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시험 이후가 중요하다
이상연 기자
개원 2년째인 2010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첫 관문인 법학적성시험(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LEET)이 23일 서울, 부산 등 9개 지구 13개 고사장에서 8천여명이 로스쿨을 향해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법학적성시험은 로스쿨 교육을 이수하는데 필요한 수학 능력과 법조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 소양과 잠재적인 적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법학적성시험이 각 로스쿨의 결정에 따라 학부성적, 심층면접, 자기소개서, 영어성적 등과 함께 입학 전형요소의 하나로 활용되겠지만 로스쿨 입학 전형에서 적격자 선발 기능을 하는 가장 중요한 시험인 만큼 응시자 모두 실력과 투혼을 있는 그대로 시험장에 쏟아 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LEET의 출제방향과 난이도는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어이해 영역은 인문, 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분야의 다양한 학문적 또는 학제적 소재를 활용하여 언어 이해 능력, 의사소통 능력 및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측정하게 된다. 추리논증 영역은 사실이나 견해 또는 정책이나 실천적 의사 결정 등을 다루는 일상적 소재와 논리학수학,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추리(reasoning) 능력과 논증(argumentation) 능력을 측정한다. 논술 영역은 예비 법조인으로서 갖춰야 할 분석적종합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알아본다. 따라서 LEE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평소 폭넓은 독서 체험과 문제해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이 중요한 열쇠가 된다.
문제는 로스쿨 입학 과정이 LEET 하나로 끝나지 않는데 있다. LEET가 로스쿨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LEET 이후 준비해야할 사항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각 로스쿨은 LEET 성적 이외에 학부성적, 어학성적, 직장경력, 다양한 사회활동, 자격증 등을 포함해 자신의 비전을 소개하는 자기소개서와 심층면접 능력까지 다양하게 종합적으로 평가해 각 로스쿨의 인재상에 걸 맞는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게 된다. 따라서 전형요소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 경쟁우위를 선점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챙겨할 사항은 어학 점수다. 지난해 통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지원자의 대부분이 기준 점수보다 상당히 높기 때문에 어학 그 자체로만 변별력을 갖기 어렵겠지만 점수를 최대한 높이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서류전형 중 자기소개서 한 장이 큰 역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혈을 쏟아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자신이 로스쿨에 입학에 어떻게 학습하고 졸업 후 진로까지의 흔적을 매우 상세하되 지루하지 않게 기술할 필요가 있다. 로스쿨의 입학시험은 법률지식의 다과를 묻지 않고 법조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가의 잠재력을 측정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올해 심층면접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강하므로 각 로스쿨의 전형에 맞춰 면접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각 로스쿨의 면접을 분석하고, 특히 최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제 남은 것은 전략이다. LEET 점수대별, 전형요소별 사례에 맞춰 지원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먼저 LEET 시험이 끝나자마자 각 로스쿨이 개최하는 입학설명회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지원할 로스쿨에서 활용되는 전형 요소들이 각각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염두에 두고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2곳의 로스쿨에 복수 지원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형요소별 실제 반영률과 가중치 여부도 잘 살펴야 한다. 총점에서는 약간 부족하더라도 가중치를 부여하는 영역에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점수로 각 로스쿨의 전형 방법을 놓고 치밀하게 계산해야 된다는 뜻이다. '이가 아니면 잇몸으로 한다'는 자세로 임하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