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그 축제의 장에 수험생들은…….

2008-07-11     법률저널

 

지난 4일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법무부 주관으로 열렸다. 4월 제정안초안의 내용이 가시화되면서 시험과목의 과다여부, 5년내 3회 응시제한의 타당여부, 과락제도 인정여부 등 로스쿨준비생들뿐만 아니라 학계, 법조계, 사회단체 등 회자거리가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14여 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로스쿨법률이 지난해 통과, 내년 3월이면 개원한다. 로스쿨법안 및 대학선정에 대해 설왕설래 논란이 많지만 일단 멍석은 차려진 셈이다. 멍석위에서 어떻게 뛰어 놀아야 하는가 라는 과제는 로스쿨협의회 및 각 로스쿨의 몫으로 넘어갔고 내실있는 놀이문화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는 그들의 문제다.


놀이판을 떠나야할 때, 어떻게 해서 어떤 결과물을 가지고 또 다른 사회라는 새로운 영역의 법놀이판으로 뛰쳐나갈 소위 ‘출구’를 두고 현재 각계가 고심 중이다. 이는 로스쿨준비생, 학계, 법조계, 사회가 함께 연구하고 고심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다.


이날 공청회는 지금까지와 향후 입법 추진과정 사이에서 아주 중요한 간이역 또는 결정적인 종착역일 수 있었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의견수렴의 장이었다.


“수험생들은 힘들겠지만 축제의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는 이날 공청회에서 박정훈 서울대 교수가 지정토론 중에서 한 말이다. 미국, 일본에서는 없는 구술시험을 우리나라에 정착하자며 한 얘기다.


로스쿨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을 얻는 과정에서도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결과물 테스트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비록 수험생들에겐 그 테스트가 힘이 들 수 있지만 축제분위기와 같은 실력테스가 이뤄지고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방법이라면 수험생들은 힘들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 일 게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제안이고 과연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이날 공청회를 통해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짙은 불안이 드는 것은 왜 일까?


무엇보다 공청회가 썰렁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제정안 초안이 공개될 때 각계의 뜨거운 논란, 특히 예비 로스쿨생들의 갑론을박. 그 뜨거운 열정은 어디 갔는지 아쉽기만 하다. 또 대한민국의 법조계를 염려한다며 그렇게 호들갑을 떨던 언론도, 학계도, 법조계도, 정작 당사자가 될 수험생들도 그 자리엔 없었다.


물론 각계는 발제자들과 지정토론자들의 대표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의견수렴에 동참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로스쿨준비생들의 참여가 없었기에 더욱 썰렁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이 사법시험개정 공청회라면 수험생들의 학습부담 때문이라는 이유로 참여저조를 희석시킬 수 있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변호사시험은 그 성격이 다르기에 하는 말이다.


이는 누가 알아서 다 해 주겠지 라는 우연성의 문제도, 내가 가서 뭐를 할 수 있을까 라는 회피성의 문제도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그 뜨겁던 열기는 온데간데없고 그냥 원하는 대로 제정되면 무임승차 하면 되고, 원하는 바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따지면 되고...


장래 법조인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참여, 뭐는 어떻고 이것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등 치열한 참여가 있었더라면 하는 바람이다. 향후 안고 가야할 중차대한 문제 결정과정에도 축제의 장이 형성되길 희망했던 것이 혼자만의 욕심이었을까 하는 씁쓸함이 가시질 않는 것은 왜 일까?  / 이성진 기자 desk@lec.co.kr