작스럽게 도입된 것”이라며 “우리 법률시장과 환경이 크게 다른 미국식 제도를 들여왔기 때문에 국민적인 합의를 모아 근본적인 검토를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 트랙 논의도 그러한 커다란 논의에 포함시켰을 때 의미 있는 논의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변호사사회, 화합과 조화 이루게 할 것


“서울회는 대한변협보다도 많은 예산으로 움직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산규모가 큰 변호사단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그 많은 예산이 어떤 곳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최 변호사는 예산집행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오지 못한 점을 기존 서울회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도 회원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때문에 회원들 사이에 회비내기가 아깝다는 원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회장으로 당선될 경우,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최 변호사는 “서울회의 예산집행내역을 분기별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서울회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여 회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지금 변호사 사회는 서울회와 대한변협 그리고 청년변호사와 선배변호사, 사내변호사와 사내변호사 등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안고 있다”면서 “변호사 사회의 화합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를 가장 먼저 진행하여 변호사회가 힘을 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부터 나뉘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이것을 가장 먼저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그니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